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가 두 시즌 연속으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이 트로피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결정전 슈퍼볼 승리 팀이 차지합니다.
캔자스시티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8회 슈퍼볼에서 샌프란시스코를 25-22로 물리쳤습니다.
NFL에서 두 시즌 연속 우승한 팀이 나온 건 2003~2004, 2004~2005시즌 뉴잉글랜드 이후 19년 만이자 역대 아홉 번째입니다.
- 그린베이 1966~1967 | 1967~1968
- 마이애미 1972~1973 | 1973~1974
- 피츠버그 1974~1975 | 1975~1976
- 피츠버그 1978~1979 | 1979~1980
- 샌프란시스코 1988~1989 | 1989~1990
- 댈러스 1992~1993 | 1993~1994
- 덴버 1997~1998 | 1998~1999
- 뉴잉글랜드 2003~2004 | 2004~2005
- 캔자스시티 2022~2023 | 2023~2024
캔자스시티는 1969~1970시즌 첫 우승 이후 49년 동안 슈퍼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팀이었습니다.
그러다 주전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29)가 풀 타임 2년 차를 맞은 2019~2020시즌 역시 샌프란시스코를 꺾고 50년 만에 슈퍼볼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후 다섯 시즌 동안 네 번 슈퍼볼 올라 그중 세 차례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니까 캔자스시티는 이제 '왕조'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팀이 된 겁니다.
제1회 슈퍼볼이 열린 1966~1967시즌 이후 세 시즌 연속해 정상을 차지한 팀은 아직 없습니다.
사실 세 시즌 연속으로 슈퍼볼에 진출한 팀조차 없습니다.
캔자스시티가 내년에 슈퍼볼에 진출하기만 해도 역사상 첫 기록이 됩니다.
(다만 슈퍼볼 이전 시대를 포함하면 그린베이가 1965~1967년 NFL 3연패에 성공한 적이 있습니다.)
양 팀은 이날 정규 경기 시간 60분 동안 19-19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15분) 대결을 벌였습니다.
선공에 나선 샌프란시스코는 연장전 7분 29초를 남겨 놓고 27야드 지점에서 필드골을 성공시키면서 22-19로 리드를 잡았습니다.
필드골조차 넣지 못하면 바로 패하는 캔자스시티는 플레이 12번으로 62야드를 얻어냈습니다.
그리고 경기 종료 3초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마홈스가 메콜 하드먼(26)에게 터치다운 패스를 연결하면서 경기를 그대로 끝냈습니다.
NFL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슈퍼볼) 때 연장전 규정이 다릅니다.
정규리그 연장전은 한 팀이라도 먼저 점수를 올리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서든 데스'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반면 플레이오프 때는 양 팀에 공격 기회를 최소 한 번씩 보장합니다.
정규리그 경기였다면 샌프란시스코가 이겼을 텐데 이 규정이 캔자스시티를 살린 겁니다.
슈퍼볼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은 이번에도 마홈스에게 돌아갔습니다.
마홈스는 연장전에서 결승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기 전 '발'로 27야드를 따내면서 역전 우승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기도 했습니다.
마홈스가 슈퍼볼 MVP로 뽑힌 건 이번이 세 번째로 샌프란시스코 전설 조 몬태나(68)와 함께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이 부문 1위 기록은 톰 브래디(47)가 보유하고 있는 다섯 번입니다.
이번 슈퍼볼은 '미스 아메리카나' 테일러 스위프트(35)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캔자스시티 타이트엔드 트래비스 켈시(35)와 공개 연애 중인 스위프트는 일본 도쿄(東京)에서 공연을 마친 뒤 8900km를 날아와 이 경기를 '직관'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켈시가 우승하고 나면 스위프트에게 청혼할 것인지를 두고 베팅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켈시는 청혼 대신 입맞춤으로 여자 친구와 기쁨을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