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 한기주는 지난해 우타자에게 가장 강한 투수였다. 우타자들은 한기주를 상대로 .171/.218/.217를 때리는 데 그쳤다.

올해는 상황이 정반대다. 한기주는 좌타자를 .157/.241/.196로 막았지만 우타자에게는 .357/.415/.643를 내줬다. 한기주를 상대하는 우타자는 김현수가 됐던 것이다. 굳이 리그 좌우 타자 비율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한기주가 올해 부진한 이유가 드러난다.

거꾸로 나승현은 전형적인 사이드암 투수 성적이다. 우타자는 .275/.333/.313으로 선방했지만 좌타자에게는 .375/.457/..600로 부진했다. 나승현을 만나면 우타자는 권용관이었지만, 좌타자는 페타지니였다.


• 리그에서 우타자를 가장 잘 막은 타자는 단연 유동훈이다. 유동훈은 우타자를 .132/.195/.178로 막았다. 고창성도 우타자를 .197/.262/.220로 막았다. 고창성이 신인왕이 아닌 건 여전히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좌타자 킬러는 단연 시즌2를 선보인 전병두다. 좌타자들은 전병두를 상대로 .201/.247/.245를 때리는 게 그쳤다. 니코스키 역시 좌타자에게는 몹시 까다로웠다. SK에서 성적을 합쳐도 .154/.282/.215밖에 못 때렸다.


• 롯데 팬들에게 올 시즌 김일엽은 충분히 뒷목 잡게 만드는 이름. 그런데 사직이나 마산을 벗어나면 그도 그렇게 나쁜 투수만은 아니었다. 김일엽은 홈에서 .393/.465/.804로 완전히 두들겨 맞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원정에서는 .242/.345/.394로 충분히 고개를 들고 다닐 수준이었다.

이재영은 '잠실이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라는 걸 몸소 증명했다. 홈에서 .237/.308/.351, 원정에서 .357/.466/.607였다. 같은 팀 류택현도 마찬가지다. 홈에서 .143/.221/.208로 타자를 꽁꽁 틀어 막았지만 원정에서는 .310/.375/.414로 나이를 속이지 못했다.


• 경기 중간에는 잘 던지던 투수도 선발로 내보내면 흔들리는 일이 생긴다. 이보근은 타자에게 .216/.319/.363만 허용하며 특급 불펜 같은 모습을 보였지만 선발로 나섰을 때는 .615/.667/.615로 긴장감을 이기지 못했다.

반면 배장호는 선발타입이다. 구원으로 나온 경기에서 .291/.367/.362를 상대타자에게 내줬지만 선발로는 .200/.273/.250로 더 안정적이었다. 물론 딱 한 경기였지만 말이다. 배장호는 이 경기가 끝나고 나서 인터뷰에서 "선발을 너무 한 번 해보고 싶어서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인터뷰하는 것보다 차라리 공 던지는 게 마음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 구대성은 전반기에 타자들에게 .323/.385/.485나 내줬다. 전반기에 구대성을 상대한 타자는 모두 클락이 됐던 것. 그러나 후반기에는 .208/.234/.264로 틀어막았다. 후반기 31이닝 동안 내준 자책점은 6점(평균자책점 1.74). 그러니까 구대성 연봉이 깎인 건 말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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