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서 영입한 첫 해만 해도 기본은 할 줄 알았던 박명환.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그는 팀에 거의 도움이 안 되는 투수가 되고 말았다. 200 시즌을 앞두고 이진영 정성훈은 '몸값'을 톡톡히 하면서 LG팬들은 더욱 속이 탄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9 프로야구 1승은 6417만 원
프로야구 구단에서 선수에게 연봉을 지급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승리'다. 잘 하는 선수는 승리에 기여할 확률도 그만큼 높다. 그래서 잘할수록 몸값도 비싸다.2009시즌 프로야구에서 1승을 올리는데 돈이 가장 많이 든 구단은 LG 트윈스. LG는 54승을 거두는데 47억 4900만 원이 들었다. 1승당 8794만 원이다. 거꾸로 우승팀 KIA는 81승을 거두는데 37억2400만 원을 들였다. 1승당 4598만 원, LG와 비교하면 52.3% 수준이다.
나머지 6개 팀은 1승당 △한화 8617만 원 △삼성 7334만 원 △SK 6766만 원 △히어로즈 5853만 원 △롯데 5788만 원 △두산 5065만 원 순으로 썼다.
전체적으로 8개 구단은 선수 연봉으로 총 334억9600만 원(외국인 선수, 신인 제외)을 썼다. 단순히 계산하면 1승당 6417만 원이다.
WS(Win Shares) 3개면 1승
야구팀이 승리를 거두려면 투수는 잘 던지고, 타자는 잘 치고, 수비수는 아웃 카운트를 잘 잡아야 한다. 이것들이 모여 승리를 부른다.야구통계학(세이버메트릭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빌 제임스가 고안한 윈쉐어즈(WS·Win Shares)는 공수주에 걸친 활약을 '승수'로 환산한다. 퍽 복잡한 계산 과정을 거치면 1승을 3WS로 치환한 결과가 나온다.
2009 시즌 우리 프로야구에서 WS 1위를 차지한 선수는 김상현(27.5)이다. KIA는 2009시즌 최우수선수(MVP) 김상현 활약 덕분에 9.2승을 더 거뒀다. 2위는 두산 김현수(26.6), 3위는 SK 정근우(26.5)다.
WS에는 마이너스(-)가 없다. 팀 승리에 조금도 도움이 안 된 선수 기록은 그냥 0이다.
KIA 김상현은 연봉 6억 원 가까운 활약
여기서 다시 연봉 얘기를 해보자. 지난 시즌 1승은 6417만 원, 그러면 1WS당 비용은 3분의 1인 2139만 원이다. 만약 이 숫자 그대로 연봉을 받는다면 김상현은 5억8821만 원을 받아야 한다.지난해 김상현이 연봉으로 받은 돈은 5200만 원. 실제 가치보다 5억3621만 원이나 적은 금액이다.
구단 | 선수 | WS | WS 연봉 | 실제 연봉 | 차이 |
LG·KIA | 김상현 | 27.5 | 5억8821만 | 5200만 | 5억3621만 |
두산 | 김현수 | 26.6 | 5억6896만 | 1억2600만 | 4억4296만 |
SK | 정근우 | 26.5 | 5억6682만 | 1억7000만 | 3억9682만 |
KIA | 최희섭 | 25.6 | 5억4757만 | 2억 | 3억4757만 |
LG | 박용택 | 23.1 | 4억9410만 | 1억5000만 | 3억4410만 |
KIA | 유동훈 | 18.8 | 4억212만 | 9000만 | 3억1212만 |
히어로즈 | 강정호 | 15.9 | 3억4009만 | 4400만 | 2억9609만 |
KIA | 김원섭 | 18 | 3억8501만 | 9000만 | 2억9501만 |
KIA | 나지완 | 14.5 | 3억1015만 | 3800만 | 2억7215만 |
SK | 박정권 | 14.7 | 3억1443만 | 5000만 | 2억6443만 |
거꾸로 롯데 손민한은 지난해 WS가 3.1에 그쳤다. 활약만 보면 연봉은 6631만 원이면 충분했던 것. 부상 때문이었다고 하지만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에서 받은 연봉 7억 원은 빛이 바랬다.
구단 | 선수 | WS | WS 연봉 | 실제 연봉 | 차이 |
롯데 | 손민한 | 3.1 | 6631만 | 7억 | 6억3369만 |
삼성 | 박진만 | 3.8 | 8128만 | 6억 | 5억1872만 |
LG | 박명환 | 0.1 | 214만 | 5억 | 4억9786만 |
삼성 | 진갑용 | 1.6 | 3422만 | 5억 | 4억6578만 |
삼성 | 양준혁 | 11 | 2억3528만 | 7억 | 4억6472만 |
KIA | 서재응 | 1.3 | 2781만 | 3억7500만 | 3억4719만 |
KIA | 장성호 | 9.7 | 2억748만 | 5억5000만 | 3억4252만 |
히어로즈 | 김수경 | 1.6 | 3422만 | 3억7000만 | 3억3578만 |
SK | 이호준 | 8.2 | 1억7539만 | 5억 | 3억2461만 |
LG | 조인성 | 3.7 | 7914만 | 4억 | 3억2086만 |
박명환과 배영수도 다르지 않다. 박명환은 2007시즌 WS 10.1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0, 올해는 0.1이다. 배영수도 2005 시즌 이후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올해 박명환은 연봉 214만 원, 배영수는 0원 짜리 활약이었다.
표에서는 빠졌지만 롯데 이대호(WS 20.5)는 이 방식으로 계산하면 4억3849만 원을 받아야 한다. 이대호는 2009 시즌 3억6000만 원을 받았다. 물론 구단에서 원하는 금액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팬들이 연봉을 깎지 말라고 불만인 게 더 상식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