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화평정영' 결선을 치르고 있는 한국 대표팀.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한국 e스포츠 대표팀이 금 2개, 은 1개, 동메달 1개로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건 개최국 중국(금 3개, 동 1개)뿐입니다.

 

한국과 중국의 순위를 가른 건 '화평정영(和平精英)' 그러니까 중국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었습니다.

 

(화평정영은 선수끼리 전투를 벌이지 않기 때문에 배틀그라운드와 사실상 다른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일 열린 이 세부 종목 결선에서 중국이 금, 한국이 은을 따면서 전날까지 나란히 금 2개, 동 1개를 차지하고 있던 두 나라가 각각 1, 2위가 된 겁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금메달을 딴 '제우스' 최우제, '카나비' 서진혁, '쵸비' 정지훈, '페이커' 이상혁, '룰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왼쪽부터).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이번 대회 e스포츠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롤) △몽삼국(夢三國) 2스트리트 파이터 V왕자영요(王者荣耀)화평정영FC 온라인(옛 FIFA 온라인 4)에 금메달 6개가 걸려 있었습니다.

 

이 중 몽삼국 2, 왕자영요는 중국에서 개발한 게임으로 한국은 아예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은 출전 종목에서 전부 메달을 가져온 겁니다.

 

김관우(44)가 스트리트 파이터 V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롤 대표팀도 이 종목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이에 앞서 곽준혁(23)이 FC 온라인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V' 결승을 치르고 있는 김건우(왼쪽)와 시앙유린(대만). 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이번 대회를 통해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데뷔전을 치른 뒤에도 'e스포츠가 정말 스포츠가 맞나?'라는 물음이 따라다니는 게 사실.

 

'e스포츠를 올림픽에서 볼 수 있을까?' 포스트에 쓴 것처럼 저는 e스포츠가 스포츠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나와서 규칙에 따라 승부를 가리고, 팬은 그 장면을 지켜보면서 (편을 나눠) 응원하는 이 과정이 다른 스포츠와 똑같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의문을 품는 이들 가운데는 '화이트칼라 남성'이 제일 많은 느낌적인 느낌이 있는데 같은 논리라면 남자는 모름지기 육체 노동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참고로 아시아경기대회는 영어로 'The Asian Games', 올림픽도 'The Olympic Games'입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한국인 수상자 명단
 세부 종목  선수
 스트리트 파이터 V  김관우(금)
 리그 오브 레전드  류민석 박재혁 서진혁 이상혁 정지훈 최우제(금)
 화평정영  권순빈 김동현 김성현 박상철 최영재(은)
 FC 온라인  곽준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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