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내내, 삼성 타자들은 팬들로부터 그리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다. FA 사상 최고액을 받고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심정수는 몸값에 걸맞는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한수는 부상으로 초반의 놀라운 집중력을 이어가지 못했고, 양준혁은 데뷔 이래 최악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팀타율 .268로 4위, 1996년 .249를 기록한 이후 최악의 성적에 그쳤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다시피 했던 선수가 있었다. 그 이름은 조동찬. '동판 패밀리'라는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지난 시즌에 비해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며 삼성 공격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타자의 일반적인 공격 공헌을 알아보는 수치인 GPA(OPS와 유사하나, 출루율에 80%의 가중치를 더 준 후 4로 나눈 수치이다.)는 .272로 전체 18위, 팀 내에서는 심정수(.306, 5위), 김한수(.279, 16위)에 이은 3위 기록이다. 이를 지난해 기록 .213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여담이지만, GPA는 타율에 익숙해져 있는 야구팬들에게, 타율과 비슷한 범위의 지표를 제시함으로써 타자의 능력을 가늠하는 데 있어 익숙한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것이 수치를 4로 나누는 까닭이다.)
물론 이런 성장세 때문이겠지만, 시즌 막판 선동열 감독은 흥미로운 실험을 하나 시작했다. 8월 23일 LG와의 홈경기에서 조동찬 선수를 처음 1번 타자로 기용한 데 이어, 2경기(8/26, 8/27)를 제외하고는 줄곧 1번 타자로 기용한 것이다. 이미 거의 1위를 굳힌 상황에서, 선동열 감독의 이런 실험은 어떤 의미에서 한국시리즈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조율 작업이었다고 본대도 무방할 것이다.
그럼, 의문이 남는다. 이 실험은 성공했을까? 실패했을까? 아니면 이런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더라도,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윗단락에도 썼지만, 1번으로 처음 출전시킨 8월 23일 이후 다음 경기엔 8월 25일 LG전까지 두 경기 연속 조동찬 선수는 1번으로 기용됐다. 하지만 곧 이어 벌어진 두 경기에서 1번은 그 자리가 친숙한 박한이 선수에게 돌아갔다. 대신 조 선수는 8월 26일에는 6번, 8월 27일에는 7번. 하지만 8월 28일 SK전부터 시즌 최종전까지 그는 계속해서 1번 타자로 출장했다. 감독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게 틀림없다.
1번 타자로 출장한 경기에서 조동찬의 GPA는 .317이다. 다른 타순으로 출장했을 때는 .260에 지나지 않는다. 확실히 1번 타순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물론 1번 타자로 출전했던 시기가 9월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단순히 9월의 타격감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거꾸로 선동열 감독의 의지가 적중한 셈이다. 게다가 조동찬 선수가 1번에서 맹활약함에 따라 부진에 빠진 양준혁 선수를 하위 타선으로 내리고 박한이 선수를 3번에 넣을 수 있는 라인업 변화까지 꾀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선동열 감독이 조동찬 선수를 1번에 배치한 건 고육지책이었다. 삼성에서 1번 타자로 가장 많이 출장한 박한이 선수의 8월 출루율은 .329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시즌 전체 출루율 .377과 비교할 때 부진한 모습이었다. 따라서 대안이 필요했다. 8월까지 조동찬 선수의 출루율은 .352였다. 비록 8월 출루율은 .333으로 박한이 선수에 비해 확실히 나은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조동찬 선수가 1번으로 타순을 조정하면 박한이 선수가 3번 자리에 포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양준혁 선수의 8월 GPA는 .231에 지나지 않았다. 1위 팀의 중심 타자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었다.
결국 선동열 감독이 조동찬 선수를 1번 타순에 기용했던 실험은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8월 23일 1번 타자로 처음 줄장했던 LG와의 경기에서 선두 타자 홈런을 터뜨리며 새로운 1번 타자의 출현을 알렸다. 이후 1번 타자로 출장했던 21경기는 물론, 8월 23일 이후 23경기에서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9월 17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또 한번 선두 타자 홈런을 터뜨리며 1번 타자 자리에서도 주눅들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더더욱 놀라운 건 경기 첫 타석에서의 성적이다. GPA는 .416, 정말 특급이다. 출루율이 5할이나 된다는 건 정말 인상적이다. 게다가 21 경기 가운데 1회 득점이 9번이나 된다. 그만큼 삼성이 공격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 초반 주도권을 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덕분에 조동찬이 1번으로 출장한 21경기에서 삼성의 팀승률은 .666에 달한다. 정말 삼성의 '복덩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조동찬 선수를 1번으로 기용하는 데 의아해 했던 팬들이 상당수에 이렀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그런 의아함을 조동찬 선수는 자신의 실력으로 해소시켰다. 그리고 삼성 팬들은 이런 조동찬 선수의 모습이 한국 시리즈에서도 계속되길 원할 것이다. 일부에서 조동찬 선수를 MLB 최고의 3루수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빗대어 '조드리게스'라 부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에이로드 선수는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다. 따라서 이제 한국 시리즈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별명은 오히려 좋지 않은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조동찬 선수가 이제 그 별명을 뛰어 넘어 팀의 두 번째 한국 시리즈 우승에 기여할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다시피 했던 선수가 있었다. 그 이름은 조동찬. '동판 패밀리'라는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지난 시즌에 비해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며 삼성 공격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타자의 일반적인 공격 공헌을 알아보는 수치인 GPA(OPS와 유사하나, 출루율에 80%의 가중치를 더 준 후 4로 나눈 수치이다.)는 .272로 전체 18위, 팀 내에서는 심정수(.306, 5위), 김한수(.279, 16위)에 이은 3위 기록이다. 이를 지난해 기록 .213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여담이지만, GPA는 타율에 익숙해져 있는 야구팬들에게, 타율과 비슷한 범위의 지표를 제시함으로써 타자의 능력을 가늠하는 데 있어 익숙한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것이 수치를 4로 나누는 까닭이다.)
물론 이런 성장세 때문이겠지만, 시즌 막판 선동열 감독은 흥미로운 실험을 하나 시작했다. 8월 23일 LG와의 홈경기에서 조동찬 선수를 처음 1번 타자로 기용한 데 이어, 2경기(8/26, 8/27)를 제외하고는 줄곧 1번 타자로 기용한 것이다. 이미 거의 1위를 굳힌 상황에서, 선동열 감독의 이런 실험은 어떤 의미에서 한국시리즈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조율 작업이었다고 본대도 무방할 것이다.
그럼, 의문이 남는다. 이 실험은 성공했을까? 실패했을까? 아니면 이런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더라도,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윗단락에도 썼지만, 1번으로 처음 출전시킨 8월 23일 이후 다음 경기엔 8월 25일 LG전까지 두 경기 연속 조동찬 선수는 1번으로 기용됐다. 하지만 곧 이어 벌어진 두 경기에서 1번은 그 자리가 친숙한 박한이 선수에게 돌아갔다. 대신 조 선수는 8월 26일에는 6번, 8월 27일에는 7번. 하지만 8월 28일 SK전부터 시즌 최종전까지 그는 계속해서 1번 타자로 출장했다. 감독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게 틀림없다.
1번 타자로 출장한 경기에서 조동찬의 GPA는 .317이다. 다른 타순으로 출장했을 때는 .260에 지나지 않는다. 확실히 1번 타순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물론 1번 타자로 출전했던 시기가 9월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단순히 9월의 타격감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거꾸로 선동열 감독의 의지가 적중한 셈이다. 게다가 조동찬 선수가 1번에서 맹활약함에 따라 부진에 빠진 양준혁 선수를 하위 타선으로 내리고 박한이 선수를 3번에 넣을 수 있는 라인업 변화까지 꾀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선동열 감독이 조동찬 선수를 1번에 배치한 건 고육지책이었다. 삼성에서 1번 타자로 가장 많이 출장한 박한이 선수의 8월 출루율은 .329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시즌 전체 출루율 .377과 비교할 때 부진한 모습이었다. 따라서 대안이 필요했다. 8월까지 조동찬 선수의 출루율은 .352였다. 비록 8월 출루율은 .333으로 박한이 선수에 비해 확실히 나은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조동찬 선수가 1번으로 타순을 조정하면 박한이 선수가 3번 자리에 포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안타까운 얘기지만, 양준혁 선수의 8월 GPA는 .231에 지나지 않았다. 1위 팀의 중심 타자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었다.
결국 선동열 감독이 조동찬 선수를 1번 타순에 기용했던 실험은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8월 23일 1번 타자로 처음 줄장했던 LG와의 경기에서 선두 타자 홈런을 터뜨리며 새로운 1번 타자의 출현을 알렸다. 이후 1번 타자로 출장했던 21경기는 물론, 8월 23일 이후 23경기에서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9월 17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또 한번 선두 타자 홈런을 터뜨리며 1번 타자 자리에서도 주눅들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더더욱 놀라운 건 경기 첫 타석에서의 성적이다. GPA는 .416, 정말 특급이다. 출루율이 5할이나 된다는 건 정말 인상적이다. 게다가 21 경기 가운데 1회 득점이 9번이나 된다. 그만큼 삼성이 공격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 초반 주도권을 쥐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덕분에 조동찬이 1번으로 출장한 21경기에서 삼성의 팀승률은 .666에 달한다. 정말 삼성의 '복덩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조동찬 선수를 1번으로 기용하는 데 의아해 했던 팬들이 상당수에 이렀으리라고 본다. 하지만 그런 의아함을 조동찬 선수는 자신의 실력으로 해소시켰다. 그리고 삼성 팬들은 이런 조동찬 선수의 모습이 한국 시리즈에서도 계속되길 원할 것이다. 일부에서 조동찬 선수를 MLB 최고의 3루수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빗대어 '조드리게스'라 부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에이로드 선수는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다. 따라서 이제 한국 시리즈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별명은 오히려 좋지 않은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조동찬 선수가 이제 그 별명을 뛰어 넘어 팀의 두 번째 한국 시리즈 우승에 기여할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