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야구야....
그리고 더 미안해 대한 야구야....
사실, 나 너 의심했거든...
정말 이렇게 이겨줄지는 몰랐어...
부탁을 하면서도...
너무 큰 짐을 씌우는 건 아닐까 미안했어....
그냥 참패만 안 하면 되는데...
어차피 별 관심도 없을 때
소리 없이 지는 게 나을지도 모르는데...
그런데 너 너무 잘했어...
정말 더 이상 잘할 수 없을 만큼 너무...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홀로 오롯이...
그렇게 네 매력을 넌 자랑하고야 말았어...
아마 이제 조금 더 많은 사람이 널 좋아하게 될 거야..
어쩌면 이럴 수가 있니...
말을 잇지 못하게...
너무 잘하면 어떡하니....
말하고 싶은데...
이렇게 계속 너무 고맙다고...
너무 행복하다고...
그렇게 계속 말하고 싶은데....
그렇지?
축구에 관심이 없어도 나라를 사랑할 수 있지?
그렇지?
내가 정말 이상한 거 좋아하는 게 아니지?
고마워, 정말....
오늘 마시는 소주는
내 인생에서 가장 달고
오늘 마시는 맥주는
내 인생에서 가장 시원할 거야...
그리고 오늘 만난 사람들은
평생 내 기억에서 잊을 수 없을 거야...
너로 인해
아니 오직 너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던 느낌을 테니까...
고마워 야구야...
널 사랑할 수 있게 해주어서...
아니,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더더욱 사랑하게 해주어서...
넌 지금껏 내가 만난 최고의 목적어
넌 지금껏 내가 만난 최고의 주인
넌 지금껏 내가 만난 최고의 눈물
넌 지금껏 내가 만난 최고의 웃음
계속해서 고마워하게 해줄 거지?
미리 고마워, 야구야.
정말 고마워, 대한 야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