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지난해 여자프로테니스(WTA) 파이널스에 참가한 상위 랭커 8명. WTA 홈페이지


테니스는 유리천장을 뚫은 대표적인 종목입니다. 4대 메이저 대회 남녀부 상금이 똑같은 게 대표 사례. 개인 종목 특성상 선수 본인이 곧 브랜드라는 것도 높은 시장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런 이유로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서 해마다 여자 선수 최다 수입 랭킹을 발표할 때면 테니스 선수가 최상위권에 즐비합니다.


위에 있는 단락은 지난해 포스브 선정 여자 선수 최다 수입 톱10 소개 포스트에서 가져온 것. 올해는 여자 테니스 선수가 최상위권에 즐비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올 킬'입니다.


포브스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여자 운동 선수가 벌어들인 수익을 집계해 6일(현지시간) 공개했습니다. 그 결과 공동 10위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제일 돈을 많이 번 여자 운동 선수 11명은 전부 테니스 선수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인도 배트민턴 콩라인 전문 선수 푸사를라 벤카타(PV) 신두(24)가 7위, 자동차경주 선수(레이서) 대니카 패트릭(37)이 9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아예 10위 안에서 다른 종목 선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2019년 여자 운동 선수 수입 톱10(단위: 달러)
 순위  선수  국적   상금  광고  합계
 ①  세리나 윌리엄스  미국  420만  2500만  2920만 
 ②  오사카 나오미  일본  830만  1600만  2430만
 ③  앙겔리크 케르버   독일  530만  650만  1180만
 ④  시모나 할레프  루마니아  620만  400만  1020만
 ⑤  슬로안 스티븐스  미국  410만  550만  960만 
 ⑥  캐럴라인 보즈니아키  덴마크  350만  400만  750만
 ⑦  마리야 샤라포바  러시아  100만  600만  700만
 ⑧  카롤리나 플리스코바  체코  460만  170만  630만
 ⑨  엘리나 스비톨리나  우크라이나  460만  150만  610만
 ⑩  비너스 윌리엄스  미국  90만  500만  590만
 ⑩  가르비녜 무구루사  스페인  240만  350만  590만


먼저 세리나 윌리엄스(38)가 총 2920만 달러(약 355억 원)로 4년 연속 이 조사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22)도 2430만 달러(약 295억 원)로 2000만 달러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그 전까지 이 조사에서 연 소득 2000만 달러 이상을 기록한 건 윌리엄스, 마리야 샤라포바(32), 리나(李娜·37·중국) 등 세 명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테니스 선수만 연 소득 2000만 달러 이상을 기록한 적이 있는 겁니다.


두 선수 다음으로는 지난해 10위였던 앙겔리크 케르버(31)가 1180만 달러(약 143억 원), 지난해 8위였던 시모나 할레프(28)가 1020만 달러(약 1234억 원)로 각각 1000만 달러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연 소득 1000만 달러 이상인 여자 선수가 총 6명이었는데 올해는 4명으로 줄었습니다. 이 10명 소득 중앙값(median)도 지난해 1035만 달러에서 올해 750만 달러로 27.5% 감소했습니다.


범위를 상위 15명으로 넓히면 총 수익은 1억4600만 달러(약 1774억 원)로 지난해 1억3000만 달러(약 1580억 원)보다 1600만 달러(12.3%) 늘었는데, 윌리엄스 혼자 1806만 달러에서 1114만 달러 늘었다는 걸 고려하면 수익이 골고루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 당시 알렉스 모건. 리옹=로이터 뉴스1


여자프로테니스투어(WTA)에서 활약하지 않는 선수 가운데는 미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 알렉스 모건(30)이 580만 달러(약 70억5000만 원)를 벌어들인 게 최다 수익입니다.


모건이 미국축구협회로부터 받은 연봉은 25만 달러밖에 되지 않지만 나이키, 코카콜라, AT&T 등에서 광고비로 연봉 22배에 해당하는 550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850만 달러(약 103억 원)를 벌어들여 7위에 올랐던 신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또 은메달에 그치면서 550만 달러(약 67억 원)로 공동 1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신두와 함께 공동 13위 이름은 올린 건 매디슨 키스(24·미국)로 역시 테니스 선수입니다.


500만 달러 클럽 마지막 자리인 15위에는 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리야 쭈타누깐(24·태국)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쭈타누깐은 상금으로 330만 달러(약 40억 원), 광고 수익으로 200만 달러(약 24억 원)를 벌어 들여 총 530만 달러(약 64억 원)를 벌었습니다.


아, 참고로 남자 테니스 선수 가운데는 로저 페더러(37·스위스)가 같은 기간 9340만 달러(약 1135억 원)를 벌어들여 1위입니다. 전체 스포츠 선수 가운데는 5위.


같은 기준으로 따지면 윌리엄스는 63위입니다. 여자 테니스가 아무리 잘 나가도 'Equal Pay'라는 관점에서는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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