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 시즌 동안 미국의 세이버메트리션들이 쓴 글을 읽다보면, 꽤 많은 종류의 프로젝션(Projection)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수나 팀의 성적을 미리 예상해 볼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는 얘기다. 그럼 무엇을 토대로 이런 성적 예측이 가능한 걸까?
대체로 프로젝션 시스템이 기반을 두고 있는 건 바로 유사성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런 것이다. 예전에 뛰었던 A라는 선수가 있다. 선수 B가 특정 나이까지 기록한 성적이 A의 당시 기록과 유사하다. 그러면 앞으로도 B는 A와 유사한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물론 나이와 부상 정도, 운동 능력 등의 요소 또한 고려해 제법 복잡한 예측 시스템이 마련되지만, 기본적인 토대는 바로 이렇게 유사성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비단 선수의 향후 커리어 전망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리그 간 선수의 이동 역시 바로 이런 시스템을 사용해 전망할 수가 있다. 그러니까 A라는 선수가 특정 리그에서 낸 성적과 다른 리그로 이적한 이후 어떤 성적을 올렸느냐에 따라, 다른 B선수가 마찬가지로 리그 이동을 경험할 때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할 수가 있다는 얘기다. 그럼 한번 일본에서 미국으로의 리그 이동이 어떤 영향을 불러일으키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다음은 제일 먼저 빅 리그 무대를 밟은 일본인 타자 네 명이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동했을 때 경험한 성적 변화를 나타낸 결과다.
어떤 해석을 내리기 전에 몇 가지 사실을 지적하고 넘어가야겠다. 우선 표본이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겨우 네 명의 타자만 고려했을 뿐이다. 게다가 일본에서 뛴 리그(CL, PL), 그리고 일본과 미국에서의 홈구장 차이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확한 예측은 못 된다. 하지만 영어로 표현해 Quink-and-Dirty 방식으로 한번 알아보자는 뜻이다.
이상을 전제로, 자료에서 각 부문별 증감을 %로 나타나면 아래와 같은 표가 된다.
IsoD와 IsoP는 각각 순수 출루율과 순수 장타율을 뜻한다. IsoD는 출루율-타율, IsoP는 장타율-타율로 계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파워의 급감에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건, 이 네 선수가 미국에서 홈으로 사용한 구장이 세이프코 필드와 양키 스타디움, 그리고 세이 스타디움이라는 점이다. 빅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투수 친화적인 구장에서 뛰었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미국 무대 진출로 파워가 줄어드는 것은 맞는 얘기지만 이 정도 급감은 구장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는 애기다.
그럼 여기서 한번 이런 Quick-and-Dirty 방식이 실제 선수의 성적 예측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 짚고 넘어가 보도록 하자. 아래는 최근에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적한 세 타자의 프로젝션과 실제 성적을 비교한 결과물이다.
100% 정확한 예측은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의 예측력을 보여준다고 할 만하다. 조지마의 경우 아직 시즌이 진행중이라 판단을 유보해야겠지만, 세이프코 필드를 홈 구장으로 사용하면서도 프로젝션보다 높은 파워를 선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밖에 두 선수 역시 장타율에 있어서는 근소한 차이로 프로젝션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구치와 페타지니는 타자에게 유리한 홈 구장을 사용했다는 점 역시 잊지 말아야겠다.
자 이제 우리는 이 글을 쓰게 된 진짜 이유에 거의 다다랐다. 바로 이승엽 선수가 현재 성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어떤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인지, 위의 시스템을 토대로 알아보자는 얘기다. 타석수가 적은 페타지니를 제외하고 이구치까지 다시 퍼센트로 본 가감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파워의 감소세가 이전보다 줄었다. 위에서도 이에 관해서는 홈 구장 문제를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물론 이승엽 선수가 어떤 팀과 계약해 어떤 구장에서 뛰게 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이구치가 계산해 포함됨으로써 일어난 이런 변화가 꼭 이승엽 선수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통계라는 측면에 있어서 표본이 단 하나라도 늘어난 건 분명 예측의 확률을 높이는 데 있어서는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이상을 종합해 현재까지 이승엽 선수가 기록하고 있는 성적과 빅 리그에서의 성적을 전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승엽 선수의 공식 장타율과 표에 사용된 장타율이 다르다는 점이다. 일요일 경기에서 사실 홈런이 단타로 기록된 탓에 이를 필자가 조정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주전 1루수로서는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05 시즌 빅 리그 1루수의 평균 GPA는 .284였다. 위의 자료로 이승엽 선수의 기록은 .261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1루수의 기록이 아니라 리그 전체 평균 수준밖에 되지 못한다. 그럼 이승엽 선수의 빅 리그 성공은 요원한 일일까?
글의 서두에서 유사성을 언급한 바 있다. 위의 프로젝션을 보고 떠오르는 선수가 하나 있었다. 바로 노마 가르시아파라다. 프로젝션 방법에 차이가 있지만, BP의 PECOTA가 예측한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성적은 .273/.324/.427로 위에서 우리가 예측한 이승엽 선수의 기록과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은 듯 폭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 선수가 처음 일본 무대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일본에서는 안 통한다는 얘기가 곧잘 흘러나오곤 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노력했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잘해야 1루수 플래툰 파트너라는 게 지배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노력했다. 그래서 이제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본 야구의 심장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 맹활약 중이다.
이런 성공의 밑바탕에 깔린 건 바로 근성과 노력이다. 자신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걸 용납할 수 없기에, 그는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빅 리그 진출은 분명 그가 자신이 한 단계 더 노력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그래서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경우처럼 예측 시스템은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걸 멋지게 확인시켜 주길 바란다. 이승엽은 상대가 강할수록 더더욱 강해지는 대한의 사나이이기 때문이다.
참고 사이트 ; http://www.hardballtimes.com
대체로 프로젝션 시스템이 기반을 두고 있는 건 바로 유사성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런 것이다. 예전에 뛰었던 A라는 선수가 있다. 선수 B가 특정 나이까지 기록한 성적이 A의 당시 기록과 유사하다. 그러면 앞으로도 B는 A와 유사한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물론 나이와 부상 정도, 운동 능력 등의 요소 또한 고려해 제법 복잡한 예측 시스템이 마련되지만, 기본적인 토대는 바로 이렇게 유사성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비단 선수의 향후 커리어 전망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리그 간 선수의 이동 역시 바로 이런 시스템을 사용해 전망할 수가 있다. 그러니까 A라는 선수가 특정 리그에서 낸 성적과 다른 리그로 이적한 이후 어떤 성적을 올렸느냐에 따라, 다른 B선수가 마찬가지로 리그 이동을 경험할 때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할 수가 있다는 얘기다. 그럼 한번 일본에서 미국으로의 리그 이동이 어떤 영향을 불러일으키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다음은 제일 먼저 빅 리그 무대를 밟은 일본인 타자 네 명이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동했을 때 경험한 성적 변화를 나타낸 결과다.
어떤 해석을 내리기 전에 몇 가지 사실을 지적하고 넘어가야겠다. 우선 표본이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겨우 네 명의 타자만 고려했을 뿐이다. 게다가 일본에서 뛴 리그(CL, PL), 그리고 일본과 미국에서의 홈구장 차이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확한 예측은 못 된다. 하지만 영어로 표현해 Quink-and-Dirty 방식으로 한번 알아보자는 뜻이다.
이상을 전제로, 자료에서 각 부문별 증감을 %로 나타나면 아래와 같은 표가 된다.
IsoD와 IsoP는 각각 순수 출루율과 순수 장타율을 뜻한다. IsoD는 출루율-타율, IsoP는 장타율-타율로 계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파워의 급감에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건, 이 네 선수가 미국에서 홈으로 사용한 구장이 세이프코 필드와 양키 스타디움, 그리고 세이 스타디움이라는 점이다. 빅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투수 친화적인 구장에서 뛰었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미국 무대 진출로 파워가 줄어드는 것은 맞는 얘기지만 이 정도 급감은 구장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는 애기다.
그럼 여기서 한번 이런 Quick-and-Dirty 방식이 실제 선수의 성적 예측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 짚고 넘어가 보도록 하자. 아래는 최근에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적한 세 타자의 프로젝션과 실제 성적을 비교한 결과물이다.
100% 정확한 예측은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의 예측력을 보여준다고 할 만하다. 조지마의 경우 아직 시즌이 진행중이라 판단을 유보해야겠지만, 세이프코 필드를 홈 구장으로 사용하면서도 프로젝션보다 높은 파워를 선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밖에 두 선수 역시 장타율에 있어서는 근소한 차이로 프로젝션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이구치와 페타지니는 타자에게 유리한 홈 구장을 사용했다는 점 역시 잊지 말아야겠다.
자 이제 우리는 이 글을 쓰게 된 진짜 이유에 거의 다다랐다. 바로 이승엽 선수가 현재 성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어떤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인지, 위의 시스템을 토대로 알아보자는 얘기다. 타석수가 적은 페타지니를 제외하고 이구치까지 다시 퍼센트로 본 가감을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파워의 감소세가 이전보다 줄었다. 위에서도 이에 관해서는 홈 구장 문제를 이미 언급한 바 있다. 물론 이승엽 선수가 어떤 팀과 계약해 어떤 구장에서 뛰게 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이구치가 계산해 포함됨으로써 일어난 이런 변화가 꼭 이승엽 선수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통계라는 측면에 있어서 표본이 단 하나라도 늘어난 건 분명 예측의 확률을 높이는 데 있어서는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이상을 종합해 현재까지 이승엽 선수가 기록하고 있는 성적과 빅 리그에서의 성적을 전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승엽 선수의 공식 장타율과 표에 사용된 장타율이 다르다는 점이다. 일요일 경기에서 사실 홈런이 단타로 기록된 탓에 이를 필자가 조정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주전 1루수로서는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05 시즌 빅 리그 1루수의 평균 GPA는 .284였다. 위의 자료로 이승엽 선수의 기록은 .261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1루수의 기록이 아니라 리그 전체 평균 수준밖에 되지 못한다. 그럼 이승엽 선수의 빅 리그 성공은 요원한 일일까?
글의 서두에서 유사성을 언급한 바 있다. 위의 프로젝션을 보고 떠오르는 선수가 하나 있었다. 바로 노마 가르시아파라다. 프로젝션 방법에 차이가 있지만, BP의 PECOTA가 예측한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성적은 .273/.324/.427로 위에서 우리가 예측한 이승엽 선수의 기록과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은 듯 폭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 선수가 처음 일본 무대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일본에서는 안 통한다는 얘기가 곧잘 흘러나오곤 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노력했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잘해야 1루수 플래툰 파트너라는 게 지배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노력했다. 그래서 이제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본 야구의 심장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로 맹활약 중이다.
이런 성공의 밑바탕에 깔린 건 바로 근성과 노력이다. 자신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걸 용납할 수 없기에, 그는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빅 리그 진출은 분명 그가 자신이 한 단계 더 노력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그래서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경우처럼 예측 시스템은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걸 멋지게 확인시켜 주길 바란다. 이승엽은 상대가 강할수록 더더욱 강해지는 대한의 사나이이기 때문이다.
참고 사이트 ; http://www.hardball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