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23 전영 오픈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는 안세영. 버밍엄=로이터 뉴스1

'셔틀콕 천재' 안세영(21·삼성생명)이 기어이 '대형 사고'를 쳤습니다.

 

안세영은 19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대회 2023 전영 오픈 배드민턴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숙적' 천위페이(陳雨菲·25·중국)를 2-1(21-17, 10-21, 21-19)로 꺾었습니다.

 

한국 선수가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전영 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건 '셔틀콕 천사' 방수현(51)이 1996년 대회에서 우승한 뒤 27년 만입니다.

 

방수현 이전에는 황선애(61)가 1981년, 김연자(60)가 1986년 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적이 있습니다.

 

안세영에게는 인도 오픈, 인도네시아 마스터즈에 이어 올해 세 번째 국제대회 우승입니다.

 

2023 전영 오픈 여자 단식 챔피언십 포인트. 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자인 안세영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랭킹(2위)에서도 천위페이(3위)보다 앞서지만 이날은 오히려 도전자에 더 가까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경기 전까지 천위페이를 상대로 2승을 거두는 동안 8번 패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안세영은 전영 오픈 첫 출전이었던 2020년 대회 때도 32강에서 천위페이에게 1-2(21-14, 15-21, 15-21)로 역전패하며 서둘러 짐을 싸야 했습니다.

 

또 이듬해 열린 2020 도쿄(東京) 올림픽 때도 8강에서 만난 천위페이에게 0-2(18-21, 19-21)로 완패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바로 직전 맞대결이었던 올해 말레이시아 오픈 준결승에서 2-1(21-12, 19-21, 21-9)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었습니다.

 

천웨페이 상대 세 번째 승리

안세영은 18-17로 쫓긴 1세트 후반 천위페이가 헤어 핀을 치자 똑같이 헤어 핀으로 맞서며 승기를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힘을 써보지 못하고 2세트를 내주면서 세트 스코어 1-1로 파이널 세트를 맞았습니다.

 

3세트 때는 1-0 상황에서 샷을 59번 주고받는 랠리 끝에 점수를 올리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안세영이 꾸준히 앞서갔지만 천위페이가 차근차근 점수를 쌓으면서 결국 17-17 동점이 됐습니다.

 

천위페이는 17-20에서 19-20까지 따라 붙으며 마지막 불꽃을 피웠지만 안세영이 중앙 스매싱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경기가 끝났습니다.

 

한국 팀으로는 6년 만에 전영 오픈 여자 복식 챔피언이 된 김소희(왼쪽)-공희용 조. 버밍엄=로이터 뉴스1

한국 팀끼리 맞대결을 벌인 여자 복식에서는 김소영(31·인천국제공항)-공희용(27·전북은행) '킴콩' 조가 이소희(29·인천국제공항)-백하나(23·MG새마을금고) 조를 2-0(21-5, 21-12)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이소희는 2017년 대회장예나(34·김천시청)와 짝을 이뤄 전영 오픈 정상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연상연하 커플(?)끼리 맞붙은 혼합 복식 결승에서는 서승재(26·삼성생명)-채유정(28·인천국제공항) 조가 정쓰웨이(26·鄭思雄)-황야충(黃雅瓊·29) 조에 1-2(16-21, 21-16, 12-21)로 패했습니다.

 

남자 단식에는 한국에서 출전한 선수가 아예 없었고 남자 복식 서승재-강민혁(24·삼성생명), 최솔규(28·요넥스)-김원호(24·삼성생명) 조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결국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두 개씩 따내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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