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에서 왼손잡이 캐릭터로 등장하는 네드 프플랜더스. 애니메이션 캡처
탬파베이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좌파 전체주의(?)를 도입한 팀이 됐습니다.
적어도 타석에서는 그랬습니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11일(이하 현지시간) 안방 보스턴전을 앞두고 1~9번 타순을 전부 왼손 타자로 채워넣은 선발 라인업을 제출했습니다.
타순 | 이름 | 포지션 | 투타 |
① | 오스틴 메도스 | 좌익수 | 좌좌 |
② | 조이 웬들 | 유격수 | 우좌 |
③ | 브랜든 로우 | 2루수 | 우좌 |
④ | 최지만 | 1루수 | 우좌 |
⑤ | 케빈 키어마이어 | 중견수 | 우좌 |
⑥ | 쓰쓰고 요시모토(筒香嘉智) | 3루수 | 우좌 |
⑦ | 네이트 로우 | 지명타자 | 우좌 |
⑧ | 브렛 필립스 | 우익수 | 우좌 |
⑨ | 마이클 페레스 | 포수 | 우좌 |
보스턴에서 오른손 투수 앤드루 트릭스(31)를 선발 투수로 내세우자 전원 왼손 타자 라인업으로 대처한 겁니다.
캐시 감독은 MLB.com 인터뷰에서 "우리 팀이 트릭스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건 그저 스플리터를 잘 던지는 투수라는 사실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신 우리 더그아웃에 오른손 타자가 많이 대기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왼손 타자부터 내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탬파베이는 이날 대타, 대수비, 대주자 요원을 한 명도 쓰지 않고 선발 출전 명단 그대로 경기를 끝냈습니다.
오른손 타자를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경기를 치른 겁니다.
타석에는 들어서지 않았지만 이날 탬파베이 선발 마운드를 책임진 블레이크 스넬(28) 역시 왼손 투수입니다.
쓰쓰고 요시모토 타격 모습. 세인트피터즈버그=로이터 뉴스1
이전에도 스위치 타자를 포함하면 선발 타자 9명 전부 왼손 타자 타석에 들어선 적은 있었습니다.
단, '순수' 왼손 타자로 타선을 꾸린 건 이날 탬파베이가 (기록 확인이 가능한 1901년 이후) 처음입니다.
이전까지 순수 왼손 타자 최다 선발 출장 기록은 8명으로 지금까지 총 26번 이런 사례가 나왔습니다.
가장 최근에 이런 기록을 남긴 팀 역시 탬파베이였습니다.
탬파베이는 이달 5일 안방 경기 때 마이애미를 상대로 6번 타자 겸 우익수 자리에 들어선 헌터 렌프로(28)를 제외하고 나머지 선발 라인업을 전부 왼손 타자로 채웠습니다.
이날은 렌프로 대신 브렛 필립스(26)가 우익수 자리에 들어가면서 9명이 전부 왼손 타자가 됐습니다.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 중인 스위치 타자 국해성. 동아일보DB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두산이 2018년 4월 21일 안방 경기 때 스위치 타자 국해성(31)을 포함해 왼손 타자 9명을 선발 타순에 포함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맞대결 팀이었던 KIA에서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27)을 선발로 내세우자 왼손 타자가 즐비한 라인업을 짰던 겁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올해 7월 30일 야쿠르트가 한신을 상대로 왼손 타자 8명 카드를 들고 나온 적이 있습니다.
야쿠르트와 한신은 센트럴리그 소속이라 투수도 타석에 들어섭니다.
재미있는 건 이날 야쿠르트 선발이던 다카하시 케이지(高橋奎二·23)도 좌투좌타였다는 것.
그러나 포수 니시다 아키히사(西田明央·28)가 우투우타라 전원 왼손 타자 라인업을 꾸리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