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23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이 끝난 뒤 고개 숙인 케빈 필라. 필라델피아=로이터 뉴스1

'마지막 호프' 애틀랜타마저 필라델피아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애틀랜타는 12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방문 경기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DS) 4차전에서 1-3으로 패했습니다.

 

애틀랜타는 104승 58패(승률 .642)로 올해 정규리그에서 양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팀입니다.

 

그러나 이날 패배로 시리즈 전적 1승 3패가 되면서 NL 챔피언결정전(CS) 진출권을 필라델피아에 넘겨줘야 했습니다.

 

필라델피아는 정규시즌 때 90승 72패(승률 .556)로 애틀랜타에 14경기 뒤진 NL 동부지구 2위였지만 이날 승리로 2년 연속해 NLCS 무대를 밟았습니다.

 

리그 최강팀을 물리친 필라델피아 선수단. 필라델피아 제공

필라델피아는 반대편 NLDS에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를 물리치고 올라온 애리조나와 7전 4승제로 NLCS를 치릅니다.

 

다저스도 100승 62패(승률 .617)을 기록한 팀이었지만 NLDS에서는 정규시즌에 16경기 차이로 앞섰던 애리조나(84승 78패·승률 .519를 넘지 못했습니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 유일하게 100승을 넘긴 볼티모어(101승 61패·승률 .623) 역시 텍사스(90승 72패·승률 .556)에 밀려 ALCS 진출에 실패한 상황.

 

페넌트레이스에서 100승 이상을 거둔 팀이 여러 팀이 나왔는데 그중 어떤 팀도 CS에 오르지 못한 건 2002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2002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5차전 당시 오클랜드 더그아웃. 오클랜드=로이터 뉴스1

2002년에는 뉴욕 양키스(103승 58패)와 오클랜드(103승 59패) 그리고 애틀랜타(101승 59패)가 100승 이상을 기록했지만 전부 DS에서 탈락했습니다.

 

'머니볼'로 주가를 올리고 있던 오클랜드는 이해 ALDS에서 미네소타(94승 67패)에 2승 3패로 패했습니다.

 

그러자 빌리 빈(61) 당시 오클랜드 단장은 "내 개똥철학이 '가을 야구'에서는 통하지 않는다(My shit doesn't work in the palyoffs)"는 그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당시 ALDS에서 미네소타가 이길 확률을 계산해 보면 39.2% 정도 나오니까 오클랜드가 패한 게 아주 억울한 일은 아니었지만 결국 숫자는 사라지고 말만 남았습니다.

 

2023년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구조

2002년에는 지구 우승을 차지한 세 팀에 와일드카드 한 팀을 포함해 각 리그에서 네 팀이 포스트시즌을 치렀습니다.

 

올해는 100승 이상을 거둔 세 팀은 모두 DS에서 기다렸는데도 3전 2승제로 와일드카드 시리즈(WCS)를 거치고 올라온 팀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MLB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기 시작한 2012년 이후 100승 팀이 CS에 오르지 못한 건 2015년 이후 8년 만입니다.

 

2015년에는 유일한 100승 팀이던 세인트루이스(100승 62패)가 NLDS에서 시카고 컵스에 1승 3패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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