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프로배구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는 현대캐피탈이 10년 만에 우승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10년 만에 우승을 했으니 저마다 풀어낼 이야기가 한 보따리인 게 당연한 일. 현대캐피탈에서 응원을 이끌고 있는 치어리더 김연정 씨(27·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정 씨는 부산마케팅고 재학 시절부터 치어리더로 활약했습니다. 2007년 '길거리 캐스팅'으로 치어리더로 데뷔하게 됐고 2007~2008 시즌 현대캐피탈이 첫 응원 무대였습니다(프로농구 모비스도 동시 데뷔).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 이전에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2006~2007 시즌. 공교롭게도 연정 씨가 치어리더 팀에 합류하면서부터 현대캐피탈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겁니다. 그 동안 현대캐피탈은 다섯 번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는데 모두 준우승에 그쳤습니다.


현대캐피탈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11월 4일 현대캐피탈 안방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만났을 때 연정 씨는 "치어리더를 하면서 정규리그 우승은 많이 해봤는데 챔프전 우승은 못 해봤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에는 현대캐피탈과 프로야구 NC 모두 준우승에 그치는 '2등 콤플렉스'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현대캐피탈 우승이 연정 씨에게도 생애 첫 챔피언 등극이었던 셈입니다. 


현대캐피탈이 우승을 확정한 3일 축승회 자리에서 만난 (카카오톡을 보낼 때만 해도 축승회에서 만날 줄 몰랐습니다.) 연정 씨는 "기뻐하는 선수와 팬을 보니 뿌듯하다"면서 "프로야구가 개막해 일정이 있었지만 양해를 구하고 현대캐피탈 응원단에 합류했다. 안 왔으면 큰 일 날 뻔 했다"고 말했습니다. 연정 씨는 올해부터 한화로 프로야구 응원팀을 바꿨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연정 씨는 치어리더 입문 동기 박기량 씨(26)보다 인지도 떨어지는 게 사실. 기량 씨는 프로농구 모비스에서 먼저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또 프로배구 무대에서는 기량 씨는 현대캐피탈와 '숙적'인 삼성화재 응원단에 속해 있기도 합니다. 이번 우승으로 적어도 치어리더 경력에 있어서는 연정 씨가 기량 씨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기량 씨가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것처럼 연정 씨가 안철수 캠프에 합류하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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