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24 전영 오픈 배드민턴 남자 복식 챔피언 김원호(왼쪽)-서승재 조. 버밍엄=로이터 뉴스1

'한편 서승재'가 전영 오픈 배드민턴 대회 정상에 올랐습니다.

 

서승재(28·삼성생명)는 팀 후배 김원호(26)와 짝을 이뤄 2025 전영 오픈 남자 복식에 출전했습니다.

 

그리고 16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인도네시아 대표 레오 롤리 카르난도(24)-바가스 마우라나(27) 조에 2-0(21-19, 21-19) 승리를 거뒀습니다.

 

한국 배드민턴 남자 복식 팀이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 대회 정상을 차지한 건 2012년 대회 챔피언 이용대(37)-정재성(1982~2018) 조 이후 13년 만입니다.

 

이용대는 한국 대표팀 초빙 코치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2025 전영 오픈 우승 후 코칭 스태프와 기쁨을 나누고 있는 김원호-서승재 조. 버밍엄=로이터 뉴스1

'복식 천재' 서승재가 전영 오픈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두 번째였습니다.

 

서승재는 2023년 대회 때 채유정(30·인천국제공항)과 함께 혼합 복식 결승에 올랐지만 정쓰웨이(鄭思雄·28)-황야충(黃雅瓊·31) 조에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서승재는 2024 파리 올림픽남자 복식과 혼합 복식 2관왕에 도전했지만 결과적으로 '노 골드'에 그쳤습니다.

 

이후 남자 복식에만 전념하기로 하고 원래 파트너였던 강민혁(26·국군체육부대) 대신 김원호와 짝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새 파트너와 호흡을 맞춘 지 두 달 남짓 지난 시점에 전영 오픈 챔피언 타이틀까지 따냈습니다.

 

2024 전영 오픈 배드민턴 남자 복식 챔피언 김원호(왼쪽)-서승재 조. 버밍엄=로이터 뉴스1

김원호는 길영아(55) 삼성생명 감독 아들입니다.

 

김원호는 파리 올림픽 혼합 복식 은메달을 차지한 뒤 "이제는 엄마를 김원호의 엄마로 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원호가 이 말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면 전영 오픈에서 3연패 정도는 해야 합니다.

 

길 감독은 1993, 1994년 대회 때는 정소영(58) 전북체육회 이사, 1995년 대회 때는 장혜옥(48) 성남시체육회 남고부 감독과 짝을 이뤄 이 대회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참고로 여자 복식 대표 김유정(22)이 정 이사 딸입니다.

 

2023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올해의 남자 선수상을 차지한 서승재. BWF 홈페이지

아, 서승재가 '한편'이라는 별명을 얻은 건 안세영(23·삼성생명) 때문입니다.

 

서승재는 2023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때 남자 복식과 혼합 복식 2관왕에 올랐습니다.

 

그해 BWF 올해의 선수상 역시 서승재 차지였습니다.

 

문제(?)는 안세영도 2003년 세계 챔피언에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였다는 것.

 

이런 이유로 한국 언론에서는 안세영 이야기를 먼저 쓴 뒤 '한편 서승재도…'라고 기사를 구성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개인 두 번째로 전영 오픈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홈페이지

한편 안세영도 올해 전영 오픈 정상에 올랐습니다.

 

안세영은 앞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王祉怡·25·중국)에게 2-1(13-21, 21-18, 21-18)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안세영은 그러면서 2023년에 이어 2년 만이자 개인 두 번째로 이 대회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1899년 전영 오픈 창설 이후 두 번 이상 우승 기록을 남긴 건 안세영이 29번째입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전영 오픈 단식에서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는 안세영과 1996년 대회 여자 단식 챔피언 방수현(53)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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