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보스턴이 결국 '베니' 앤드루 베닌텐디(27)를 포기했습니다.
보스턴은 베닌텐디를 캔자스시티로 트레이드한다고 1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공교롭게도 1년 전 이날은 보스턴이 무키 베츠(29)를 로스앤젤레스(LA)로 트레이드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단, 두 선수를 트레이드한 이유가 똑같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베닌텐디가 못 쳐도 너무 못 치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메이저리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지난 시즌 개막을 미루고 또 미뤘습니다.
팀당 60경기만 치른 지난 시즌 베닌텐디는 부상으로 1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그나마 .103/.314/.128을 치는 데 그쳤습니다.
이게 꼭 시즌 개막을 미루면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은 탓이라고만 보기도 어렵습니다.
2019년에도 9월 이후 .141/.243/.219를 치는 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지독해도 너무 지독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는 겁니다.
베닌텐디는 보스턴이 2015년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전체 7순위로 뽑은 선수입니다.
베닌텐디는 아칸소대 2학년이던 그해 미국 최고 야구 유망주가 받는 '골든 스파이크스 어워드'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상태였습니다.
이듬해(2016년) 산하 마이너리그 AA 팀 포틀랜드에서 .295/.357/.515를 기록하자 보스턴은 8월 2일 그를 메이저리그로 불러 올립니다.
베닌텐디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 34경기 118타석에서 .295/.359/.476을 기록하면서 자신이 왜 최고 유망주 소리를 들었는지 멋지게 증명합니다.
풀 타임 첫 해였던 2017년에는 .271/.352/.424에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까지 성공하면서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 투표 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8년에는 .290/.366/.465를 기록하면서 팀이 양대 리그 최다인 108승을 기록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포스트시즌 때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ALCS) 4차전 때는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휴스턴 1번 타자 알렉스 브레그먼(27)이 때린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면서 팀 승리를 냈습니다.
이어 월드시리즈 2차전 5회초에도 다저스 1번 타자 브라이언 도저(34)가 때린 2루타성 타구를 잡아내면서 팀이 결국 메이저리그 정상을 차지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요컨대 베닌텐디는 원래 공격이면 공격, 주루면 주루, 수비면 수비 못하는 게 없던 선수였던 겁니다.
그런데 전성기를 맞이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뒷걸음질만 치고 있으니 계속 안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이번 트레이드는 보스턴, 캔자스시티 그리고 뉴욕 메츠까지 끼어 있는 3각 형태입니다.
일단 보스턴은 베닌텐디와 현금 280만 달러를 캔자스시티로 보냅니다.
대신 캔자스시티에서 프랜치 코데로(27·외야수)와 추후 지명 선수(a player to be named later) 두 명을 받습니다.
이와 함께 조시 빈코브스키(23·오른손 투수)와 추가 지명 선수 한 명이 메츠에서 보스턴으로 건너옵니다.
캔자스시티는 메츠에 칼릴 리(23·외야수)를 보내 이 트레이드 균형을 맞춥니다.
보스턴에서 캔자스시티에 현금을 보낸 건 물론 연봉 보조 때문.
보스턴은 9일 베닌텐디와 총액 1000만 달러(약 199억 원)에 2년 계약을 맺으면서 이번 트레이를 준비했습니다.
베닌텐디는 올해 660만 달러, 내년에 340만 달러를 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캔자스시티는 일단 380만 달러에 베닌텐디를 1년 쓸 수 있는 상황입니다.
썩어도 준치라는 데 설마 캔자스시티에서도 계속 이렇게 못 치지야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