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20·광주여대)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여름 올림픽 3관왕에 올랐습니다.
안산은 30일 도쿄(東京) 유메노시마(夢の島) 공원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대표 옐레나 오시포바(28)를 슛오프 끝에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미 혼성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안산은 이 금메달로 이 대회 참가 선수 가운데 첫 번째 3관왕 타이틀까지 얻었습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올림픽 3관왕으로 처음 이름을 올린 건 쇼트트랙 대표 진선유(33)였습니다.
진선유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때 여자 1500m(2월 18일), 3000m 계주(22일), 1000m(25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로부터 약 30분 뒤 남자부에서 역시 1000m, 1500m 금메을 차지하고 있던 안현수(36)가 계주(5000m)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3관왕이 됐습니다.
그리고 잘 아시는 것처럼 안현수는 '빅토르 안'이라는 러시아 대표 자격으로 2014 소치 대회에서 또 한 번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그 전까지 올림픽 양궁은 남녀 선수가 딸 수 있는 금메달이 각 2개(개인, 단체)뿐이라 한국 선수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3관왕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 대회부터 혼성전이 생기면서 남녀부 모두 3관왕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안산이 그 고지를 정복한 첫 선수가 됐습니다.
단, 올림픽 양궁 역사 전체를 놓고 보면 안산이 첫 3관왕은 아닙니다.
20세기 초반에는 '가만히 있는 새(鳥) 쏘기', '움직이는 새 쏘기'처럼 재미난(?) 세부 종목을 놓고 메달 경쟁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휴버트 반 이니스(1866~1961)는 1920년 안트베르펜 대회 때 △28m 거리에서 움직이는 새 쏘기 △33m 거리에서 움직이는 새 쏘기 △30m 단체전 △50m 단체전에서 4관왕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밖에도 세 명이 3관왕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이름 | 국적 | 대회 | 금메달 |
휴버트 반 이니스 | 벨기에 | 1920 안트베르펜 | 4 |
마틸다 하웰 | 미국 | 1904 세인트루이스 | 3 |
에드먼트 반 모어 | 벨기에 | 1920 안트베르펜 | 3 |
에드먼트 클뢰텐스 | 벨기에 | 1920 안트베르펜 | 3 |
안산 | 한국 | 2020 도쿄 | 3 |
이때와 구분하는 차원에서 1972년 뮌헨 대회 때부터 정식 종목이 된 현재 양궁을 '현대 양궁'이라고 구분해 부르기도 합니다.
현대 양궁 역사만 따지면 불론 안산이 사상 첫양궁 3관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