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2분법입니다. 스트라이크 아니면 볼. 파울 아니면 페어. 아웃 아니면 세이프. 그리고 야구 모르면 바보.
야구 경기는 투수가 공을 던지는 걸로 시작합니다. 타자가 공을 치지 않으면 심판은 그 공이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판정을 내립니다.
타자는 세 번째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면 삼진으로 아웃을 당하고, 볼이 네 개면 볼넷으로 1루에 나갑니다. 안타를 때린 것과 똑같은 셈이죠.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심판 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제 아무리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를 통과한 공이라고 해도 심판이 '스트라이크' 선언을 하지 않으면 그 공은 죽어도 스트라이크 아닙니다. 규칙에 그렇게 나와 있으니까요.
그럼 도대체 스트라이크는 뭐고, 스트라이크 존은 뭘까요?
주심이 '콜'을 해야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를 정의한 야구 규칙 2.72를 보겠습니다.
2.72 Strike(스트라이크) - 다음과 같은 투수의 정규 투구로서 심판원이 "스트라이크"라고 선언한 것을 말한다.
(a) 타자가 쳤으나 (번트 포함) 투구가 방망이에 맞지 않은 것.
(b) 타자가 치지 않은 투구 가운데 공의 일부분이 스트라이크존의 어느 부분이라도 통과한 것.
(c) 노 스트라이크(No Strike) 또는 1스트라이크일 때 타자가 친 것이 파울 볼이 된 것.
(d) 번트해서 파울 볼이 된 것.
[註] 보통의 파울은 2스트라이크 뒤에 스트라이크로 계산하지 않으나 번트의 파울에 한하여 볼 카운트(Ba ll Count)에 관계없이 항상 스트라이크로 계산하므로 2스트라이크 뒤에 번트한 공이 파울 볼이 되면 타 자는 스트라이크 아우트가 된다. 단, 번트가 플라이 볼이 되어 포구되었을 때는 플라이 아우트가 된다.
(e) 타자가 쳤으나(번트포함) 인플라이트 상태로 타자의 몸(身體) 또는 옷에 닿은 것.
(f) 스트라이크 존에서 타자에 닿은 것.
(g) 파울 팁이 된 것.
※인플라이트(inflight) : 타구, 송구 또는 타구가 땅 또는 야수 이외의 어떤 물건에 닿기 전에 공중에 떠 있는 상태 (야구 규칙 2.41)
어렵지 않습니다. 한 가지 의문인 건 '왜 2스트라이크 뒤에 번트한 공이 파울이 되면 삼진일까?'하는 점. 이런 규칙이 있는 건 때에 따라 타자가 파울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야구 규칙은 '파울볼을 치려는 의도가 명확한 모든 시도'에 대해 스트라이크를 선언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타자가 정말 이런 의도가 있었는지 아닌지 심판이 알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번트에만 이 규적을 계속 적용하게 됐습니다.
'육망성존'을 빼면 스트라이크 존은 직사각형
스트라이크 존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이번에는 야구 규칙 2.73을 보겠습니다.
2.73 Strike Zone(스트라이크 존) - 스트라이크은 어깨의 윗부분과 유니폼 바지의 윗부분의 중간점에 그린 수평선을 상한(上限)으로 하고 무릎 윗부분(98년부터 아랫부분으로 확대)의 선(線)을 하한(下限)으로 하는 본루상의 공간(空間)을 말한 다. 이 스트라이크 존은 타자가 투구를 치기 위하여 취하는 자세로써 결정되어야 한다. (스트라이크존의 확대는 프로에서는 98년부터 실시하기로 하였지만 아마는 97년부터 시행된다.)
[註] 투구를 기다리는 타자가 스트라이크 존을 작아 보이게 하려고 평소와 다른 타격자세를 취하여 웅크리거나 구부려도 주심은 이를 무시하고 그 타자가 평소 취하는 타격자세에 따라서 "스트라이크 존"을 결정한다.
말로 쓰면 좀 복잡하지만 그림으로 보면 이렇게 간단합니다.
상한에 대해 설명한 '어깨의 윗부분과 유니폼 바지의 윗부분의 중간점에 그린 수평선'은 참 복잡한데요, 쉽게 '팔꿈치'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그림에도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옆으로는 본루, 즉 홈플레이트가 기준입니다. 홈플레이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포수가 받을 때 많이 빠진 걸로 보이는데 심판이 스트라이크 선언을 하는 건 이 때문입니다.
사실 스트라이크 규칙은 이렇지만 심판마다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어떤 심판을 바깥쪽을 선호하고 다른 심판은 높을 공을 잘 불러주고 하는 식입니다. 심판마다 서로 키가 다르고 서 있는 위치도 다르니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포수가 경기 초반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특성을 재빨리 파악해야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습니다.
동시에 포수는 타석에 나섰을 때 심판 존에 이의를 가장 적게 제기합니다. 자기가 타자로 이의를 제기하면 수비할 때도 손해를 볼 테니까요. 아직 기억하시죠? 심판이 콜을 해야 스트라이크라는 것.
이렇게 잘난 척 하자!
우리 프로야구는 심판 5명이 한 조로 같이 움직입니다. 경기에 나서는 심판 4명과 심판 부상 같은 사태에 대비하는 대기심까지 5명입니다.
각 심판은 대기심→3루심→1루심→2루심→주심 순서로 움직입니다. 내일 주심을 보는 심판이 오늘 2루심을 보는 방식입니다.
왜 1~3루를 차례로 안 돌아가고 이렇게 할까요? 내일 경기 주심에게 미리 스트라이크존을 익혀두라는 뜻입니다.
야구 좀 안다는 분들께 '이건 몰랐지?'하고 잘난 척 해보시길 -_-)/
※다음 시간에는 '파울 아니면 페어'를 알아봅시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