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데뷔 시즌을 다 치르기도 전에 막내는 형들이 만만하게 볼 수 없을 만큼 컸습니다. 프로야구 NC는 24일 까지 42승 4무 55패(승률 0.433)로 역대 순수 창단팀 중 첫 시즌 최고 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1991년 창단한 쌍방울의 0.425가 최고 승률이었습니다. 이 무서운 막내가 없었다면 올 시즌 프로야구 팀 순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순위 승률 승차
1 LG 52 36 0 .591 -
2 삼성 49 36 1 .576 1.5
3 넥센 47 40 2 .540 4.5
4 두산 46 41 2 .529 5.5
5 롯데 43 40 1 .518 6.5
6 SK 39 42 2 .481 9.5
7 KIA 39 43 1 .476 10.0
8 한화 22 59 1 .272 26.5

가장 이득을 볼 수 있던 건 LG였습니다. NC가 없었다면 LG는 승률 0.591로 승률 0.576의 삼성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었을 테니까요. 그러나 현실에서는 LG가 NC에 8승 5패를 거두는 동안 삼성은 9승 1무 3패를 기록하며 LG에 승차 없이 앞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1위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반면 2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차이가 적지 않죠.

중상위권에서도 넥센이 3위가 됐을 겁니다. NC 경기를 제외하면 넥센은 승률 0.540으로 두산이 기록했을 0.529보다 높습니다. 실제로는 두산이 NC를 상대로 9승 4패를 기록한 반면 넥센은 6승 5패로 겨우 체면치레를 하면서 두산이 1경기 차로 앞서 있습니다. 3위와 4위는 모두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사실 그리 큰 차이는 아니지만요.

중하위권부터는 변화가 없습니다. NC가 없었대도 현실과 마찬가지로 롯데-SK-KIA-한화 순서였을 겁니다. 다만 NC에 3승 9패로 호되게 당한 SK는 NC가 없었다면 승률이 0.452에서 0.481로 올라갑니다. 4강 다툼이 더욱 치열했을 터.

NC는 창단 첫 달이었던 4월 성적을 제외하면 38승 3무 38패로 딱 절반을 이기고 있습니다. 시즌 초반 NC하고 맞붙었던 팀은 '행운'을 누린 반면 그 뒤로는 무시 못 할 적하고 싸우고 있는 셈이죠.

이 과정에서 가장 손해를 본 건 넥센입니다. 넥센은 시즌 초반 NC 경기가 세 번 비로 취소 됐습니다. 그 탓에 '만만한 막내'가 아니라 '진격의 NC'와 세 차례 더 대결해야 합니다. 유독 4위 싸움이 치열한 올 시즌 이 세 경기가 넥센을 4강에 붙일 수도 있고 떨어뜨릴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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