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반효진(사격), 오상욱(펜싱), 임시현(양궁·위부터).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4 파리 올림픽이 (스포츠부 데스크 관점으로는)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이 대회가 열린 16일 동안 한국 스포츠 팬들 마음을 뒤흔든 세 글자는 역시 '총, 칼, 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 총(사격), 칼(펜싱), 활(양궁) 세 종목에서 금메달 10개를 포함해 메달을 총 16개 따냈습니다.

 

이번 대회 이 세 종목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팀도 전체 메달이 가장 많은 팀도 한국입니다.

 

▌파리 올림픽 사격, 펜싱, 양궁 합산 성적 톱 5
 팀  금  은  동  합계
 한국  10  5  1  16
 중국  5  3  3  11
 미국  3  5  3  11
 이탈리아  2  5  2  9
 일본  2  1  2  5

 

그렇다면 이 성적은 얼마나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현대 양궁'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건 1972 뮌헨 대회부터입니다.

 

그리고 이 대회 이후 총, 칼, 활에서 두 자릿수 금메달을 따낸 건 이번 대회 한국이 처음입니다.

 

이전에는 역시 한국이 2012 런던 대회 때 금메달 8개(사격 3개, 양궁 3개, 펜싱 2개)를 딴 게 기록이었습니다.

 

▌역대 올림픽 사격, 펜싱, 양궁 합산 금메달 톱 5
 팀  사격  펜싱  양궁  합계
 2024 한국  3  2  5  10
 2012 한국  3  2  3  8
 1980 소련  3  3  1  7
 1996 러시아  3  4  0  7
 2008 중국  5  1  1  7

 

양궁은 1900 파리, 1904 세인트루이스, 1908 런던, 1920 안트베르펜 대회 때도 올림픽 정식 종목이었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기둥 위에 나무로 만든 새 조각을 놓고 쏘는 등 현재 올림픽 종목인 양궁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사격도 1900 파리 대회 때는 살아 있는 비둘기를 표적으로 썼고 1908 런던 대회 때는 권총 '결투'에 금메달이 걸려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종목을 모두 포함하면 1920 안트베르펜 대회 때 미국이 사격에서만 금메달 13개를 가져간 게 총, 칼, 활 최다 금메달 기록입니다.

 

▌역대 올림픽 사격, 펜싱, 양궁 합산 메달 톱 5
 국가  사격  펜싱  양궁  합계
 2024 한국  6  3  7  16
 1988 소련  9  5  1  15
 1992 CIS  8  3  2  15
 2020 ROC  7  6  2  15
 2012 한국  4  6  4  14

 

전체 메달 16개 역시 올림픽 역대 최다 기록입니다.

 

이전에는 △1988 서울 대회 소련1992 바르셀로나 대회 독립국가연합(CIS)2020 도쿄(東京) 대회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각각 기록한 15개가 기록이었습니다.

 

옛날 양궁과 옛날 사격을 포함하면 1900 파리 대회 때 프랑스1920 안트베르펜 대회 때 미국이 메달 각 18개를 가져간 적이 있습니다.

 

요컨대 '현대적인' 의미에서는 이번 대회 한국보다 올림픽 총, 칼, 활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팀은 없었던 겁니다.

 

한국의 총, 칼, 활 발전에 앞장선 한화, SK텔레콤, 현대차. 각 회사 제공

이런 리스트에 옛 소련 그리고 중국과 함께 이름을 올리면 어쩐지 DNA 같은 세 글자를 떠올리기 쉬운 게 사실.

 

그런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말씀드린 것처럼 '회원사'를 잘 만난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양궁은 현대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고 펜싱과 SK도 마찬가지입니다.

 

22년 동안 사격을 후원하다 지난해 11월 연맹 회장사 자리를 내려놓은 한화 임원 누군가는 '철수 타이밍을 잘 못 잡았다'며 '쪼인트'를 까이고 있지는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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