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선발이 조웅천이라서가 아니라, 우리 포수가 강귀태라서 다소 불안한 마음으로 야구장에 들어섰다. 야구 속담에는 포수의 수준을 세 단계로 나눈 표현이 있다. 볼을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포수, 스트라이크를 스트라이크로 만드는 포수, 그리고 스트라이크를 볼로 만드는 포수. 김동수 선수가 첫 번째라면 강귀태는 두 번째 정도 수준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제의 미트질은 세 번째밖에 되지 못했다.
물론 SK 타선이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였겠지만, 결국 상대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이 아쉬웠다. 미트가 구위에 밀려 볼 판정을 받았고, 결국 승부구는 상대가 노리고 있는 코스인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실점 단계에 있어 폭투가 연거푸 나왔다는 건 확실히 아쉬운 대목이다. 기록상 폭투였지만 사실 강귀태 선수의 블로킹이 아쉬웠다. 물론 타석에서는 선제 3점 홈런으로 자기 몫을 톡톡히 해냈지만, 확실히 선발 포수를 맡기기에 수비력은 물음표를 달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결국 공을 던지는 건 투수의 몫이다. 황두성 또한 그런 점에서 칭찬해 주기 어렵다. 최근 어이없는 타이밍에 맞아 나가는 경향이 있다. 스터프 자체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역시 로케이션이 문제다. 몸쪽으로 붙이는 공은 가운데로 몰리고, 바깥쪽 변화구는 볼인 게 너무 확연히 보인다. 게다가 이마저 편차가 너무 심하다. 팔이 돌아 나올 때 왼쪽 어깨가 좀 일찍 열리는 경향이 있어 보이는데, 아마도 이게 문제가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 진단해 본다.
결국 연승은 아홉수에서 마감됐다. 그리고 다시 한화와 치열한 반 게임차 선두 다툼을 벌이게 됐다. 현대는 두산, 한화는 삼성과 맞붙는다. 과연 다시 분위기를 추스르고 치고 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한화에 발목을 잡힐지, 현대의 '06 시즌 운명이 드러나는 한 주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