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에서 함께 뛰게 된 이재영(왼쪽), 이다영 쌍둥이 자매. 흥국생명 제공
역시 스포일러 그대로였습니다. '슈퍼 쌍둥이'가 결국 인천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습니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은 자유계약선수(FA) 이재영(레프트)-이다영(세터·이상 24) 자매와 모두 계약했다고 14일 발표했습니다.
흥국생명은 앞으로 세 시즌 동안 매 시즌마다 이재영에게는 6억 원(연봉 4억 원, 옵션 2억 원), 이다영에게는 4억 원(연봉 3억 원, 옵션 1억 원)을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재영은 최소 18억 원, 이다영은 최소 12억 원을 받게 되는 겁니다.
여자부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선)이 올라가면 두 선수 몸값도 더욱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9일 이사회를 통해 원래 14억 원이던 샐러리캡을 옵션캡 5억 원을 포함해 최대 23억 원으로 늘렸습니다.
그러면서 남자부처럼 해마다 계단식으로 샐러리캡을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 과정에서 흥국생명만 '옵션은 빼고 샐러리캡을 정하자'고 주장해 쌍둥이를 모두 영입하려고 억지를 부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쌍둥이는 전주 중산초 - 진주 경해여중 - 진주 선명여고에서 함께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2014년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이재영이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이다영이 전체 2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을 받으면서 서로 다른 팀에서 뛰게 됐습니다.
두 선수가 다시 같은 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건 6년 만.
이재영은 "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에 감사하다"면서 "좋은 성적으로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다영은 "언니와 함께 뛰는 것도 큰 의미이지만 박미희 감독님 리더십과 흥국생명만의 팀 분위기가 이적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였다"고 말했습니다.
흥국생명은 원래 이다영이 뛰던 현대건설에 전년도 연봉(1억8000만 원) 세 배인 5억4000만 원 또는 두 배인 3억6000만 원과 선수 1명을 내줘야 합니다.
흥국생명 주전 세터였던 조송화.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이다영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원래 이 팀 주전 세터였던 조송화(27)도 팀을 옮길 확률이 높습니다.
조송화 역시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갖췄습니다.
배구계에는 IBK기업은행에서 조송화를 노리고 있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다영이 떠난 자리를 채워야 하는 현대건설에서도 조송화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