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20 호주 오픈 개막을 앞두고 연습 중인 라파엘 나달. 호주 오픈 홈페이지


라파엘 나달(34·스페인·세계랭킹 1위)은 지난해 US 오픈 정상을 차지하면서 생애 통산 19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썼습니다.


그러면서 로저 페더러(39·스위스·3위)가 보유 중인 역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에 1개 차이로 접근했습니다.


따라서 나달이 20일 막을 올리는 올해 호주 오픈에서 우승하게 되면 두 선수가 역대 최다 우승자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됩니다.


나달은 2009년 이후 이 대회 우승 기록은 없지만 세 차례 - 2014년, 2017년 그리고 지난해 - 결승 진출 경험이 있습니다.


이변이 없는 한 나달은 올해 6월에도 프랑스 오픈 정상에 오를 겁니다.


만약 정말 이렇게 된다면 페더러가 2009년 윔블던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역대 최다 남자 단식 우승자가 된 뒤 11년 만에 주인공이 바뀌게 됩니다.


페더러 이전까지는 피트 샘프러스(49·은퇴)가 14회 우승으로 이 부문 기록 보유자였습니다. 


페더러와 나달은 물론 노바크 조코비치(33·세르비아·2위)도 16회 우승으로 이미 샘프러스를 넘어선 상태입니다.



페더러는 "언젠가 누군가 내 기록을 깨뜨릴 거다. 그래도 마음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스포츠라는 게 원래 그런 거다. 숫자나 기록은 원래 깨뜨리라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15번째 우승 이후로는 보너스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최다 우승 기록 주인공이 바뀌려면 나달이 이겨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입니다. 


이 대회에서만 여덟 번째 우승을 노리는 조코비치는 세르비아에 남자프로테니스(ATP)컵을 안기면서 6전 전승으로 이번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일곱 번째로 노먼 브룩스 챌린지컵을 들어올리면서 이미 호주 오픈 역대 남자 단식 최다 우승자가 됐습니다.


그 전까지는 페더러와 조코비치가 여섯 번으로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이 블로그를 꾸준히 읽어 오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3년 전 호주 오픈 이후 메이저 대회를 12번 치르는 동안 이 삼총사를 제외한 다른 선수가 남자 단식 챔피언이 된 적은 없습니다.


올해도 삼국지가 계속 될까요? 아니면 드.디.어. 새로운 챔피언을 만나게 될까요?


2020 ASB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세리나 윌리엄스. 오클랜드=로이터 뉴스1


여자 단식에서는 세리나 윌리엄스(39·미국·9위)가 생애 통산 24번째 메이저 단식 타이틀에 도전합니다.


프로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된 1968년 이후(오픈 시대) 남녀를 통틀어 메이저 단식에서 제일 많이 우승한 선수가 바로 윌리엄스입니다.


만약 윌리엄스가 우승하면 마거릿 코트(78·호주)가 가지고 있는 역대 최다 메이저 단식 우승 기록(24회)과 타이 기록을 쓰게 됩니다.


코트는 전체 우승 가운데 13번을 오픈 시대 이전에 기록했습니다.


또 코트는 전체 우승 기록 가운데 11번을 호주 오픈에서 남겼는데 당시에는 거리 문제로 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가 적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출산 휴가 이후 거의 3년 동안 우승 기록이 없던 윌리엄스는 12일 막을 내린 ASB 클래식 정상에 오르면서 '우승 감각'을 되찾은 상태입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 이후 살짝(?) 슬럼프를 겪었던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23·일본·4위)도 최근 15경기에서 14승 1패를 기록하면서 정상 복귀에 도전하며, 세계랭킹 1위 애슐리 바티(24) 역시 1978년 이후 처음으로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호주 선수가 되려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단, 지난해 US 오픈 챔피언 비앙카 안드레스쿠(20·캐나다·6위)는 무릎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습니다.


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 권순우.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한편 이번 대회에는 역대 메이저 대회 최다인 한국 선수 4명이 참가합니다.


남자 단식에 출전하는 권순우(23·CJ 후원·83위)는 세계랭킹만으로 본선 진출권을 따냈고, 한나래(28·인천시청·177위)는 아시아 태평양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우승하면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한나래와 같은 대회에서 남지성(27·세종시청·115위)-송민규(30·KDB산업은행·130위) 조 역시 본선 진출권을 얻었습니다. 한국 선수끼리 짝을 지어 메이저 대회 본선 복식 경기에 출전하는 건 남지성-송민규 조가 처음입니다.


이전까지는 2명이 최다 기록이었습니다.


2004년 윔블던 때 전미라(42·미스틱스토리·은퇴)와 조윤정(41·은퇴)이 각각 다른 조로 본선에 출전했고, 2005년 프랑스 오픈 때는 이형택(44·은퇴)과 조윤정이 각각 남녀 단식에 나섰습니다.


2018년 호주 오픈 때는 권순우와 정현(24·제네시스 후원·127위)이 나란히 남자 단식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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