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우선, 최영필 선수의 호투를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굉장한 호투였습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처음 잘 던질 때만 해도, 유난히 긁히는 날인가 보다 하고 말았는데, 마치 가을 잔치를 위해 벼르기라도 하듯, 정말 멋진 투구였습니다. 정말 SK와 두산 타선에게 마치 천적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역시 승부는 또 수비에서 갈렸습니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신경현 선수, 그리고 데이비스 선수의 실책으로 기록되겠습니다만, 미들 인필더진의 수비가 결국 시리즈를 내주는 악영향을 불러 일으키고야 말았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타석에 좌타자인 장원진 선수가 들어와 있었던 만큼 유격수 브리또 선수가 커버를 들어갔어야 했겠죠. 그리고 이어진 데이비스 선수의 실책, 이건 사실 욕심이었습니다. 전상열 선수가 베이스를 한번 터치하느라 시간이 다소 지체했던 건 사실이지만, 꼭 잡아야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2사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을 WP 그래프를 통해 보겠습니다.



보시다 시피, 팽팽하던 균형이 한 순간에 기울어집니다. 오늘 점수라고는 이 한점밖에 없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한화 관점에서 안타까운 건 역시 7회초 공격이었습니다. 이 부분만 한번 잘라내서 보겠습니다.



선두 타자, 이범호 선수는 삼진으로 물러 났지만, 브리또 선수의 안타. 그리고 대주자 김수연 선수의 등장. 신경현 선수 멋들어지게 치고 달리기 작전을 성공시키며 1사 1,3루의 찬스를 만듭니다. 하지만 베테랑급 두 선수, 백재호 / 조원우 선수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며 기회를 무산시킵니다. 이 과정에서의 볼 배합에 대해선 다른 고수분들이 언급해 주실 테니 전 패스 ^^

그리고 WPA를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 분들을 위해 이번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동안 선수들의 WPA를 정리해 봤습니다. (수비에는 에러 이외의 요소는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WPA에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제가 예전에 써놓을 글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먼저 승리팀 두산입니다. ;



예상하신 대로, 전상열 선수와 리오스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별로 의아해 하실 분들이 안 계시리라고 봅니다. 이재우 선수 역시 오늘 투구 내용 보셨다면 동의하시죠? 랜들, 김명제 선수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봅니다. 그 외의 선수들도 모두 수긍하실 만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김동주 선수, 사실 하도 김태균 선수의 부진에 가려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공격에서 많이 부진했습니다. 홈런 1방이 있기는 했지만 그 외의 활약이 확실히 부족했습니다.

이어서 아깝게 탈락한 한화입니다. ;



최영필 선수, 정말 멋진 투구였습니다. 그리고 신경현 선수, 비록 패했지만 이번 포스트 시즌을 계기로 내년에 더욱 좋은 모습 보여주리라 믿습니다. 윤규진 선수, 놀랬습니다. 이제 큰무대 경험도 쌓았으니만큼, 유망주 딱지 떼야죠?? 그리고 언급 안 할 수가 없는 김태균 선수. 데이비스 선수가 최하위라지만, 오늘 송구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큰 경기에서 그렇게 부진해서는 결코 대한민국 4번 타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기면 조금 배우고, 지면 많이 배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일이 징크스가 아닌, 앞으로의 성장에 있어 디딤돌이 되길 빌어 봅니다.

이상으로, 3차전 리뷰 및 WPA에 대한 글을 마치겠습니다.


댓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