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는 애리조나 선수단. 필라델피아=AP 뉴시스

올해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두 팀은 텍사스와 애리조나가 됐습니다.

 

애리조나는 24일(이하 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방문경기로 열린 내셔널리그(NL) 챔피언결정전(CS) 최종 7차전에서 4-2 승리를 거뒀습니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텍사스가 전날 열린 7차전에서 휴스턴을 11-4로 꺾고 월드시리즈에 선착한 상태였습니다.

 

두 팀이 맞붙는 올해 월드시리즈 1차전은 26일 텍사스 안방 구장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막을 올립니다.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그라운드로 뛰어 나오는 텍사스 선수단. 휴스턴=AP 뉴시스

양대 리그 모두 LCS를 7차전까지 치른 건 2003, 2004, 2020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앞선 세 차례 월드시리즈에서는 LCS 일정을 먼저 끝낸 팀이 모두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이 전통(?)에 따르면 텍사스가 우승 확률이 더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이지만 말입니다.

 

애리조나를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루이스 곤살레스 끝내기 안타. 유튜브 화면 캡처

애리조나는 김병현(44)이 마무리 투수로 뛰(면서 불을 질렀)던 2001년 이후 22년 만이자 팀 역사상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애리조나는 당시 뉴욕 양키스를 4승 3패로 물리치고 1998년 창단 후 4시즌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텍사스는 2010, 2011년 연속해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두 번 모두 준우승에 그쳤습니다.

 

1961년 창단한 뒤 62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텍사스는 클리블랜드(75년) 다음으로 우승 가뭄이 심한 팀입니다.

 

애리조나 안방 구장 체이스 필드. 피닉스=로이터 뉴스1

애리조나 안방구장 체이스 필드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는 건 물론 2001년 이후 22년 만입니다.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는 2020년 월드시리즈가 열린 적이 있습니다.

 

MLB 사무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중립 구장에서 월드시리즈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립 구장'이 그해 문을 연 글로브 라이프 필드였습니다.

 

2020년 '중립구장' 자격으로 월드시리즈를 치른 글로브 라이프 필드. MLB 홈페이지

글로브 라이프 필드와 체이스 필드 모두 개폐형 돔구장입니다.

 

돔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팀끼리 월드시리즈 맞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두 구장 모두 인조잔디를 깔아뒀다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인조잔디 위에서만 월드시리즈를 치르는 건 (2020년을 제외하면) 1993년 토론토-필라델피아 맞대결 이후 30년 만입니다.

 

 

글로브 라이프 필드는 텍사스주 알링턴, 체이스 필드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있습니다.

 

텍사스와 애리조나 모두 도시가 아니라 주 이름을 쓰는 팀인 겁니다.

 

주 이름을 쓰는 팀끼리 맞붙는 건 플로리다(현 마이애미)와 클리블랜드가 만났던 1997년 월드시리즈 이후 26년 만입니다.

 

다만 뉴욕주 뉴욕시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두 팀 때문에 계산이 약간 달라질 수도 있기는 합니다.

 

포스트시즌 전적도 양 팀이 9승 3패로 똑같습니다.

텍사스와 애리조나 모두 지구 2위 =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습니다.

 

와일드카드 팀끼리 월드시리즈를 치르는 건 2002년, 201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2002년 월드시리즈 때는 애너하임(현 LA 에인절스)이 샌프란시스코를 4승 3패로 물리치면서 와일드카드 팀 첫 우승 기록을 남겼습니다.

 

2014년에는 샌프란시스코가 캔자스시티를 역시 4승 3패로 물리쳤습니다.

 

175승 이하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애리조나는 올해 정규시즌 때 텍사스에 거둔 3승 1패를 포함해 84승 78패(승률 0.519)를 기록했습니다.

 

텍사스는 휴스턴과 똑같이 90승(72패)을 올렸지만 상대전적에서 4승 9패로 밀려 와일드카드 팀이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올해 월드시리즈에서는 162경기 기준 역대 최소인 174승을 합작한 두 팀이 맞대결을 벌이게 됩니다.

 

이전까지는 1973년 월드시리즈 때 오클랜드(94승 68패), 메츠(82승 79패)가 176승을 합작한 게 기록이었습니다.

 

▌2년 만에 꼴찌 팀에서 리그 챔피언으로…
 연도  팀  2년 전 성적  우승
 1914  보스턴 브레이브스  52승 101패  O
 1967  보스턴 레드삭스  62승 100패  X
 1969  뉴욕 메츠  61승 101패  O
 2008  탬파베이  61승 101패  X
 2023  텍사스  60승 102패  ?
 2023  애리조나  52승 110패  ?

 

2021년만 해도 텍사스(60승 102패)애리조나(52승 110패) 모두 100패 이상을 당했습니다.

 

시즌 100패를 당한 팀이 2년 후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건 텍사스가 다섯 번째, 애리조나가 여섯 번째입니다.

 

1914년 보스턴(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1969년 뉴욕 메츠는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반면 1967년 보스턴과 2018년 탬파베이는 패했습니다.

 

올해도 두 팀이 맞대결을 벌이기 때문에 한 팀은 이기고, 한 팀은 패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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