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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오늘로서 메이저리그 올스타 투표가 마감됐다. 야구팬이라면 누구든, 그 어떤 이유로든, 자신이 원하는 선수가 올스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올스타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먼저 아메리칸 리그다.

포수 - 조 마우어(미네소타) - 그는 오늘 현재까지. 397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포수로서 리그 최정상급의 수비를 자랑한다. 다른 어떤 포수도 마우어의 상대가 되긴 버거워 보인다.

1루수 - 트레비스 해프너(클리블랜드) ; 해프너는 .310/.453/.620의 무시무시한 타격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스타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지암비나 오티스에 비해 한 수 아래다. 하지만 진짜 실력이라면 또 다른 얘기다. 현재 AL 최고의 타자는 해프너다.

2루수 - 브라이언 로버츠(볼티모어) ; 로빈슨 카노는 시즌 초반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지만 현재는 DL에 등재된 상태다. 호세 로페스 또한 고려할 만한 후보에 포함된다. 하지만 .313/.381/.412의 타격 라인에 골드 글러브급 수비를 펼치는 로버츠의 상대가 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

3루수 - 마이크 로웰(보스턴) ; 솔직히 로웰의 장타력은 대부분 2루타에서 나왔고, 펜웨이 파크는 2루타수를 급격히 부풀려주는 구장이다. 하지만 라이벌이 없다. 글로스는 출루율이 .349밖에 되지 않고, 에이로드의 장타율은 .500이 되지 못한다. 여기에 수비까지 계산에 포함시키자면 이 둘은 확실히 로웰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선택은 로웰이다.

유격수 - 데릭 지터(양키스) ; 지터는 현재까지 빅 리그에서 가장 높은 WPA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다. 한방이 꼭 필요한 시점에서 멋진 방망이 솜씨를 선보였다는 뜻이다. 물론 수비는 문제다. 하지만 올스타는 수비로 선정되는 자리가 아니다. 최고의 스타가 빠진 잔치는 흥이 빠지게 돼 있다. 그래서 더더욱 지터가 뽑힐 수밖에 없다.

좌익수 - 매니 라미레즈(보스턴) ; S급 투수의 S급 구질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 게다가 시즌 초반의 부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연일 리그 최고 수준의 불망망이를 휘두르는 타자. 그리고 특유의 독특한 캐릭터. 그가 없는 올스타전은 상상이 안 간다.

중견수 - 버논 웰스(토론토) ; 웰스는 브레이크 아웃(Break-out) 시즌을 보내고 있다. 42개의 장타를 날리면서 .600이 넘는 장타율을 기록 중이다. 또한 아크로바틱한 수비 역시 그를 최고의 중견수로 만들어주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사이즈모어 역시 강력한 라이벌이 될 수 있겠지만, 부족한 도루 센스로 인해 감점을 받았다.

우익수 - 이치로!(시애틀) ; WBC 우승 팀 멤버가 올스타에 뽑히지 않는다면 말이 안 된다. 물론 이 발언은 농담이지만 .356/.407/.444에 리그 최상의 수비와 송구 능력, 게다가 도루 및 주루 센스까지 갖춘 외야수를 빼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치로!는 분명 리그 최고의 우익수다.

cf) 물론 올스타 투표에서 외야수를 포지션별로 뽑지는 않는다.

아쉽게도 데이빗 오티스의 자리가 없다. 물론 이번 올스타전이 내셔널리그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번 시즌의 모습은 분명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클러치 히팅만으로 올스타가 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실제 올스타 명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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