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프로배구 2013~2014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에 오른 GS칼텍스. 이 팀은 정규리그 때는 2위였지만 챔피언 결전전에서는 최종 5차전 접전 끝에 1위 IBK기업은행을 물리치고 정상을 자치했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정지윤 배유나 최유정 한송이 베띠. 


정규리그 1위 팀이 해야 하는 일이 똑같습니다. 싸움 구경을 하면서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프로야구에서 챔피언 결정전(한국시리즈)은 1위 팀 대관식이 된 건 벌써 13년. 한국시리즈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친 팀이 우승한 건 2001년 두산이 마지막입니다. 반면 프로배구에서 챔피언 결정전은 '반란의 무대'였습니다. 특히 여자부는 이미 절반이 반란에 성공했습니다.


정규리그 2위 팀 IBK기업은행은 현재 2014~2015 시즌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2연승으로 앞서 있습니다. 이제 1승만 추가하면 프로배구 출범 열 한 시즌 만에 여섯 번째(54.5%)로 반란에 성공한 팀이 됩니다. IBK기업은행으로서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GS칼텍스에 무릎 꿇었던 수모를 설욕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인터뷰 때마다 "올해도 지기는 싫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반면 도로공사는 이제 1패만 더 당하면 프로 원년이던 2005 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르고도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패하는 '흑역사'를 쓰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당시 우승 팀 KT&G(현 KGC인삼공사) 주전 세터가 현재 도로공사를 이끌고 있는 이효희(35)였습니다. 도로공사로서는 외국인 선수 니콜(29·미국)이 체력적으로 얼머나 버텨줄 수 있느냐가 관건.


남자부에서도 이미 열 번 중 세 번(30.0%)은 정규리그 1위 팀과 챔피언에 오른 팀이 달랐습니다. 삼성화재는 2010~2011 시즌 정규리그에서 3위로 추락하며 "삼성화재 시대도 끝났다"는 평까지 들었지만 결국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 덕에 올 시즌 리그 8연패를 노릴 수 있게 됐습니다. 프로 원년이던 2005시즌도 챔피언은 삼성화재였지만 정규리그 1위 팀은 현대캐피탈이었습니다. 거꾸로 2006~2007 시즌에는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정상을 차지하고도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2위 현대캐피탈에 무릎 꿇기도 했습니다.


한국 4대 프로 스포츠 중에서 '계단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진행하는 건 배구와 야구뿐입니다. 프로농구는 정규리그 1위 팀이 4강 토너먼트부터 승부에 참여합니다. 프로축구도 한때 포스트시즌이 있었지만 현재는 정규리그 1위 팀이 곧 시즌 챔피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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