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방송할 것 없이 2007년 동안 나라 안팎에서 벌어진 일들을 정리하기 위해 분주하다. 그러니까 김연아·박태환을 밀어내고 태안을 찾은 자원 봉사자들을 올해의 인물로 뽑는다든지 다시 한번 파바로티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님을 떠올리게 만든다든지 하는 일들 말이다.
하지만 사람은 파키스탄 부토 前총리의 피살보다 내 여자친구가 삐친 일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존재가 아니던가. (사실 이건 어머니의 상경을 모티프로 했던 한 신문사 광고 카피다.) 게다가 블로그야 말로 개개인의 넋두리를 호소하기에 가장 좋은 플랫폼이다.
그래서 한번 해 본다. 말하자면 수습기자에게도 시간이 남을 때가 있다는 뜻이다.
먼저 살짝 선정 기준을 밝히면 이렇다. 2007년에 벌어진 사건인 만큼 올해도 jui와의 교제에 실패했다거나 (주)진로의 매상을 크게 올려줬다거나 하는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는다. 또 kini에게 벌어진 일인 만큼 원더걸스에 푹 빠졌다는 이야기도 생략. 이건 전국의 모든 남성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니까.
과연 2007년 동안 kini군(이제는 키니양이 더 익숙하긴 하지만 몇몇 분들의 충격을 피하기 위해 ㅡㅡ;)에게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 10년만의 짝사랑
누군가는 이런 게 뭐 대단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RPS라서 평생 짝사랑만 해왔소 하고 말한다면 사실 딱히 대답해 줄 말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물경 10년만에 (물론 '공식적'으로 꾸준히 jui를 짝사랑하기는 하지만) 찾아온 감정이라면 기록해 둘 필요를 느꼈다. 나이를 들어간다는 건 내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여자를 만나기 어려워지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건 진짜 100% 짝사랑이어서 내 연정의 대상은 아마 2007년에 내게 벌어진 일 가운데 무려 5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결코 모를 것이다. 다소 아쉽기도 하지만 영원히 모를 테니 흘러가는 마음은 그냥 그대로 놔두도록 하자.
그러고 보니 올해는 데이트는 퍽 많이 했는데, 본격적인 연애가 없던 한 해인 듯.
혹시라도 설마하실 분들을 위해 밝히자면, 우에노 주리가 짝사랑의 대상인 건 물론 절대 아니다.
어찌됏든 K양 내년엔 현장에서 만나요 -_-)/
• RDSX = 2007 WS Champs
물론 86년을 기다렸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작년의 악몽을 생각하면 올해 우승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실 우승이란 매년 해도 좋은 게 아닌가.
레드삭스 팬이라면 양키스는 항상 보기보다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시즌 초부터 줄곧 고공비행을 하는 데도 어떤지 자꾸 불안했다. 오죽하면 에릭 가니에를 데려오는 결과적 '뻘짓'을 저질렀을까.
하지만 ALCS에서 잠시 흔들렸을 뿐 포스트 시즌 내내 압도적인 모습은 계속 유지됐다. 겨우 3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말 너무도 달콤하고 반가운 우승!
이 전력이 거의 그대로 내년까지 유지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리그 최고 수준의 선발진에 신구 조화의 시너지가 팀 전력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안정적인 상황.
많이도 부탁하지 않는다. 앞으로 딱 5연패만 고고씽-_-)/
• 개방적인 블로깅 시작
제로보드를 기반으로 했던 홈페이지부터 아카이브로 쓰던 블로그를 거쳐 Spoholic에 이르기까지 사실 어떤 형태로든 블로깅을 계속 해왔던 게 사실이다. 굳이 따지자면 싸이월드도 일종의 블로그 아닌가.
하지만 블로그 기반 매체를 지향했던 Spoholic 역시 폐쇄형 구조라는 단점은 여전했다. 그런 의미에서 티스토리에 Creations를 가져오고 A Number Cruncher를 Sportugese로 바꾼 건 모두의 참여가 가능한 열린 구조에 진입한 일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말하자면 실질적인 블로깅 첫 개시라고 해야할까?
감히 평가하자면 약 6개월 동안의 블로깅은 나름 대로 성공작이라고 하고 싶다. T&M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고 몇몇 매체에 우수 블로그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아, 블로깅만으로 먹고 살고 싶다.
• 현대 유니콘스 해체
유니콘스는 지난 12년간 내가 가장 가까이서 사랑한 존재였다. 가장 최근 소식을 궁금해 했던 것도 유니콘스였고, 집 앞으로 구장을 옮긴 2000년 이후에는 거의 완벽히 나의 베스트 프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제 어떤 식으로든 현대 유니콘스는 그 수명을 다하게 됐다.
야구 팬의 한 사람으로서 경영진이 끼친 패악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시장 질서를 흐리며 야구계에 등장했고, 모두에게 빚만 남긴 채 야구판을 떠나는 게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사랑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래서 왜 누군가 현대를 욕할 때 조금 더 당당히 맞서 싸우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든다.
정말 고마웠고, 정말 사랑했어. 잘 가, 유니콘스.
• 동아일보 입사
사람들이 '이명박 찌라시'라 부르는 회사에 다니는 주제에 신뢰받겠다는 욕심은 어쩌면 과한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도 아침마다 정치면을 읽으면서 나와 정치적 코드가 이렇게 다른 회사에 다닐 수 있나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젊은 피'가 아니면 영원히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전히 어디에 쓰느냐가 아니라 누가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순진한 생각을 버리고 싶지 않다. Drunken Tiger의 노랫말처럼 '진실만을 좇는 스토커'가 되어 정확하고 공정한 글쓰기를 하고 싶다.
그게 이 문장만 '다짐형'으로 씌어진 이유다. 다시 한번 항상 신뢰받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파키스탄 부토 前총리의 피살보다 내 여자친구가 삐친 일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존재가 아니던가. (사실 이건 어머니의 상경을 모티프로 했던 한 신문사 광고 카피다.) 게다가 블로그야 말로 개개인의 넋두리를 호소하기에 가장 좋은 플랫폼이다.
그래서 한번 해 본다. 말하자면 수습기자에게도 시간이 남을 때가 있다는 뜻이다.
먼저 살짝 선정 기준을 밝히면 이렇다. 2007년에 벌어진 사건인 만큼 올해도 jui와의 교제에 실패했다거나 (주)진로의 매상을 크게 올려줬다거나 하는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는다. 또 kini에게 벌어진 일인 만큼 원더걸스에 푹 빠졌다는 이야기도 생략. 이건 전국의 모든 남성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니까.
과연 2007년 동안 kini군(이제는 키니양이 더 익숙하긴 하지만 몇몇 분들의 충격을 피하기 위해 ㅡㅡ;)에게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 10년만의 짝사랑
누군가는 이런 게 뭐 대단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RPS라서 평생 짝사랑만 해왔소 하고 말한다면 사실 딱히 대답해 줄 말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물경 10년만에 (물론 '공식적'으로 꾸준히 jui를 짝사랑하기는 하지만) 찾아온 감정이라면 기록해 둘 필요를 느꼈다. 나이를 들어간다는 건 내 가슴이 두근거리게 만드는 여자를 만나기 어려워지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건 진짜 100% 짝사랑이어서 내 연정의 대상은 아마 2007년에 내게 벌어진 일 가운데 무려 5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을 결코 모를 것이다. 다소 아쉽기도 하지만 영원히 모를 테니 흘러가는 마음은 그냥 그대로 놔두도록 하자.
그러고 보니 올해는 데이트는 퍽 많이 했는데, 본격적인 연애가 없던 한 해인 듯.
혹시라도 설마하실 분들을 위해 밝히자면, 우에노 주리가 짝사랑의 대상인 건 물론 절대 아니다.
어찌됏든 K양 내년엔 현장에서 만나요 -_-)/
• RDSX = 2007 WS Champs
물론 86년을 기다렸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작년의 악몽을 생각하면 올해 우승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실 우승이란 매년 해도 좋은 게 아닌가.
레드삭스 팬이라면 양키스는 항상 보기보다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시즌 초부터 줄곧 고공비행을 하는 데도 어떤지 자꾸 불안했다. 오죽하면 에릭 가니에를 데려오는 결과적 '뻘짓'을 저질렀을까.
하지만 ALCS에서 잠시 흔들렸을 뿐 포스트 시즌 내내 압도적인 모습은 계속 유지됐다. 겨우 3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말 너무도 달콤하고 반가운 우승!
이 전력이 거의 그대로 내년까지 유지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리그 최고 수준의 선발진에 신구 조화의 시너지가 팀 전력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안정적인 상황.
많이도 부탁하지 않는다. 앞으로 딱 5연패만 고고씽-_-)/
• 개방적인 블로깅 시작
제로보드를 기반으로 했던 홈페이지부터 아카이브로 쓰던 블로그를 거쳐 Spoholic에 이르기까지 사실 어떤 형태로든 블로깅을 계속 해왔던 게 사실이다. 굳이 따지자면 싸이월드도 일종의 블로그 아닌가.
하지만 블로그 기반 매체를 지향했던 Spoholic 역시 폐쇄형 구조라는 단점은 여전했다. 그런 의미에서 티스토리에 Creations를 가져오고 A Number Cruncher를 Sportugese로 바꾼 건 모두의 참여가 가능한 열린 구조에 진입한 일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말하자면 실질적인 블로깅 첫 개시라고 해야할까?
감히 평가하자면 약 6개월 동안의 블로깅은 나름 대로 성공작이라고 하고 싶다. T&M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고 몇몇 매체에 우수 블로그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아, 블로깅만으로 먹고 살고 싶다.
• 현대 유니콘스 해체
유니콘스는 지난 12년간 내가 가장 가까이서 사랑한 존재였다. 가장 최근 소식을 궁금해 했던 것도 유니콘스였고, 집 앞으로 구장을 옮긴 2000년 이후에는 거의 완벽히 나의 베스트 프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제 어떤 식으로든 현대 유니콘스는 그 수명을 다하게 됐다.
야구 팬의 한 사람으로서 경영진이 끼친 패악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시장 질서를 흐리며 야구계에 등장했고, 모두에게 빚만 남긴 채 야구판을 떠나는 게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사랑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래서 왜 누군가 현대를 욕할 때 조금 더 당당히 맞서 싸우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든다.
정말 고마웠고, 정말 사랑했어. 잘 가, 유니콘스.
• 동아일보 입사
사람들이 '이명박 찌라시'라 부르는 회사에 다니는 주제에 신뢰받겠다는 욕심은 어쩌면 과한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도 아침마다 정치면을 읽으면서 나와 정치적 코드가 이렇게 다른 회사에 다닐 수 있나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젊은 피'가 아니면 영원히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전히 어디에 쓰느냐가 아니라 누가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순진한 생각을 버리고 싶지 않다. Drunken Tiger의 노랫말처럼 '진실만을 좇는 스토커'가 되어 정확하고 공정한 글쓰기를 하고 싶다.
그게 이 문장만 '다짐형'으로 씌어진 이유다. 다시 한번 항상 신뢰받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