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비인기 구단인 이유라는 기사가 스포홀릭에 올라왔다. 예상하는 것처럼 또 번트 얘기. 그리고 김재박 감독님에 대해 늘 똑같은 비난. 감독님 비난이야 개인 자유니까 상관 없다고 치자. 하지만 이건 확실히 짚고 싶다. 정말 번트 때문에 인기가 없을까?
기사를 쓰신 유경천 씨는 어제 삼성 경기를 예로 들었다. 5:0에서 김동수 선수에게 번트 사인을 낸 게 문제라는 얘기다. 최근 야구는 화끈한 공격 야구를 선도하고 있는데 이 번튼 시대를 역행하는 흐름이니 팬들 취향에 맞는 야구를 하라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팬들을 위하라는 걸까?
번트 사인이 났을 때 대구 구장에서는 분명 야유 소리가 나왔다. 그 어느 팀 팬이 5점 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팀이 번트를 대는데 짜증을 참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현대 홈페이지를 보면 분명 반응이 다르다. 비록 경기수가 너무 적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지는 현대는 여전히 1위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맞붙을 확률이 무척이나 높은 두 팀이다. 게다가 선동열 감독은 '현대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이럴 때 해당 팀 감독은 어떤 작전을 써야 심리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이 정도 했으면 됐으니 그만 풀어주자' 고 해야하는 걸까?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져 '패배의식'을 심어주는 쪽이 좀더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이 방법이 정규리그에서 1위를 못한다고 해도 포스트시즌에서는 언제든 삼성을 꺾을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응원팀 팬들에게 심어주는 길이 아닐까?
물론 현대는 팬이 적은 팀이다. 그 적은 팬들을 위하는 야구보다 프로야구 전체 흥행을 고려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특정 팀 감독에게 맡겨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감독은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의 지시를 내리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타 팀 팬들이 뭐라 하든지 관계없이 현대 팬들이 꼭 "김재박 감독'님'"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다시 한번 어제 점수가 나는 과정을 보자. 서튼 안타. 곧바로 정성훈 타석에서 치고 달리기가 걸렸다. 작전이 멋지게 성공하며 선취점을 낸 후에도 무사 2루 찬스가 계속됐다. 희생 번트에 이어 곧바로 희생 플라이로 추가점. 석 점째도 마찬가지였다. 치고 달리기 작전이 간파됐지만 상대 실책으로 무사 2루 상황이 됐다. 여기까지는 행운이다. 다음 플레이는 희생번트. 곧바로 적시타. 모두 선수들이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한 결과였다.
반대로 삼성은 선두 타자 2루타가 세 번이나 나왔지만 모두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작전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선동열 감독도 1회부터 희생번트 사인을 냈지만 박정환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김재박 감독도 심정수에게 번트 사인을 내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
다시 첫번째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왜 현대는 인기가 없을까? 우리 프로야구의 팬 구성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단연 연고지다. 굳이 호남에 살지 않더라도 호남 연고를 둔 팬들은 여전히 KIA를 응원한다. KIA가 잠실에서 경기를 벌이면 오히려 홈 구장인 것처럼 보일 때도 있을 정도다.
현대는 현재 연고지가 없다. 수원 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라는 딱지가 붙어 있을 뿐이다. 인천을 떠나 온 과정을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은 건 아니다. 구단이 연고지를 배반한 건 확실히 잘못한 일이다. 이미 인천은 SK의 차지다. SK는 연고지 마케팅으로 많은 관중을 끌어 모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인천 야구 팬들은 'SK를 응원하느냐 현대를 응원하느냐'를 두고 설전을 벌인다. 차라리 다른 도시 팀이 됐다면 모르겠지만 여전히 현대는 연고지 자체가 아예 없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수원 마케팅도 엉망이다. 전략도 부족했고 상황도 그리 여의치가 않았다. 공식적으로 수원은 SK의 연고 구역에 포함돼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처음부터 떠날 작정을 하고 들어온 팀을 '텃세 심한' 수원 사람들이 반기기는 어려운 일이다. 김용서 수원시장 역시 "수원으로 연고지가 확절될 경우 구장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어차피 떠날 팀에 대해 투자할 예산은 없다는 자세다. 현재로서는 수원이든 서울이든 그 어디든 연고지가 결정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관중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게 김재박 감독님 책임인가? 번트 때문인가? 이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현대 구단 그리고 이해 관계자인 나머지 프로 구단이 결단을 내려야 할 일이다. 구장 신축이 더 중요한 일이지만 현대의 연고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계속 이런 분위기를 피하기 어렵다.
현대가 비인기 구단인 이유 가운데 하나가 번트라는 건 부인하지 않겠다. 이건 분명 취향의 차이가 반영될 수밖에 없는 문제니까 말이다. 하지만 희생번트 2위팀 롯데는 우리 나라 최고 인기 팀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현대는 여전히 어디에 뿌리를 내려야 할지 확정하지 못한 반면 롯데는 "그 어디서 나를 잊었는지" 모를 부산 갈매기를 애타게 찾고 있다. 현대가 비인기 구단인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기사를 쓰신 유경천 씨는 어제 삼성 경기를 예로 들었다. 5:0에서 김동수 선수에게 번트 사인을 낸 게 문제라는 얘기다. 최근 야구는 화끈한 공격 야구를 선도하고 있는데 이 번튼 시대를 역행하는 흐름이니 팬들 취향에 맞는 야구를 하라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팬들을 위하라는 걸까?
번트 사인이 났을 때 대구 구장에서는 분명 야유 소리가 나왔다. 그 어느 팀 팬이 5점 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 팀이 번트를 대는데 짜증을 참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현대 홈페이지를 보면 분명 반응이 다르다. 비록 경기수가 너무 적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지는 현대는 여전히 1위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그렇지 않다고 해도 포스트시즌에서 다시 맞붙을 확률이 무척이나 높은 두 팀이다. 게다가 선동열 감독은 '현대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이럴 때 해당 팀 감독은 어떤 작전을 써야 심리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이 정도 했으면 됐으니 그만 풀어주자' 고 해야하는 걸까?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져 '패배의식'을 심어주는 쪽이 좀더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이 방법이 정규리그에서 1위를 못한다고 해도 포스트시즌에서는 언제든 삼성을 꺾을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응원팀 팬들에게 심어주는 길이 아닐까?
물론 현대는 팬이 적은 팀이다. 그 적은 팬들을 위하는 야구보다 프로야구 전체 흥행을 고려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특정 팀 감독에게 맡겨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감독은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의 지시를 내리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타 팀 팬들이 뭐라 하든지 관계없이 현대 팬들이 꼭 "김재박 감독'님'"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다시 한번 어제 점수가 나는 과정을 보자. 서튼 안타. 곧바로 정성훈 타석에서 치고 달리기가 걸렸다. 작전이 멋지게 성공하며 선취점을 낸 후에도 무사 2루 찬스가 계속됐다. 희생 번트에 이어 곧바로 희생 플라이로 추가점. 석 점째도 마찬가지였다. 치고 달리기 작전이 간파됐지만 상대 실책으로 무사 2루 상황이 됐다. 여기까지는 행운이다. 다음 플레이는 희생번트. 곧바로 적시타. 모두 선수들이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한 결과였다.
반대로 삼성은 선두 타자 2루타가 세 번이나 나왔지만 모두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작전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선동열 감독도 1회부터 희생번트 사인을 냈지만 박정환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김재박 감독도 심정수에게 번트 사인을 내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
다시 첫번째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왜 현대는 인기가 없을까? 우리 프로야구의 팬 구성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단연 연고지다. 굳이 호남에 살지 않더라도 호남 연고를 둔 팬들은 여전히 KIA를 응원한다. KIA가 잠실에서 경기를 벌이면 오히려 홈 구장인 것처럼 보일 때도 있을 정도다.
현대는 현재 연고지가 없다. 수원 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라는 딱지가 붙어 있을 뿐이다. 인천을 떠나 온 과정을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은 건 아니다. 구단이 연고지를 배반한 건 확실히 잘못한 일이다. 이미 인천은 SK의 차지다. SK는 연고지 마케팅으로 많은 관중을 끌어 모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인천 야구 팬들은 'SK를 응원하느냐 현대를 응원하느냐'를 두고 설전을 벌인다. 차라리 다른 도시 팀이 됐다면 모르겠지만 여전히 현대는 연고지 자체가 아예 없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수원 마케팅도 엉망이다. 전략도 부족했고 상황도 그리 여의치가 않았다. 공식적으로 수원은 SK의 연고 구역에 포함돼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처음부터 떠날 작정을 하고 들어온 팀을 '텃세 심한' 수원 사람들이 반기기는 어려운 일이다. 김용서 수원시장 역시 "수원으로 연고지가 확절될 경우 구장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어차피 떠날 팀에 대해 투자할 예산은 없다는 자세다. 현재로서는 수원이든 서울이든 그 어디든 연고지가 결정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관중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게 김재박 감독님 책임인가? 번트 때문인가? 이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현대 구단 그리고 이해 관계자인 나머지 프로 구단이 결단을 내려야 할 일이다. 구장 신축이 더 중요한 일이지만 현대의 연고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계속 이런 분위기를 피하기 어렵다.
현대가 비인기 구단인 이유 가운데 하나가 번트라는 건 부인하지 않겠다. 이건 분명 취향의 차이가 반영될 수밖에 없는 문제니까 말이다. 하지만 희생번트 2위팀 롯데는 우리 나라 최고 인기 팀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현대는 여전히 어디에 뿌리를 내려야 할지 확정하지 못한 반면 롯데는 "그 어디서 나를 잊었는지" 모를 부산 갈매기를 애타게 찾고 있다. 현대가 비인기 구단인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