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짜고 치는 고스톱' 냄새가 나기는 합니다.
메이저리그(MLB) 보스턴이 알렉스 코라(45) 감독에게 지휘봉을 다시 맡깁니다.
보스턴은 코라 감독과 '2+2년' 계약을 맺었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코라 감독은 그러면서 '휴스턴 사인 훔치기 사태'로 올해 1월 14일 팀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297일 만에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The #RedSox today announced that Alex Cora has been hired as the team’s manager. pic.twitter.com/dsE7J4lqfi
— Red Sox (@RedSox) November 6, 2020
코라 감독은 보스턴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18년 팀을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휴스턴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2017년 시즌 내내 상대 사인을 훔친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도자 생활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MLB 사무국 조사 결과 당시 이 팀 수석코치였던 코라 감독이 사인 훔치기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보스턴은 코라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고 론 로니키(64) 감독 체제로 2020년을 보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토니 라루사(76) 감독 복귀 소식을 전했습니다.
라루사 감독은 1979년 화이트삭스에서 MLB 감독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5년까지 8년 동안 이 팀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이후 오클랜드(1986~1995), 세인트루이스(1996~2011) 감독을 지낸 뒤 10년 동안 현장을 떠나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러니까 10년 만에 다시 MLB 감독으로 복귀하면서 36년 만에 다시 화이트삭스 사령탑에 앉게 되는 겁니다.
관점에 따라 조 매든(66) LA 에인절스 감독에게도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습니다.
에인절스 정식 감독을 맡은 건 올해가 처음이었지만 이 팀 코치였던 1996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 임시 감독을 맡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식 사령탑 → 정식 사령탑만 따지면 2004~2008년, 2013~2018년 토론토 사령탑을 맡았던 존 기번스(58) 감독이 직전 케이스였습니다.
MLB가 현재 양대리그 체제를 갖춘 1901년 이후 기번스 감독까지 이런 사례는 총 35번 있었습니다.
감독 | 팀 | 기간 |
프레드 테니 | 애틀랜타 | △1905~1907 △1911 |
지미 칼라한 | 시카고W | △1903, 1904 △1912~1914 |
조니 에버스 | 시카고C | △1913 △1921 |
빌 캐리건 | 보스턴 | △1913~1916 △1927~1929 |
빌 맥케크니 | 세인트루이스 | △1928 △1929 |
조지 깁슨 | 피츠버그 | △1920~1922 △1932~1934 |
버키 해리스 | 미네소타 | △1924~1928 △1935~1942 △1950~1954 |
빌리 사우스워스 | 세인트루이스 | △1929 △1940~1945 |
로저 페킨포크 | 클리블랜드 | △1928~1933 △1941 |
찰리 그림 | 시카고C | △1932~1938 △1944~1949 △1960 |
버트 쇼튼 | LA 다저스 | △1947 △1948~1950 |
로저스 혼스비 | 볼티모어 | △1933~1937 △1952 |
버키 해리스 | 디트로이트 | △1929~1933 △1955, 1956 |
에디 소여 | 필라델피아 | △1948~1952 △1958~1960 |
핑키 히긴스 | 보스턴 | △1955~1959 △1960~1962 |
랄프 후크 | 뉴욕 양키스 | △1961~1963 △1966~1973 |
대니 머토 | 피츠버그 | △1957~1964 △1967 △1970, 1971 △1973~1976 |
행크 바우어 | 오클랜드 | △1961, 1962 △1969 |
앨빈 다크 | 오클랜드 | △1966, 1967 △1974, 1975 |
폴 리처즈 | 시카고W | △1951~1954 △1976 |
빌 리그니 | 샌프란시스코 | △1958~1960 △1976 |
빌리 마틴 | 뉴욕 양키스 | △1975~1978 △1979 △1983 △1985 △1988 |
밥 레몬 | 뉴욕 양키스 | △1978, 1979 △1981, 1982 |
진 마이클 | 뉴욕 양키스 | △1981 △1982 |
폴 오언스 | 필라델피아 | △1972 △1983, 1984 |
요기 베라 | 뉴욕 양키스 | △1964 △1984, 1985 |
짐 패닝 | 워싱턴 | △1981, 1982 △1984 |
얼 위버 | 볼티모어 | △1968~1982 △1985, 1986 |
조지 뱀버거 | 밀워키 | △1978~1980 △1985, 1986 |
진 마우흐 | LA 에인절스 | △1981, 1982 △1985~1987 |
루 피넬라 | 뉴욕 양키스 | △1986, 1987 △1988 |
보비 콕스 | 애틀랜타 | △1978~1981 △1990~2010 |
존 볼즈 | 마이애미 | △1996 △1999~2001 |
시토 개스턴 | 토론토 | △1989~1997 △2008~2010 |
존 기번스 | 토론토 | △2004~2008 △2013~2018 |
토니 라루사 | 시카고W | △1979~1985 △2021~ |
알렉스 코라 | 보스턴 | △2018, 2019 △2021~ |
버키 해리스(1896~1977)는 워싱턴(현 미네소타)과 디트로이트 두 팀에서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워싱턴에서는 플레잉 시절을 감독을 포함해 총 세 차례 사령탑을 지냈습니다.
해리스는 스물일곱 살이자 (플레잉) 감독 데뷔 첫해였던 1924년 워싱턴에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남겼습니다.
이는 지금까지도 최연소 감독 월드시리즈 우승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강병철(74) 감독이 △1983~1986년 △1991~1993년 △2006, 2007년 세 차례에 걸쳐 롯데 지휘봉을 잡은 게 기록입니다.
강 감독도 첫 번째와 두 번째 임기 때는 각각 팀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겼지만 세 번째 임기 때는 '888-8577' 비밀번호 마지막 두 자리만 남기고 팀을 떠났습니다.
거꾸로 1982, 1983년 MBC(현 LG) 플레잉 감독을 지낸 백인천(80) 감독은 1990년 LG 사령탑에 올라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긴 뒤 이듬해까지 감독을 맡았습니다.
김동엽(1938~1997) 감독도 1983년과 1985~1987 두 차례에 걸쳐 MBC 감독을 지냈습니다.
이광환(72) 감독도 1992~1996년에 이어 2003년에도 LG 사령탑을 지낸 경험이 있습니다.
LG가 하면 롯데도 질 수 없는 법. 롯데는 2004, 2005년에 이어 지난해 다시 양상문(59)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었습니다.
관점에 따라 1996~1999년 쌍방울, 2007~2011년 SK 지휘봉을 잡았던 김성근(79) 감독도 이 케이스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