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카운트 2 스트라이크 노 볼. 배터리 머릿 속에는 온갖 경우의 수가 떠오를 겁니다. '지금 이 타자, 몸 쪽 직구에 약하지. 바깥쪽으로 유인구 하나 던지고 바로 다음에 몸쪽에 빠르게 하나 붙일까? 아니야. 그냥 한번에 가지 뭐. 아니야, 아니야. 땅볼을 유도하는 게 나을 거야. 괜히 한방 크게 얻어맞는다. 스탠스를 봐, 몸쪽을 잔뜩 노리고 있잖아' 기타 등등. 그래도 확실한 건 이미 이 타자를 잡고 아웃 카운트를 늘릴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법 높은 건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렇겠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자료에 따르면 2000시즌 2 스트라이크 노 볼(이하 2-0)에서 투수를 제외한 타자들은 타율 .168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시즌 전체 타율 .270에 비하면 100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수치죠. 그만큼 2-0 상황이 된다는 건 확실히 수비측에 유리합니다. 그런데 볼 카운트 2-0에서 오히려 강한 타자가 있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2005시즌 국내 리그에도 이런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롯데 라이온 선수 이번 시즌 타율은 .268입니다. 2-0에서는 .393의 괴물로 변신합니다. 이호준 선수도 .271이던 타율이 .375까지 치솟습니다.
물론 시즌 전체 타석에 비하면 2-0이라는 상황은 매우 표본이 적습니다. 따라서 재미로 각 카운트별로 어떤 선수들이 강하고 약했는지 한번 알아보록 하겠습니다. 시작은 재미였지만, 혹시 무엇이라고 하나 건질지 또 아나요?
먼저 이번 시즌 볼 카운트별 타율을 알아보죠. 모든 타자들의 모든 타석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일이겠지만 한잔 형님께서 구축하고 계신 데이터베이스(DB)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이런 자료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규정타석 70% 이상 채운 선수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근소한 차이라는 건 물론 존재하겠습니다만 이보다 더 적은 타석을 기록한 선수들의 기록은 아무래도 표본 수가 너무 적습니다. 이렇게 해서 뽑힌 선수는 모두 69명.
이 선수들 볼 카운트별 타율은 이렇습니다.
볼 카운트 0-2와 1-3, 타자들의 천국입니다. 0-3도 마찬가지. 0-2에서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자면 어느 배터리든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올 확률이 높을 겁니다. 3볼 낫싱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말입니다. 거꾸로 타자들은 이 타이밍을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자연스레 타율이 높다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반면 2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돼 투수들의 파라다이스로 변합니다. 2-3도 볼이 세 개 들어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 스트라이크 이후엔 타자들이 완전히 맥을 못 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서 의문이 든 게 있습니다. 여러분이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0-3에서 굳이 치고 싶은 생각이 들까요? 물론 정말 너무도 원하는 코스에 원하는 구질, 원하는 속도로 공이 들어온다면 몰라도 일반적으로는 기다리게 마련입니다. 실제로 69명이 0-3 상황에서 기록한 타수는 41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볼넷은 611개나 얻어냈는데 말입니다.
따라서 타율보다 이런 상황을 더 잘 나타내줄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건 GPA. 볼 카운트별 GPA를 그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희생 플라이와 몸에 맞는 볼의 숫자를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출루율을 구하는 데 있어 (안타+볼넷)/(타수+볼넷)의 공식을 사용했음을 일러둡니다. 실제 출루율과의 R-Square값은 .9285였습니다.
사실 이게 좀더 제가 상상했던 모양과 일치합니다. 그러니까 타자들이 노려칠 수 있는 볼 카운트에서는. 게다가 볼넷까지 얻어낼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장타와 출루가 모두 증가해야 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1-3보다 0-3이 타자에게 더 유리한 볼카운트라는 생각 말입니다. 그리고 '풀 카운트는 좀더 중립적인 카운트가 아닐까'하는 점에 있어서도 비슷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3볼에서 존을 벗어난 볼을 굳이 건드릴 필요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럼 계속해서, 볼 카운트별로 어떤 선수들이 최고의 타자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예상 밖으로 장문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제가 GPA만큼이나 환장해 있는 '상자-수염' 그래프를 보시는 걸로 마치겠습니다.
타자들의 천국 0-3 때문에 범위가 지나치게 넓습니다. 상하위 50%가 박스로 나타나지도 않을 만큼 철저하게 기다립니다. 아마도 1-3가 되는 경우가 가장 많을 겁니다. 여기서 치는 게 나은지 기다리는 게 나은지는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논의할 영역은 아니라는 얘기죠. 그래서 범위를 좀 좁히면 ;
대체적으로 균등한 분포를 보이지만, 1-3에서 확실히 남들보다 더 잘치는 타자들이 있습니다. 스트라이크가 들어올 거라 생각하고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펀치력 있는 타자일까요? 2-0도 마찬가지입니다. 방망이 컨트롤에 자신이 있는 타자든 아니면 여전히 투수를 압도할 수 있는 강타자이든 말입니다. 반면 2-2에서는 남들보다 못 치는 타자들이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삼진은 근소한 차이로 2-1에서 더 많이 당하는데 말입니다. (1438 Vs 1348)
그럼 마지막으로 볼 카운트 가리지 않고 가장 무서운 타자는 누굴까요? 방망이 컨트롤이 좋은 타자? 선구안이 뛰어난 타자? 아니면 볼 카운트 가리지 않는 파워를 겸비한 깡패들? 이번 작업을 통해 나타난 결과를 보면 이번 시즌 볼 카운트를 가리지 않는 가장 꾸준히 무서운 타자는 LG의 이병규 선수였습니다. 2위는 두산의 안경현, 3위는 한화의 조원우. 이 뒤를 잇는 선수의 SK의 박재홍 선수였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그건 여러분께 맡기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자료에 따르면 2000시즌 2 스트라이크 노 볼(이하 2-0)에서 투수를 제외한 타자들은 타율 .168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시즌 전체 타율 .270에 비하면 100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수치죠. 그만큼 2-0 상황이 된다는 건 확실히 수비측에 유리합니다. 그런데 볼 카운트 2-0에서 오히려 강한 타자가 있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2005시즌 국내 리그에도 이런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롯데 라이온 선수 이번 시즌 타율은 .268입니다. 2-0에서는 .393의 괴물로 변신합니다. 이호준 선수도 .271이던 타율이 .375까지 치솟습니다.
물론 시즌 전체 타석에 비하면 2-0이라는 상황은 매우 표본이 적습니다. 따라서 재미로 각 카운트별로 어떤 선수들이 강하고 약했는지 한번 알아보록 하겠습니다. 시작은 재미였지만, 혹시 무엇이라고 하나 건질지 또 아나요?
먼저 이번 시즌 볼 카운트별 타율을 알아보죠. 모든 타자들의 모든 타석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일이겠지만 한잔 형님께서 구축하고 계신 데이터베이스(DB)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이런 자료를 구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규정타석 70% 이상 채운 선수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근소한 차이라는 건 물론 존재하겠습니다만 이보다 더 적은 타석을 기록한 선수들의 기록은 아무래도 표본 수가 너무 적습니다. 이렇게 해서 뽑힌 선수는 모두 69명.
이 선수들 볼 카운트별 타율은 이렇습니다.
볼 카운트 0-2와 1-3, 타자들의 천국입니다. 0-3도 마찬가지. 0-2에서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자면 어느 배터리든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올 확률이 높을 겁니다. 3볼 낫싱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말입니다. 거꾸로 타자들은 이 타이밍을 노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자연스레 타율이 높다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반면 2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돼 투수들의 파라다이스로 변합니다. 2-3도 볼이 세 개 들어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 스트라이크 이후엔 타자들이 완전히 맥을 못 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서 의문이 든 게 있습니다. 여러분이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0-3에서 굳이 치고 싶은 생각이 들까요? 물론 정말 너무도 원하는 코스에 원하는 구질, 원하는 속도로 공이 들어온다면 몰라도 일반적으로는 기다리게 마련입니다. 실제로 69명이 0-3 상황에서 기록한 타수는 41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볼넷은 611개나 얻어냈는데 말입니다.
따라서 타율보다 이런 상황을 더 잘 나타내줄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건 GPA. 볼 카운트별 GPA를 그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희생 플라이와 몸에 맞는 볼의 숫자를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출루율을 구하는 데 있어 (안타+볼넷)/(타수+볼넷)의 공식을 사용했음을 일러둡니다. 실제 출루율과의 R-Square값은 .9285였습니다.
사실 이게 좀더 제가 상상했던 모양과 일치합니다. 그러니까 타자들이 노려칠 수 있는 볼 카운트에서는. 게다가 볼넷까지 얻어낼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장타와 출루가 모두 증가해야 한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1-3보다 0-3이 타자에게 더 유리한 볼카운트라는 생각 말입니다. 그리고 '풀 카운트는 좀더 중립적인 카운트가 아닐까'하는 점에 있어서도 비슷한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3볼에서 존을 벗어난 볼을 굳이 건드릴 필요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럼 계속해서, 볼 카운트별로 어떤 선수들이 최고의 타자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0-0
Best ; 송지만 +.147 (GPA .420, 2B 7, HR 10) - 사실은 야구장에서 "집사님, 초구 한번만 그냥 보내봅시다"하고 외쳐본 적이 있었다. 이제 마음껏 휘두르시길 빌어야할 듯.
아차상 ; 클리어 (22 for 44) - 송지만이 너무 막강했을 뿐이다. GPA .320, 2B 4, HR 1
Worst ; 박진만 -.136 (3 for 27, GPA .106, HR 1) - 홈런 하나를 위한 희생이 너무 컸다.
2. 0-1
Best ; 서한규 +.259 (GPA .485, 2B 2, HR 1) - 네, 여러분. 그 서한규가 맞습니다.
아차상 ; 김한수 +.185 - 에이, 평소에도 잘하는데 한번 양보해도 괜찮죠?
Worst ; 전준호 -.108 (4 for 24, GPA .117) - 이 4안타 가운데 세 개는 어쩐지 번트 안타일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3. 0-2
Best ; 박재홍, 이진영, 김재현 - SK 타순을 옮겨온 게 아니다. 이 들 셋을 기록을 합하면 GPA .463, 2B 3, HR 9. 모두 2루타 1개, 홈런 세 개씩이다.
아차상 ; 서튼 - 홈런은 세 개였지만, 2루타가 2개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SK 소속이 아니었다.
Worst ; 최경환 -.235 (GPA .000) - 0-3는 원래 타자들의 천국이다. 하지만 이건 어떨까? 스트라이크 하나 더 먹고 1-2가 됐을 때 GPA .332가 됐다.
4. 0-3
Best ; 데이비스 +.632 (3 for 3, HR 1) ; 홈런뿐 아니라 단타도 2개 있었다.
아차상 ; 이도형, 김태균 - 1타수 1홈런뿐이었다.
Worst ; 한규식 - 이 황금 같은 타자들의 카운트를 경험 못 했다.
5. 1-0
Best ; 김인철 +.225 (12 for 25, 2B 6, HR 2) - 이제 스트라이크 두 개를 연거푸 넣을 수 없는 타자가 됐다.
Worst ; 심정수 -.167 (.194 / .194 / .194) - 심정수한테 스트라이크 두 개를 연거푸 넣을 수 있는 투수가 얼마나 될까? 곧 그 결과가 나온다.
6. 1-1
Best ; 심정수 +.134 (AVG. 515 SLG .818) - 조금만 기다리면 될 걸, 그걸 못 참고.
아차상 ; 신경현 +.151 (1B 8, 2B 1, 3B 1, HR 3) - 싸이클링 히트라는 건 안다. 하지만 계속 한화 타자들만 쓸 수는 없잖아. -_-
Worst ; 심재학 -.177 (3 for 23) - 중립적인 볼카운트를 0-0, 1-1, 2-3라고 할 때 그는 중립적인 카운트에 약하다. (-.037 / -.177 / -.009) 특히 1-1에서 심하다.
7. 1-2
Best ; 손인호 +.250 (SLG .958, HR 2) - 바뀌지 않는 스윙 덕이겠지만 노려칠 수 있는 카운트에서 여전히 그는 건재하다.
아차상 ; 이대호 +.229 - 손 선배는 저 홈런 2개가 이번 시즌의 전부인데, 양보할 수 있죠?
Worst ; 홍성흔 -.127 (4 for 26) - 사실 1-1에서 그는 55타수 23안타, 타율 .418이다. 그걸 놓친 게 아까웠던 걸까?
8. 1-3
Best ; 송지만 +.473 (6 for 12, 2B 1, HR 1) - 마음껏 휘둘러도 좋을 때 그는 강하다.
Worst ; 김종국 +.048 (0 for 9, BB 13) - 1-3에서 타율이 0인 선수 가운데 김종국보다 볼넷이 적은 선수는 정의윤(BB 7)뿐이다. 그 신인 선수보다 네 번이나 더 못 참았다.
9. 2-0
Best ; 이호준 +.074 (GPA .356, HR 2) - 마치 스트라이크만 두 개라는 걸 전혀 의식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차상 ; 라이온 +.070 (2B 3) - 언제나 잠실구장, 상대는 언제나 LG, 그리고 2-0까지 기다리기만 한다면 그리 나쁜 타자는 아니다. 물론 여전히 홈런은 없겠지만.
Worst ; 데이비스 -.254 (.091 / .091 / .091) - 정말 데이비스 기록이다.
아차상 ; 임재철 -.232 (.050 / .050 / .050) - 데이비스가 살려줬다.
10. 2-1
Best ; 강귀태 +.057 (12 for 35, 2B 3, HR 2) - 그는 2-1에서 GPA가 감소하지 않는 유일한 타자다. 계속 이렇게만 쳐준다면 군대 안 가는 방법도 생길 텐데.
Worst ; 강동우 -.179 (3 for 42) - 강동우를 상대하는 법. 우선 1-1을 만들어라. 그리고 볼을 하나 더 던진다. 볼이라고 긴장할 것 없다. 1-1에서 .275이던 GPA가 .140이 되니까. 하지만 가능하면 스트라이크를 하나 더 넣어라. .050으로 뚝 떨어질 테니까.
아차상 ; 송지만 -.187 (SO 39) - 맘껏 휘두를 때 잘 친다는 얘기를 위에서 했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마구 휘두르면 안 된다.
11. 2-2
Best ; 심재학 -.004 (SLG .500) - 볼카운트 2-2에서 모든 타자들은 GPA가 감소한다. 평균적 감소폭은 -.102. 2-2는 중립적인 카운트가 아닌가 보다.
Worst ; 김상훈 -.216 (0 for 39) - 설명이 필요하십니까?
12. 2-3
Best ; 데이비스 +.155 (2B 3, HR 5) - 장타율 .655를 찍는 와중에 BB/SO 역시 35/16으로 인상적이었다. 다음 타자가 김태균이라 투수들이 '그거'를 노렸던 걸까? -_-;
Worst ; 손지환 -.075 (2 for 23) - 타율로 바꾸면 .087이다. 2-3가 좀 특수하긴 하지만 볼넷이 가능한 상황에서 최악의 GPA(.170).
아차상 ; 브리또 +.028 - 칠 수 있는 공이 들어온다고 자신하는 걸까? 이 상황에서 볼넷이 달랑 두 개뿐인 건.
13. 3-0
뭐하세요? 삼구 삼진 먹었다구요. 덕아웃 들어가서 반성해야죠. 아니면 달리시든가.
Best ; 송지만 +.147 (GPA .420, 2B 7, HR 10) - 사실은 야구장에서 "집사님, 초구 한번만 그냥 보내봅시다"하고 외쳐본 적이 있었다. 이제 마음껏 휘두르시길 빌어야할 듯.
아차상 ; 클리어 (22 for 44) - 송지만이 너무 막강했을 뿐이다. GPA .320, 2B 4, HR 1
Worst ; 박진만 -.136 (3 for 27, GPA .106, HR 1) - 홈런 하나를 위한 희생이 너무 컸다.
2. 0-1
Best ; 서한규 +.259 (GPA .485, 2B 2, HR 1) - 네, 여러분. 그 서한규가 맞습니다.
아차상 ; 김한수 +.185 - 에이, 평소에도 잘하는데 한번 양보해도 괜찮죠?
Worst ; 전준호 -.108 (4 for 24, GPA .117) - 이 4안타 가운데 세 개는 어쩐지 번트 안타일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3. 0-2
Best ; 박재홍, 이진영, 김재현 - SK 타순을 옮겨온 게 아니다. 이 들 셋을 기록을 합하면 GPA .463, 2B 3, HR 9. 모두 2루타 1개, 홈런 세 개씩이다.
아차상 ; 서튼 - 홈런은 세 개였지만, 2루타가 2개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SK 소속이 아니었다.
Worst ; 최경환 -.235 (GPA .000) - 0-3는 원래 타자들의 천국이다. 하지만 이건 어떨까? 스트라이크 하나 더 먹고 1-2가 됐을 때 GPA .332가 됐다.
4. 0-3
Best ; 데이비스 +.632 (3 for 3, HR 1) ; 홈런뿐 아니라 단타도 2개 있었다.
아차상 ; 이도형, 김태균 - 1타수 1홈런뿐이었다.
Worst ; 한규식 - 이 황금 같은 타자들의 카운트를 경험 못 했다.
5. 1-0
Best ; 김인철 +.225 (12 for 25, 2B 6, HR 2) - 이제 스트라이크 두 개를 연거푸 넣을 수 없는 타자가 됐다.
Worst ; 심정수 -.167 (.194 / .194 / .194) - 심정수한테 스트라이크 두 개를 연거푸 넣을 수 있는 투수가 얼마나 될까? 곧 그 결과가 나온다.
6. 1-1
Best ; 심정수 +.134 (AVG. 515 SLG .818) - 조금만 기다리면 될 걸, 그걸 못 참고.
아차상 ; 신경현 +.151 (1B 8, 2B 1, 3B 1, HR 3) - 싸이클링 히트라는 건 안다. 하지만 계속 한화 타자들만 쓸 수는 없잖아. -_-
Worst ; 심재학 -.177 (3 for 23) - 중립적인 볼카운트를 0-0, 1-1, 2-3라고 할 때 그는 중립적인 카운트에 약하다. (-.037 / -.177 / -.009) 특히 1-1에서 심하다.
7. 1-2
Best ; 손인호 +.250 (SLG .958, HR 2) - 바뀌지 않는 스윙 덕이겠지만 노려칠 수 있는 카운트에서 여전히 그는 건재하다.
아차상 ; 이대호 +.229 - 손 선배는 저 홈런 2개가 이번 시즌의 전부인데, 양보할 수 있죠?
Worst ; 홍성흔 -.127 (4 for 26) - 사실 1-1에서 그는 55타수 23안타, 타율 .418이다. 그걸 놓친 게 아까웠던 걸까?
8. 1-3
Best ; 송지만 +.473 (6 for 12, 2B 1, HR 1) - 마음껏 휘둘러도 좋을 때 그는 강하다.
Worst ; 김종국 +.048 (0 for 9, BB 13) - 1-3에서 타율이 0인 선수 가운데 김종국보다 볼넷이 적은 선수는 정의윤(BB 7)뿐이다. 그 신인 선수보다 네 번이나 더 못 참았다.
9. 2-0
Best ; 이호준 +.074 (GPA .356, HR 2) - 마치 스트라이크만 두 개라는 걸 전혀 의식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차상 ; 라이온 +.070 (2B 3) - 언제나 잠실구장, 상대는 언제나 LG, 그리고 2-0까지 기다리기만 한다면 그리 나쁜 타자는 아니다. 물론 여전히 홈런은 없겠지만.
Worst ; 데이비스 -.254 (.091 / .091 / .091) - 정말 데이비스 기록이다.
아차상 ; 임재철 -.232 (.050 / .050 / .050) - 데이비스가 살려줬다.
10. 2-1
Best ; 강귀태 +.057 (12 for 35, 2B 3, HR 2) - 그는 2-1에서 GPA가 감소하지 않는 유일한 타자다. 계속 이렇게만 쳐준다면 군대 안 가는 방법도 생길 텐데.
Worst ; 강동우 -.179 (3 for 42) - 강동우를 상대하는 법. 우선 1-1을 만들어라. 그리고 볼을 하나 더 던진다. 볼이라고 긴장할 것 없다. 1-1에서 .275이던 GPA가 .140이 되니까. 하지만 가능하면 스트라이크를 하나 더 넣어라. .050으로 뚝 떨어질 테니까.
아차상 ; 송지만 -.187 (SO 39) - 맘껏 휘두를 때 잘 친다는 얘기를 위에서 했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마구 휘두르면 안 된다.
11. 2-2
Best ; 심재학 -.004 (SLG .500) - 볼카운트 2-2에서 모든 타자들은 GPA가 감소한다. 평균적 감소폭은 -.102. 2-2는 중립적인 카운트가 아닌가 보다.
Worst ; 김상훈 -.216 (0 for 39) - 설명이 필요하십니까?
12. 2-3
Best ; 데이비스 +.155 (2B 3, HR 5) - 장타율 .655를 찍는 와중에 BB/SO 역시 35/16으로 인상적이었다. 다음 타자가 김태균이라 투수들이 '그거'를 노렸던 걸까? -_-;
Worst ; 손지환 -.075 (2 for 23) - 타율로 바꾸면 .087이다. 2-3가 좀 특수하긴 하지만 볼넷이 가능한 상황에서 최악의 GPA(.170).
아차상 ; 브리또 +.028 - 칠 수 있는 공이 들어온다고 자신하는 걸까? 이 상황에서 볼넷이 달랑 두 개뿐인 건.
13. 3-0
뭐하세요? 삼구 삼진 먹었다구요. 덕아웃 들어가서 반성해야죠. 아니면 달리시든가.
예상 밖으로 장문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제가 GPA만큼이나 환장해 있는 '상자-수염' 그래프를 보시는 걸로 마치겠습니다.
타자들의 천국 0-3 때문에 범위가 지나치게 넓습니다. 상하위 50%가 박스로 나타나지도 않을 만큼 철저하게 기다립니다. 아마도 1-3가 되는 경우가 가장 많을 겁니다. 여기서 치는 게 나은지 기다리는 게 나은지는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논의할 영역은 아니라는 얘기죠. 그래서 범위를 좀 좁히면 ;
대체적으로 균등한 분포를 보이지만, 1-3에서 확실히 남들보다 더 잘치는 타자들이 있습니다. 스트라이크가 들어올 거라 생각하고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펀치력 있는 타자일까요? 2-0도 마찬가지입니다. 방망이 컨트롤에 자신이 있는 타자든 아니면 여전히 투수를 압도할 수 있는 강타자이든 말입니다. 반면 2-2에서는 남들보다 못 치는 타자들이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삼진은 근소한 차이로 2-1에서 더 많이 당하는데 말입니다. (1438 Vs 1348)
그럼 마지막으로 볼 카운트 가리지 않고 가장 무서운 타자는 누굴까요? 방망이 컨트롤이 좋은 타자? 선구안이 뛰어난 타자? 아니면 볼 카운트 가리지 않는 파워를 겸비한 깡패들? 이번 작업을 통해 나타난 결과를 보면 이번 시즌 볼 카운트를 가리지 않는 가장 꾸준히 무서운 타자는 LG의 이병규 선수였습니다. 2위는 두산의 안경현, 3위는 한화의 조원우. 이 뒤를 잇는 선수의 SK의 박재홍 선수였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그건 여러분께 맡기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