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020 도쿄(東京) 올림픽 해피 엔딩 시나리오를 대폭 수정하게 생겼습니다.
이번 올림픽 최종 성화 주자를 맡겼던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23·세계랭킹 2위)가 금메달 경쟁에서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오사카는 27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有明) 테니스 공원에서 열린 올림픽 여자 단식 3회전(16강전)에서 마르게타 본드로우쇼바(22·체코·42위)에게 0-2(1-6, 4-6)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우울증 투병 사실을 공개하면서 프랑스 오픈에서 기권했던 오사카는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아주 행복한 올림픽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에서 오사카와 함께 도쿄 올림픽 간판으로 내세우고 싶었던 또 다른 선수는 미국프로농구(NBA) 워싱턴 소속인 일본 농구 대표 하치무라 루이(八村壘·23)였습니다.
오사카가 아이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하푸(ハーフ)'인 것처럼 개회식 때 일본 선수단 기수(旗手)를 맡았던 하치무라 역시 어머니는 일본인이지만 아버지는 서아프리카 나라 베냉 출신입니다.
요컨대 1990년대 '재퍼니즈 드림'을 꿈꾸며 찾아온 이들 후손을 일본 스포츠 대표 인물로 내세우고 싶었던 겁니다.
이번 대회 일본 대표팀 583명 가운데 최소 35명이 다문화가정 출신입니다.
스포츠에서, 특히 올림픽 무대에서 '대표' 자격을 얻으려면 메달이 필요합니다.
냉정하게 말해 일본 남자 농구는 올림픽 메달과 거리가 먼 게 사실.
일본 농구 대표팀은 26일 사이타마(琦玉)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에서 스페인에 77-88로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오사카가 꼭 금메달은 아니더라도 메달 하나는 따주면 좋았 텐데 3회전에서 탈락하면서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습니다.
특히 세계랭킹 1위이자 이번 대회 1번 시드를 받은 애슐리 바티(25·호주)가 1회전에서 이미 탈락한 상황이라 일본 관점에서는 오사카가 벌써 탈락한 게 아쉽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