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종범(54)이라는 평가를 듣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2021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2회전이 끝난 뒤 만난 당시 광주동성고 3학년 김도영(21·KIA)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김도영은 "솔직히 (이종범) 코치님을 잘 몰라서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몰랐다. 코치님을 그저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형 아버지라고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유튜브로 코치님 영상을 찾아보고 나서야 그게 얼마나 대단한 칭찬인지 알게 됐다"며 웃었습니다.
다만 김도영은 프로 데뷔 후 2년 동안에는 연평균 타율 0.277, 5홈런, 19도루에 그치면서 이종범과 비교하기에는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던 게 사실.
올해도 3월에 치른 6경기에서는 홈런은 하나도 없이 타율 0.154(26타수 4안타)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4주가 다 지나기 전에 김도영은 자신이 제2의 이종범이라고 평가받았던 이유를 증명해 보였습니다.
김도영은 25일 고척 방문 경기 5초에 선두타자로 나와 키움 선발 김선기(33)가 초구로 던진 속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습니다.
이번 달에만 11도루를 기록한 채 이 경기를 시작한 김도영은 이 홈런으로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달에 10홈런-10도루를 나란히 기록한 선수가 됐습니다.
프로야구 역사상 유일하게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한 2015년 테임즈(38·당시 NC)도 이런 기록을 남긴 적은 없습니다.
이전에는 손아섭(36·NC)이 2017년 8월 롯데 소속으로 9홈런-10도루를 기록한 게 가장 비슷한 기록이었습니다.
김도영은 "관심을 받으니 기분이 좋다. 나는 관심을 즐기는 스타일"이라면서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월간 10홈런-10도루 기록을 또 한 번 세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KIA는 이날까지 시즌 전체 144경기 중 27경기(18.8%)를 치렀습니다.
산술적으로는 53홈런-59도루까지 가능한 상황.
물론 현실적으로는 홈런과 도루 모두 페이스가 떨어질 게 틀림없기에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 정도가 현실적인 목표치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김도영이 올해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면 프로야구 역사상 이 클럽 최연소 회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