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인필드 플라이 규칙은 참 쉽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인필드 플라이 = 자동 아웃'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이정후(20·넥센)가 16일 열린 2018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5회말에 높이 띄운 타구는 왜 자동 아웃이 아닌 걸까요?
정답은 '이프 페어(if fair)' 때문입니다. 인필드 플라이는 야구 규칙 2.40에 나와 있습니다.
2.40 INFIELD FLY (인필드 플라이) - 무사 또는 1사에 주자 1·2루 또는 만루일 때 타자가 친 것이 플라이 볼(직선타구 또는 번트한 것이 떠올라 플라이 볼이 된 것은 제외)이 되어 내야수가 평범한 수비로 포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투수, 포수는 물론 내야에 자리잡은 외야수는 이 규칙의 취지에 따라 모두 내야수로 간주한다.
심판원은 타구가 명백히 인필드 플라이라고 판단했을 경우는 주자를 보호하기 위해 곧바로 "인필드 플라이"를 선고하여야 한다. 그리고 타구가 베이스 라인 부근으로 떠올랐을 때는 "인필드 플라이 이프 페어(Infield Fly if Fair)"를 선고하여야 한다.
인필드 플라이가 선고되더라도 볼 인 플레이이다. 따라서 주자는 플라이볼이 잡힐 위험을 무릅쓰고 진루할 수 있고, 보통의 플라이 볼과 마찬가지로 리터치한 후 다음 베이스를 향해 뛸 수도 있다. 그리고 타구가 파울 볼이 되면 다른 파울 볼과 같이 취급된다.
인필드 플라이로 선고된 타구가 내야에 떨어진 후 아무에게도 닿지 않은 채 바운드를 일으켜 파울 볼이 됐다면 인필드 플라이가 성립되지 않는다. 반면 최초에 베이스 라인 밖에 떨어진 타구가 아무에게도 닿지 않은 채 바운드를 일으켜 페어지역으로 들어와 페어 볼이 되면 인필드 플라이가 성립된다.
이정후가 이 이닝 무사만루에서 때린 공도 3루쪽 파울 라인 부근으로 떠올랐으니 심판은 '인필드 플라이 이프 페어'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니까 공이 이미 바닥에 떨어진 상태라고 해도 KIA 포수 김민식(29)이나 3루수 이범호(37) 둘 중에 한 명이 페어 지역에서만 잡았다면 이정후는 무조건 아웃입니다. 그런데 김민식이 공을 잡은 지점은 파울 라인 바깥이었습니다. 그래서 파울이고 인필드 플라이가 성립하지 않은 겁니다.
인필드 플라이 규칙이 존재하는 건 수비 측이 부당하게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을 막으려는 이유가 제일 큽니다. 일부러 공을 떨어뜨린 다음에 병살 또는 삼중살을 노릴 수 있으니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겁니다. 이게 '쉽게' 얻은 기회까지 날리라는 뜻은 아닐 텐데 KIA 수비진 특히 김민식이 엉뚱한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