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먼저 시행착오를 경험해줘 고맙다. NC를 거울삼아 3년 안에 4강 싸움을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프로야구 제10 구단 KT의 초대 사령탑 자리에 오른 '조갈량' 조범현 감독(53·사진)은 5일 연고지인 경기 수원시의 라마다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신생팀인 만큼 중장기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해 패기 있는 팀을 만들어가겠다"며 "내년에는 2군에서 여러 가지를 파악한 뒤 2015년 1군 적응 기간을 갖고 1군 2년째부터는 4강권에 진입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2011 시즌 KIA 감독에서 경질된 뒤 2년 만에 다시 프로 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공백기는) 야구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밖에서 보고 공부한 걸 바탕으로 시대의 흐름에 맞는 야구를 하겠다"며 ‘스피드 야구’를 강조했습니다. 단지 발로 뛰는 야구뿐 아니라 배트 스피드, 투구 스피드 등에 무게를 두고 팀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이라는 게 그의 설명. 이어 "26일 (2차) 신인 드래프트 때도 이 점을 염두에 두되 포지션 중복을 피하고 마운드와 수비 쪽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훈련에서 모든 게 만들어 진다"는 조 감독은 코치진 역시 "진정성 있고 열정 있는 분들로 채우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코칭스태프 선임 과정은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하네요.
신생팀으로 최근 승률 4할을 넘기고 있는 NC에 대해서는 "초반에는 시행착오를 겪고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터닝포인트를 찾은 것 같다. 우리 역시 필요한 선수는 반드시 잡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상태"라며 "같은 신생팀이고 (NC가) 먼저 1군에 나왔으니 우리에게 NC는 교과서 같은 팀이다. 기회가 된다면 김경문 감독님을 만나 여러 가지로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삼성에서 인스트럭터로 있으면서 왜 이 팀이 우승 팀인지 많이 느꼈다. 이렇게 느낀 점도 팀을 만들어 가는데 접목시키고 싶다"는 게 그의 구상.
일부에서 제기한 내년 1군 진입에 대해서는 "아직 연습장도 없다. 구장부터 마련해야 한다. 준비할 게 산적한 만큼 1년 기다렸다가 출발하는 게 낫다"며 "결국 훈련밖에 없다. 추운 겨울에도 훈련을 많이 해서 팀을 제대로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조 감독은 "KT 팬들뿐만 아니라 수원시민들에게 가깝게 스킨십을 하며 함께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며 "감동을 주고 사랑을 받는 명문 팀의 기틀을 만들어 가겠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습니다.
기자회견 현장에서 회사로 복귀하는 버스 안에서 남들 다 쓰는 기사 마무리 지어놨는데 새로 쓰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역시 써둔 게 아까워서 여기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