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지능' 신진서(20) 9단이 한국 바둑 역사상 연간 최고 승률 기록을 32년 만에 새로 썼습니다.
신 9단은 24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1경기 2국에서 백현우(19) 2단에게 불계승을 거뒀습니다.
신 9단은 이로써 승률 88.4%(76승 10패)로 올해를 마감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이창호(45) 9단이 1988년 남긴 88.2%(75승 10패)가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딱 1승 차이로 새 기록을 썼으니 신 9단이 이날 대국에서 패했다면 기록 도전은 물거품이 됐을 겁니다.
순위 | 이름 | 연도 | 승률 |
① | 신진서 | 2020년 | 88.4% (76승 10패) |
② | 이창호 | 1988년 | 88.2% (75승 10패) |
③ | 김인 | 1967년 | 88.1% (37승 1무 5패) |
④ | 김인 | 1968년 | 87.7% (50승 7패) |
⑤ | 하찬석 | 1972년 | 87.5% (35승 5패) |
연간 승률 88.4%는 세계 바둑계에서도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이 부문 1위 기록 보유자는 사카다 에이오(坂田榮男·1920~2010) 9단으로 1964년에 93.8%(30승 2패)를 기록했습니다.
신 9단도 올해 32번째 경기를 치를 때까지는 30승 2패로 사카다 9단과 똑같은 페이스를 유지했습니다.
이후 승률 90%를 오르내리던 신 9단은 20일 하루에 2패를 당하면서 연간 승률 90% 도전이 막을 내렸습니다.
신 9단은 이날 갑조리그 플레이오프 준결승 1차전에서 쉬자양(許嘉陽·21) 8단에게 패한 뒤 이어 치른 KB바둑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도 박정환(27) 9단에게 불계패했습니다.
'엘로 레이팅'을 기반으로 세계 바둑 기사 랭킹을 매기는 '고레이팅'에 따르면 신 9단은 레이팅 점수 3848점으로 올해를 마감하게 됩니다.
참고로 이세돌(37) 9단과 2016년 대국을 벌인 '알파고 리'가 3739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신 9단은 초기 바둑 인공지능(AI)보다 실력이 더 뛰어난 셈입니다.
신 9단은 "예전에는 바둑을 두다가 한번 무너지면 쉽사리 회복을 못했는데 요즘에는 안정적으로 두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더 내용 있는 바둑을 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