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요?


젊은 복싱 챔피언 한 명이 또 세상을 떠났습니다.


복싱 프로모터 루 디벨라 씨는 경기가 끝난 뒤 의식을 잃었던 트릭 데이(27·미국·사진)가 끝내 숨을 거뒀다고 1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데이는 12일 미국 시카고 윈트러스트 아레나에서 찰스 콘웰(21·미국)과 미국복싱연맹(USBA) 슈퍼웰터급 챔피언 결정전을 치렀습니다.


찰스 콘웰과 패트릭 데이. 시카고=로이터 뉴스1


데이는 마지막 10라운드 경기 도중 에 주먹을 맞은 뒤 쓰려졌고 심판은 경기 중단 신호를 보냈습니다. 들것에 실려나간 데이는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되찾지는 못했습니다.


들것에 실려 나가는 패트릭 데이. 시카고=로이터 뉴스1


데이와 마찬가지로 디벨라를 프로모터로 두고 있는 콘웰은 14일 자기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그저 이기고 싶었을 뿐인데 네게 이런 일이 생길 줄 꿈에도 몰랐다"이라며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자책했습니다.


이어 "경기 장면을 돌려보고 또 돌려봤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왜 네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면서 "'복싱을 그만둘까'하고 생각도 해봤지만 그건 네가 원하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안다. 너야 말로 뼛속까지 복서였으니까"라고 덧붙였습니다.


패트릭 데이와 조 히긴스 트레이너. ESPN 캡처


미국 뉴욕주에 사는 아이티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난 데이는 두 차례 미국 아마추어 챔피언을 지낸 뒤(아마추어 통산 전적 75승 5패) 2013년 프로로 전향했습니다. 프로 통산 전적은 17승 1무 4패. 그는 이 경기 전까지 국제복싱연맹(IBF)과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웰터급 1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전설적인 복싱 아나운서 마이클 버퍼는 사망 소식을 접한뒤 "이 훌륭한 청년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복싱계 모든 사람들 마음이 부서져 버렸다"고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경기 후 목숨을 잃은 복싱 선수가 나온 건 올해만 세 번째. 7월 23일에는 막심 다다쉐프(29·러시아)가 뇌출혈로 숨졌고 이로부터 사흘 뒤에는 우고 산틸리안(23·아르헨티나)가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문제는 탈수증입니다. 복서들은 체중 조절 과정에서 수분이 부족해지기 쉬운데 이러면 생명 유지 기관(vital organs)이 손상될 수 있고 두뇌도 외부 충격에 취약한 상태가 됩니다.


산틸리안이 세상을 떠났을 때도 "우리 모두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주문했던 디벨라 씨는 "이제 정말 행동이 필요한 시간이 됐다. 답이 뭔지는 모를지 몰라도 문제가 아주 많다는 걸 우리는 확실히 안다. 복싱을 더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데이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저 역시 복싱이 더 안전한 경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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