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자, 한화를 마지막으로 한 바퀴 돌았다. 현재 성적은 14승 14패로 정확히 승률 5할. 꼴찌를 예상하고 시작한 시즌이라면 확실히 고무적인 성적이다. 특히 초반의 연패를 딛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저력이 느껴진다고 해도 그리 건방진 소리는 아닐 것 같다. 그러니까 전통이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 SK ; 뛰는 야구와 김동수가 만났지만 승리의 여신은 우리 손을 들어줬다. 장원삼이 무너진 건 아쉽지만, 때가 됐던 것도 사실이다. 엄청난 득점만큼 엄청난 실점이 문제였지만 '끈끈함‘이라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좋은 점수를 줄 만한 시리즈를 펼쳤다.

  • 한화 ; 끝내기 안타로 얻은 승리는 사실 행운이었다. 캘러웨이가 너무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두 게임 연속 보여준 것은 다소 걱정되는 게 사실. 구대성이 건재했다면 확실히 다른 국면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 게임에서는 이숭용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김태균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간 것이 불운의 상징.

  • 롯데 ; 물론 개막 시리즈에서 스윕을 당한 여파가 가장 크다. 사직에서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특히 마지막 경기에서는 끈질긴 추격으로 역전승을 거둬 의미가 남다르다. 반전의 시발점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나 정민태는 올해도 어렵다는 점 역시 확인했던 시리즈.

  • 두산 ; 여전히 두산은 문제다. 타자들은 서두르고, 야수들은 조급하다. 투수는 흔들리고, 김동수의 어깨 역시 나이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단두대 매치'라는 낱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만나는 타이밍도 껄끄러웠고, 결과 역시 그랬다. 두산戰 해법은 없는가?

  • LG ; 코칭 스탭이 무더기로 옮겨간 상황에서 의외의 선전이다. 수원에서 벌어졌던 두 경기는 우려를 그대로 드러냈지만, 잠실로 옮겨서는 상황이 달랐다. 오히려 김시진 감독의 느긋함이 빛을 발했다고 해야 할까? 역시나 캘러웨이가 우려되지만 전체적으로 칭찬해줄 만한 경기였다.

  • 삼성 ; 2사후 집중타로 점수를 뽑아내는 모습. 지난 시즌 초반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조현근은 그렇다 쳐도, 나머지 두 경기는 외국인 선발을 상대로 한 경기여서 더더욱 집중력을 칭찬해 주고 싶다. 선동열 감독은 유니콘스라는 팀이 얼마나 싫을까?

  • KIA ; 역시 삼성과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두산 팬들이 우리와 치르는 경기를 보는 기분이랄까? 한기주를 무너뜨렸고, 좀처럼 터지지 않던 방망이가 11득점을 뽑아내며 감을 조율했다. 건방진 얘기지만, 올해 역시 KIA는 어쩐지 만만하다는 느낌.

    오늘은 삼성과 만난다. 과연 이 건방이 자신감이 될지 아니면 정말 건방으로 그칠지 재미있는 한판이 될 것 같다.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분위기를 탄다면, 다음 상대는 역시 상대 전적에서 강한 KIA. "Unicorns on a roll"이 되느냐 아니냐가 달린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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