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와~


들었니?
듣고 싶지 않아도
곳곳에서 울려 퍼지던 그 소리
우리가 이겼음을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해준 그 소리
그리고 에이스의 어퍼 컷 세레모니




서럽진 않았니?
왜 적이 되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그저 관심이 없을 뿐인데
사실 별로 관심 없어요, 하고 말하지도 못한 채
숨죽여 지내야 했던 날들

난 그냥 축구에 관심이 없는 것뿐인데...
그냥 야구 볼 시간도 모자라서 그런 것뿐인데....




왜 100일도 더 남은 월드컵엔 그리 발광하면서
코앞으로 다가온 WBC는 그리도 조용한지...

도대체 야구가 무엇을 잘못한 건지?
야구를 사랑하면 나라를 사랑하는 게 아니야?






그럼 이건 뭐야?
야구팬들은 저기만 모여서 보는 거야?
일부러 많은 것처럼 보이려고?

그래서
부탁인데
그냥 한번만 이겨주면 안 될까?

아니, 축구가 싫어서 이겨달라는 건 아니야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냥 야구를 사랑하는 것도
나라를 사랑하는 법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
꼭 스포츠로 나라를 사랑해야 한다면 말이야...

곧잘 생각해...
내가 이상한 걸 좋아하는 걸까?
사람들은 야, 왜 너 야구처럼 이상한 걸 좋아하냐? 고 생각할까?

이상하지...
내가 이상한 걸 좋아하는 게 아닌데...
내가 이상한 걸 좋아하는 게 아닌데...

그래서 부탁인데...
한번만 이겨주면 안 될까?
내가 이상한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거
그냥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
한번만 이겨주면 안 될까?




저 축구에 정말 정말 관심없어요
대신 야구 진짜 진짜 좋아하구요
그래도 축구팬만큼 나라 사랑해요
그리고 저 이상한 거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그냥 야구가 미치도록 좋은 것뿐이라구요...


그냥 이렇게 떳떳하게 말하고 싶어서 그래..

그래서 부탁인데,
한번만 이겨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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