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16시즌 만에 은퇴를 선언한 롯데 손승락. 동아일보DB
'락앤락' 손승락(38)이 마운드에서 내려옵니다.
프로야구 롯데는 "성민규 단장이 자유계약선수(FA) 손승락과 네 차례 만나 재계약을 논의했지만 은퇴 의사가 강했다"면서 "선수 뜻을 존중해 은퇴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7일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손승락이 팀에서 제시한 계약 조건과 상관없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정상의 자리일 때 내려오길 원한다. 이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손승락은 구단을 통해 "너무나 뜨겁고 열정적인 롯데 팬들의 응원과 사랑을 평생 가슴 속에 간직하겠다. 아울러 신인 시절부터 응원해 준 히어로즈 팬들에게도 감사의 마음과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고 있는 손승락. 동아일보DB
손승락은 사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은퇴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는 게 제일 큰 이유.
손승락은 2010년 미스코리아 출신 동갑내기 김유성 씨와 결혼해 딸 체링(8)이와 나윈(5)이를 둔 '딸딸이 아빠'입니다.
손승락은 2013년 마무리 투수로는 19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뒤 "아무 것도 아닌 선수였을 때 아내를 만났다. 쿰이 컸던 아애는 저를 훌륭한 선수로 만들겠다며 그 꿈을 포기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그 자리에 (가까이) 왔는지 모르겠지만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당연히 어른들 사정도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남대 시절 은사였던 전용배 현 단국대 교수(스포츠경영학) 페이스북을 참조하셔도 좋습니다.
현대 시절 손승락. 동아일보DB
손승락은 대구고 졸업을 앞두고 2001년 2차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현대에서 3라운드(전체 25위) 지명을 받았습니다.
이후 영남대를 거쳐 2005년 4월 2일 현대 유니폼을 입고 당시 안방이던 수원구장에서 SK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결과는 1이닝 무실점.
나흘 뒤에는 사직에서 롯데를 상대로 프로 첫 번째 선발 마운드에 올라 7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팔꿈치 수술과 경창철 복무로 3년 동안 1군 마운드를 떠났다 팀 이름이 바뀐 넥센 마무리 투수로 돌아온 2010년 3월 27일 첫 세이브를 올린 곳도 사직이었고 상대팀도 역시 롯데였습니다.
넥센(현 키움) 시절 손승락. 동아일보DB
이후 넥센에서 총 177세이브를 기록한 손승락은 2016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은 손승락은 4년간 60억 원에 롯데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적 첫해 20세이브를 기록하며 연착륙한 손승락은 이듬해(2017년) 37세이브로 롯데 팀 역대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습니다.
손승락이 이날 은퇴 선언을 하면서 지난해 9월 13일 '사직' 경기에서 'SK'를 상대로 3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거둔 세이브가 생애 마지막 세이브가 됐습니다.
마무리 투수로 10 시즌 동안 뛰면서 그가 남긴 세이브는 총 271개. 프로야구에서 이보다 세이브를 많이 기록한 건 '돌부처' 오승환(38) 한 명뿐입니다.
롯데는 (다시 팀 이름을 바꾼) 키움과 맞붙는 5월 22~24일 3연전 때 은퇴식을 치르면 어떻겠냐고 손승락에게 제안한 상태입니다.
꼭 그대가 '헹가래 투수'가 되는 걸 보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좋은 마무리 투수였으니 또 정말 좋은 아빠가 될 거라고 믿고 응원합니다.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