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19일(현지시간) 안방 경기에서 동점 골을 넣은 뒤 축하를 받는 리오넬 메시(왼쪽). 바르셀로나=로이터 뉴스1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3·아르헨티나)가 '축구 황제' 펠레(80·브라질)와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메시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프로축구 라 리가 2020~2021시즌 14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발렌시아에 0-1로 뒤진 전반 49분 동점 골을 터뜨렸습니다.

 

자신이 페널티킥을 놓친 뒤 혼전 상황에서 다이빙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메시가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남긴 643번째 골이었습니다.

 

페널티킥 실축 후 기어에 골을 넣은 리오넬 메시. 유튜브 화면 캡처

2004~2005시즌 바르셀로나 1군 선수가 된 메시는 2005년 5월 1일 안방 경기에서 알바세테를 상대로 첫 골을 넣었습니다.

 

이후 17시즌 동안 748경기에 출전해 리그에서 450득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18득점, 코파 델 레이(국왕컵)에서 53득점, 기타 경기에서 22득점을 남겼습니다.

 

펠레는 1956년 자국 리그 팀 산투스에서 데뷔해 19년 동안 역시 643골을 넣었습니다.

 

다만 경기당 평균 득점은 펠레(0.98골)가 메시(0.86골)에 앞섭니다.

 

 

펠레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처럼 오랫동안 같은 클럽을 사랑한 이야기들은 점차 보기 힘들게 될 것"이라며 "나는 당신을 존경한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습니다.

 

브라질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국보'로 지정하면서 해외(유럽) 진출이 불가능했던 펠레는 1974년 산투스 유니폼을 벗으면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문제는 사업에 실패하면서 돈이 필요한 처지가 됐다는 것.

 

이에 자신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던 미국 무대로 향했고 3년간 107경기에 나서 66골을 더 넣은 뒤 유니폼을 벗었습니다.

 

19일(현지시간) 안방 경기 도중 리오넬 메시. 바르셀로나=로이터 뉴스1

바르셀로나에서 영원히 뛸 것 같던 메시도 8월 26일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가 아흐레 만에 마음을 바꾼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바르셀로나 구단이 돌아가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메시가 내년 이맘때에는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있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바르셀로나는 돈도 없고 (그래서) 성적도 나쁩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2-2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승점 21(6승 3무 4패)로 리그 5위에 머물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곧 찾아올 단일 클럽 최다 득점 신기록은 메시가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예정된 이별'을 앞두고 남기는 마지막 선물일지 모릅니다.

 

야구뿐 아니라 현대 축구 역시 스포츠라고 하기엔 너무 비즈니스적이고 비즈니스라고 하기엔 너무 스포츠적인 무대니까 말입니다.

 

팀을 옮겨 다녀서 그렇지 클럽 소속 총득점 자체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포르투갈)가 654골로 펠레나 메시보다 더 많습니다.

 

메시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벗는 그날에는 이 643골이 어디까지 늘어나 있을까요?

 

메시는 결국 15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바로 644번째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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