올림픽은 스포츠 담당 기자에게 "너 그 종목 규칙 어디까지 파봤니?"라고 묻습니다.
현실적으로 스포츠 담당 기자라고 모든 종목에서 '빠꼼이'이 되는 건 불가능합니다.
심지어 TV 중계방송 해설위원으로 나온 이들도 헷갈리는 규칙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신재환(23·제천시청)이 2020 도쿄(東京) 올림픽 체조 남자 뜀틀(도마) 금메달을 딴 이유에 대해 서로 다른 설명이 나온 이유입니다.
신재환은 2일 아리아케(有明)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뜀틀 결선에서 1, 2차 시기 총점 평균 14.783점을 받았습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대표 데니스 아블랴진(29) 역시 신재환과 똑같이 총점 평균 14.783점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일부 TV 해설위원은 '신재환이 난도(難度)가 더 높은 기술을 구사했기 때문에 금메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연스레 국가 기간(基幹) 뉴스 통신사인 '연합뉴스'도 그렇게 보도했습니다.
(단, 첫 보도 이후 기사를 '종합'으로 바꾸면서 아래 소개할 내용으로 기사를 바꾼 상태입니다.)
아닙니다. 국제체조연맹(FIG) 규칙에 따르면 뜀틀은 동점자가 나왔을 때 △최고점 △수행 점수(Execution-Score) △난도(Difficulty-Score) 순서로 순위를 정합니다.
Vault Final
In case of a tie in points of the final score at any place on vault in Apparatus Finals, the rank will be determined by the following criteria:
1. the highest of the 2 vaults before the average for the final score
2. the highest E-score of either vault performed prevails
3. the highest Dscore of either vault performed prevails
If they remain tied, the gymnasts will share the same classification
참고로 뜀틀을 제외한 다른 종목은 동점자가 나왔을 때 2, 3을 기준으로 순위를 결정합니다.
| 구분 | 신재환 | 아블랴진 | ||
| 1차 | 2차 | 1차 | 2차 | |
| 난도 | 6.000 | 5.600 | 5.600 | 5.600 |
| 수행 | 8.833 | 9.233 | 9.166 | 9.200 |
| 벌점 | -0.1 | |||
| 총점 | 14.733 | 14.833 | 14.766 | 14.800 |
신재환은 2차 시기 때 받은 총점 14.833점이 최고점이고 아블랴진 역시 2차 시기 때 14.800점이 최고점입니다.
따라서 신재환이 받은 최고점이 0.033점 높기 때문에 금메달을 따게 된 겁니다.
1차 시기 때 공중에서 세 바퀴 반을 비틀어 돈 뒤 내려오는 '요네쿠라' 기술을 선보였던 신재환은 2차 시기 때 뜀틀을 짚고 두 바퀴 반을 비틀며 900도 회전하는 '여(홍철)2' 기술을 성공했습니다.
2차 시기 점수가 최고점이라 금메달을 차지했으니 신재환은 체조 선배가 만든 기술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셈입니다.
반면 이제는 '여서정(19·수원시청) 아빠'가 된 여홍철(50·현 경희대 교수)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차 시기 때 여2 착지에 실패하면서 은메달을 따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