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이 글은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때 썼습니다. 현재(2018년)와는 사정이 다를 수 있습니다.


스포츠 팬 중에는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100% 사실이라고 믿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지몽매한 대중을 깨우쳐주겠다고 다짐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그러니까 스포츠 팬 가운데는 지금 내가 하려는 짓과 똑같은 걸 너무도 사랑하시는 분이 적지 않다는 거다.

어제 점심 때 우리나라가 종합순위 2위로 나오자 한 분께서 불쑥 꺼낸 말씀.

"다른 나라는 다 메달 총합으로 하는데 우리나라만 금메달로 한단 말이야. 우리는 금메달 아니면 쳐주지도 않는 건 무슨 근성이냐?"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로지 금메달에만 목을 건다는 건 '밥을 많이 먹으면 배부르다'처럼 지극히 당연한 사실. 그렇지만 정말 다른 다라는 전부 전체 메달 획득 개수로 순위를 매기고 있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그런 나라는 (일단) 미국뿐이다.

먼저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오른편에 따로 전체 매달 개수로 매긴 순위를 표시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금메달 우선 방식이다.



일본 NHK



영국 BBC



프랑스 TF1



모두 금메달 순으로 표시한다.

다만 미국 ESPN는 이렇게 전체 메달 순서로 돼 있다.



미국은 금메달뿐 아니라 메달 자체를 엄청나게 많이 따는 나라니 당연한 결과.

몇 달 전 SBS 이성훈 선배랑 술을 마시다가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

남자들이 가진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자기가 스포츠를 좋아하고 잘 안다"고 착각한다는 것.

사실 이 블로그는 그런 착각에 맞서기 위해 시작했다.

쓰다 보니 야구에 지나치게 치중한 감이 없지 않지만, 스포츠 '찌라시'에 나오는 게 아니라 진짜 스포츠이야기(Sportugese)를 나누는 공간.

최근 포스팅이 뜸하고 덕분에 방문자수도 팍 줄었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분들 감사드려요.

왜 갑자기 이런 말을 쓰냐고요? 이 블로그 500번째 글이거든요 ㅎㅎ

누구 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말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무도 그런 사람이 되려 하지 않길래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주제 넘고 건방진 말이지만 스포츠에 있어서 '그런 사람'이 되려고 열심히 노력할 테니 여러분도 함께 해요 -_-)/



댓글, 10

  •  댓글  수정/삭제 닥슈나이더
    2008.08.11 14:57

    중학교때... 1루 슬라이딩가지고 그런일이...ㅠㅠ;;;

    발야구 였는데.... 맞춰도 아웃되는 룰 이었습니다.....
    1루 들어가면서... 공피하면서 슬라이딩.....

    반 전체가 아웃이라고 우기고....
    이미 국민학교때 선수 생활을 하면서 슬라이딩 해도 상관 없다는걸 아는 저 혼자 우기고...

    결국 바보 됐죠...
    아무도 슬라이딩 하는걸 본적이 없었다는 슬픈이야기...ㅠㅠ;;

    야구 규칙에 있다고 하고.. 내가 실제 정규 시합해서 했다고 해도.. 모두 무시..ㅠㅠ;;

    피에스 : 전체 합 띠어리는 저도 들은적이 있다는....... 그럴싸 해서 믿었다능...ㅠㅠ;;;

    •  수정/삭제 kini
      2008.08.12 20:40 신고

      역시 대한민국에서는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평범한 상식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군요 -_-;;

  •  댓글  수정/삭제 이승환
    2008.08.12 06:51

    덕택에 상식을 고쳤습니다...;

    •  수정/삭제 kini
      2008.08.12 20:40 신고

      사실 전 세계 국가를 다 뒤져본 건 아니라 살짝 자신이 없기도 합니다 ^^

  •  댓글  수정/삭제 배재관
    2008.08.12 17:19

    유익한 정보 고맙습니다 ^^

  •  댓글  수정/삭제 기다림미학
    2008.08.12 17:28

    야구팬 다수는 본인이 야구 전문가라는 착각속에 야구를 보고, 오히려 그래서 야구를 보며 나름의 즐거움을 자기식대로 찾아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때로는 말입니다.....때로는.....
    같잖다는 느낌이 들때가 한 두번이 아니라는 거죠,,,
    몇년전 한동안 인터넷 야구 사이트는 쳐다보지도 않던것도 그런 이유가 좀 있던거 같네요...

    더불어 나역시 본의 아니게 누군가에게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시건방을 떤적은 없는지 늘 염두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저는 건방을 떨만큼 많이 알지도 못하지만 말입니다...-_-;;;

    •  수정/삭제 kini
      2008.08.12 20:41 신고

      그게 야구뿐 아니라 모든 종목에 적용된다고 봅니다. 사실 스포츠도 다른 분야랑 마찬가지로 많은 공부가 필요한데, '에이 그깟 것'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말씀이죠.

      겨우 스포츠 신문서 몇 줄 읽은 게 전부인데 말입니다.

  •  댓글  수정/삭제 Henry,theKing!
    2008.08.13 09:39

    블로그의 취지에 동감이네요. 저도 그런 남자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고백해야겠군요-_-

    메달 수 집계는 제가 어디선가 들은 바로는
    IOC에서 공식 순위가 나가는 건 아니고 국가별로 지 맘대로 한다고 들었는데
    뭐 대부분 우리나라와 같은 방식이겠죠. ^^
    아닌 나라도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 금메달과 큰 인연이 없는 나라였다고 들었고..

    하계만이 아니라 동계 때도 너무나 억울하거나 아쉽게 은메달인 경우가 많아서
    전 개인적으로는 메달 총합이나 금메달 5점 은메달 3점 동메달 1점으로 집계합니다.
    (구기 종목 같은 경우엔 MVP나 다득점같은 경우에는 금메달 취급하구요-_-;)

    어차피 다른 사람한테 우기는건 아니니까 뭐 괜찮겠죠.
    예전에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순위 메긴 적도 많았는데
    솔직히 큰 차이는 없었던...;

    가장 큰 원인은 지난 아테네 때 여자 핸드볼 결승전에서 너무 아까운 은메달이
    단순한 은메달로 끝난다는 게 억울해서 그랬었죠.
    이것도 주워들은 상식인데, 축구에서는 토너먼트일 때 연장전까지 무승부일 때는
    공식 기록은 무승부이고, 승부차기는 그냥 승강을 위해서만 한다고 들었습니다.
    핸드볼은 어떨지 모르지만 그냥 제 맘대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_-

    키니님 블로그에서 많은걸 배우고 갑니다.
    특히 요 전에 올리신 미녀 베스트 10은 참 명문이었죠. 감사드립니다.^^

    •  수정/삭제 kini
      2008.08.14 15:42 신고

      저 역시 축구 승부차기는 공식적으로 무승부가 맞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메달을 따든 못 따든 최선을 다 하는 모습 하나 하나가 감동이라는 것.

      어쩌면 그게 이 블로그의 진짜 취지인지도 모르겠어요.

      올림픽 경기를 다 지켜보지는 못해서 그렇게까지는 못 쓰지만…

      +

      네, 그 미녀 글은 개인적으로도 최근에 쓴 글 가운데 제일 마음에 듭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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