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오픈 테니스 대회가 열리는 빌리 진 킹 테니스 센터 메인 코트 아서 애시 스타디움. 미국테니스협회(USTA) 홈페이지
제 예상이 틀렸습니다.
올해 US 오픈 테니스 대회는 8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대로 막을 올립니다.
반복합니다.
올해 US 오픈은 8월 31일부터 9월 13일까지 원래 계획대로 (본선) 경기를 진행합니다.
대신 (예상하셨던 것처럼) 관중은 올해 이 대회 현장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는 1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습니다.
The @usopen will be held in Queens, NY, without fans from August 31 to September 13.
— Andrew Cuomo (@NYGovCuomo) June 16, 2020
The USTA will take extraordinary precautions to protect players and staff, including robust testing, additional cleaning, extra locker room space, and dedicated housing & transportation.
그러면서 "미국테니스협회(USTA)에서 참가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보호할 수 있도록 엄격한 예방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선수단을 보호한다는 뜻입니다.
USTA는 이날 마이클 도즈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성명을 내고 "쿠오모 주지사가 대회 개최안을 승인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 테니스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가장 적합한 스포츠라는 사실을 꼭 증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 동아일보DB
뉴욕 주지사가 US 오픈 개최를 승인하고 이 소식을 직접 전한 건 이 대회 경기장인 빌리 진 킹 테니스 센터가 뉴욕주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 2000만 명이 사는 뉴욕주에서는 4월 초에 이틀 연속으로 60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최근 사흘(13~15일) 동안은 100명 이하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특히 (16일 0시 기준으로 발표한) 15일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그러니 이런 분위기라면 대회를 개최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게 놀랄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분위기는 조금 다릅니다.
15일까지 13일 연속으로 10만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런 전 세계적인 분위기 때문에 로저 페더러(39·스위스·세계랭킹 4위) 무릎 수술 소식을 전하면서 US 오픈도 정상 개최가 어렵다고 전망했었습니다.
저는 예상이 틀려 아쉽지만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33·세르비아)는 이번 결정을 반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원래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선수위원회 위원장인 조코비치 역시 US 오픈 개최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주최한 자선 테니스 대회가 끝난 뒤 참가 선수들과 함께 나이트클럽에서 뒷풀이를 하는 동영상이 SNS를 통해 퍼졌습니다.
Nightlife in Belgrade with Djokovic, Thiem, Zverev, Dimitrov, Serbian players.. 😁🔥🥳
— THE JOKER(S) 🃏🇷🇸 (@NBASerbians) June 15, 2020
Video: @hotsportsrb pic.twitter.com/Rf3gURzHng
예전이었다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와 거리가 먼 행동인 건 분명한 사실.
(이쪽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이들 중 일부는 상반신을 탈의한 채 춤 솜씨를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코트 바깥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구설에 오를 우려가 있을 때는 라켓으로 비판을 잠재우는 게 제일입니다.
만약 조코비치가 이번 US 오픈에서 우승하게 되면 메이저 대회 열여덟 번째 우승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그러면 라파엘 나달(34·스페인·2위)은 한 번, 페더러는 두 번 차이로 격차를 좁히게 됩니다.
지난해 US 오픈 결승전 당시 세리나 윌리엄스. 동아일보DB
여자 선수 가운데서는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9위)가 이번 대회 개최를 제일 반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윌리엄스는 한 번만 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면 마거릿 코트(78·호주)와 함께 역대 최다(24회) 메이저 단식 우승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습니다.
윌리엄스는 2017년 1월 호주 오픈에서 생애 23번째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따냈지만 그해 9월 딸 올림피아를 출산한 이후로는 아직 우승 기록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결승에 오르지 못했던 건 아닙니다. 출산 휴가에서 돌아온 뒤 네 차례 결승전에 올랐지만 네 번 모두 패했습니다.
그 가운데 두 번이 2018년과 2019년 US 오픈이었습니다.
올해 US 오픈은 아무래도 경쟁이 덜할 확률이 높아 '엄마 챔피언'이 나올 확률도 그만큼 높습니다.
프랑스 오픈도 올해 대회를 9월 21일~10월 11일 개최하겠다고 17일 발표했습니다.
프랑스테니스협회(FFT)에서 처음 개최 연기 소식을 알릴 때는 9월 20일~10월 4일 일정이었는데 살짝 일정이 바뀌었습니다.
9월 21일~26일은 예선 기간이기 때문에 본선 일정을 일주일 미룬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