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이장석 전 ㈜서울히어로즈 대표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이장석 전 ㈜서울히어로즈 대표 옥중경영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와 징계 내용을 내일(5일) 발표할 예정입니다.


서울중앙지법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2018년 2월 2일 이 전 대표를 법정 구속했습니다. 회삿돈 48억 원을 빼돌리고 투자자에게 약속한 구단 지분 40%을 넘겨주지 않았다는 이유였습니다.


재판 결과가 나오자 KBO는 곧바로 이 전 대표에 대해 직무정지를 명했고, 그해 9월 서울고등법원에서도 징역형을 선고하자, 11월 16일 무기한 실격 및 구단 경영 개입 금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30일 SBS는 "이 전 대표가 감옥 안에서도 내부 구단 인사라든지 신인 선수 선발 같은 구단 경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녹취를 입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KBO는 법조인, 전직 경찰, 회계사 등으로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지난달 말까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KBO 상벌위원회는 5일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징계가 나올까요? 아니, KBO에 진짜 '문제아'에게 징계를 내릴 권한이 있을까요?


박준상 전 히어로즈 대표이사


이 전 대표 '옥바라지'에 제일 열심이었다고 의혹을 받은 건 박준상 전 대표이사와 임상수 전 구단 자문 변호사입니다. 


문제는 현재 이들 신분입니다.


히어로즈 구단은 SBS 보도가 나온 뒤 '9월 말부터 이미 감사를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러면서 감사 진행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이사는 본인이 물러났으며, 임 전 변호사는 구단에서 계약을 해지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은 현재 프로야구 관계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KBO에서 이들에게 징계를 내릴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두 사람은 옥중경영을 도운 것뿐 아니라 구단에서 돈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명목상으로는 연봉이고 법률 자문료였지만 소위 '시장가'보다 지나치게 거액이었습니다.


이 의혹 역시 KBO 자체적으로 해소하기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릅니다. 그러면 이들을 수사 당국에 고발해야 할 텐데 KBO가 이런 선택을 내릴 수 있을까요?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


또 KBO 정말 조사를 제대로 하려면 허민 이사회 의장-하송 대표이사 콤비가 '점령군'인지 아니면 '지원군'인지도 밝혀내야 할 겁니다. 아니, 어쩌면 이들 역시 '바지'일지도 모릅니다.


이 역시 결정적인 물증을 잡지 못하면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넉 달 동안 조사해놓고 '아무 의혹도 밝히지 못했다'고 발표할 수는 없는 노릇.


그런 이유로 KBO에서 구단에는 5000만 원 이하 제재금, 하 대표이사 등 구단 관계자에게는 '전가의 보도' 엄중 경고 처분을 내릴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5000만 원을 기준으로 잡은 건 축소 및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와 관련해 KBO에서 히어로즈 구단에 부과했던 제재금이 5000만 원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떨지는 뚜껑을 열어보면 알게 될 겁니다.


KBO는 역시 예상대로 구단에는 제재금(2000만 원), 구단 관계자에게는 엄중 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와 함께 '투명 경영 관리인'을 파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O 내부 인사를 구단으로 보내 구단 경영을 감시하도록 하겠다는 것.


혹시 이 관리인도 '이장석 도우미'로 변신하는 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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