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8월 27일(현지시간) 파울 타구로 외야 전광판을 고장내자 뉴욕 메츠가 다음날 전광판에 띄운 문구. 뉴욕=로이터 뉴스1

이변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탈자도 없었습니다.

 

'니도류(二刀流)'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29)가 또 한 번 1위표를 싹쓸이했습니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메이저리그(MLB) 양대 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 결과를 16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했습니다.

 

그 결과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오타니가 1위 표 30장을 모두 받아 총점 240점을 기록하면서 올해 MVP로 뽑혔습니다.

 

2021년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 수상자 오타니 쇼헤이. LA 에인절스 트위터

오타니는 2021년에도 역시 만장일치 MVP가 된 적이 있습니다.

 

BBWAA에서 MVP를 선정하기 시작하기 시작한 1931년 이후 '만장일치 MVP'는 올해 오타니가 19번째입니다.

 

다만 이 타이틀을 두 번 얻은 선수는 오타니가 처음입니다.

 

MVP를 두 번 이상 수상한 건 오타니가 34번째입니다.

 

아시아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이치로!. 동아일보DB

오타니는 이날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MLB에서 MVP로 두 번 뽑히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2021년 오타니 이전까지 MLB에서 MVP로 뽑힌 아시아 선수는 이치로!(50)뿐이었습니다.

 

1994~1996년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PL) MVP였던 이치로!는 MLB 진출 첫 해였던 2001년 AL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수상했습니다.

 

2016년 PL MVP였던 오타니도 2018년 MLB 무대로 건너온 뒤 AL 신인상을 탔습니다.

 

'타자' 오타니와 '투수' 오타니. 동아일보DB

'타자' 오타니는 올해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OPS(출루율+장타력) 1.066(1위)을 기록하면서 44홈런(1위), 95타점(공동 14위)을 남겼습니다.

 

일본 선수가 MLB에서 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것 역시 오타니가 처음입니다.

 

'투수' 오타니는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에 탈삼진 167개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록도 대단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9월 3일 서둘러 시즌 일정을 마치지 않았다면 타자와 투수 기록 모두 더 좋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피츠버그 시절 배리 본즈. 동아일보DB

오타니는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재 소속팀이 없습니다.

 

만약 오타니가 에인절스 이외 팀과 계약하면 MLB 역사상 네 번째로 MVP 수상 이듬해 시즌 개막을 다른 팀에서 맞이한 선수가 됩니다.

 

배리 본즈(59)가 1992년 피츠버그에서 내셔널리그(NL) MVP로 뽑힌 뒤 샌프란시스코와 FA 계약을 맺은 게 1호 기록입니다.

 

2003년 AL MVP 알렉스 로드리게스(48), 2017년 NL MVP 장칼로 스탠턴(34)은 스토브리그 기간 트레이드로 뉴욕 양키스 선수가 됐습니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의 40홈런-70도루 클럽 개설 소식을 전한 전광판. 애틀랜타=로이터 뉴스1

올해는 NL에서도 만장일치 MVP가 나왔습니다. 두 리그 MVP가 모두 만장일치로 뽑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MLB 역사상 처음으로 40홈런-70도루 클럽을 개설한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6·애틀랜타)가 주인공입니다.

 

이전까지는 MLB에 30홈런-60도루, 40홈런-50도루 클럽 회원도 없었습니다.

 

아쿠냐 주니어는 올 시즌 타율 .337(2위), 41홈런(4위), 106타점(공동 6위), 73도루(1위)를 기록했습니다.

 

 

아쿠냐 주니어는 MLB 비시즌에는 모국 베네수엘라 리그에서 뜁니다.

 

아쿠냐 주니어는 이날도 안방 경기에 라과이라 톱타자로 출전해 6회말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개인 첫 MVP 수상을 자축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선수가 MLB에서 MVP를 받은 건 2012, 2013년 AL MVP 미겔 카브레라(40), 2017년 AL MVP 호세 알투베(33)에 이어 세 번째 기록입니다.

 

그러니까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NL MVP가 된 건 알투베가 처음입니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애틀랜타=로이터 뉴스1

야쿠나 주니어는 오타니가 AL 신인상을 탄 2018년 NL 신인상 수상자이기도 합니다.

 

신인상 수상자가 MVP를 받은 건 아쿠냐 주니어가 31번째입니다.

 

지난해 AL MVP였던 에런 저지(31·뉴욕 양키스)가 30번째 신인상 출신 MVP였고 오타니가 2021년 29번째 기록을 남겼습니다.

 

2001년 이치로뿐 아니라 1975년 프레드 린(71) 역시 한해에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LA 다저스 2루수로 보스턴 안방 펜웨이파크를 찾은 무키 베츠. 보스턴=로이터 뉴스1

올해 NL MVP 투표 때는 무키 베츠(31·LA 다저스)도 2위 표 30장을 모두 받았습니다.

 

MLB MVP 투표에서 1위가 1위 표, 2위가 2위 표를 모두 가져간 건 올해 NL이 처음입니다.

 

사실 MLB MVP 투표에서 2위 표를 모두 차지한 것부터 올해 베츠가 처음입니다.

 

아, 김하성(28·샌디에이고)은 10위 표 5장을 받아 NL 공동 1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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