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아경기(아시안게임) 펜싱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나라가 됐습니다.
색깔에 구분 없이 전체 메달 숫자 역시 한국이 최다 1위입니다.
29일 열린 남자 에페 단체전 결승을 마지막으로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 펜싱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 6개, 은 3개, 동메달 3개을 따내면서 종목 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선수가 역대 아시안게임 펜싱에서 따낸 메달 숫자도 금 52개, 은 46개, 동 36개로 늘었습니다.
| 국가 | 금 | 은 | 동 | 합계 |
| 한국 | 52 | 46 | 36 | 134 |
| 중국 | 49 | 46 | 37 | 132 |
| 일본 | 15 | 16 | 45 | 76 |
| 이란 | 3 | 6 | 9 | 18 |
| 카자흐스탄 | 3 | 4 | 13 | 20 |
| 홍콩 | 1 | 5 | 32 | 38 |
| 우즈베키스탄 | 1 | 0 | 2 | 3 |
| 인도네시아 | 0 | 1 | 2 | 3 |
| 싱가포르 | 0 | 0 | 2 | 2 |
| 태국 | 0 | 0 | 2 | 2 |
| 베트남 | 0 | 0 | 2 | 2 |
| 이스라엘 | 0 | 0 | 1 | 1 |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까지는 중국이 금 47개, 은 42개, 동 35개로 종목 순위 1위였습니다.
그러나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금 2개, 은 4개, 동 2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제 누적 메달 개수는 금 49개, 은 46개, 동 37개입니다.
금메달 숫자는 3개, 전체 메달 숫자는 2개 차이로 한국에 역전을 허용한 겁니다.
중국은 1986년 서울 대회 때 펜싱 1위에 오른 뒤 32년 동안 이 자리를 지키던 상태였습니다.
2006년 도하 대회가 끝났을 때만 해도 중국이 금 37개, 한국이 금 25개로 12개 차이가 났지만 17년 만에 이를 뒤집었습니다.
한국 펜싱은 2010년 광저우(廣州)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 종목 1위를 놓친 적이 없습니다.
김정환(40·국민체육진흥공단)은 "광저우 대회에 처음 나갈 때만 해도 긴장했는데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정환은 항저우 대회에 출전한 각국 펜싱 대표 선수 240명 가운데 최고령이었습니다.
김정환은 이번 대회에서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로 불리는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29·화성시청), 오상욱(27·대전시청)과 함께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대한민국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 오상욱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45-33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RoadToParis2024 pic.twitter.com/49XaT0qF57
— 올림픽 (@Olympic) September 28, 2023
이 금메달이 구본길에게는 개인 여섯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습니다.
구본길은 이 금메달로 양창훈(53·양궁), 서정균(61·승마), 박태환(34·수영), 남현희(42·펜싱), 류서연(36·볼링)이 공동 보유하고 있던 여름 아시안게임 한국인 최다 금메달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그러니까 여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한국인 여섯 명 가운데 두 명이 펜싱 선수인 겁니다.
이 사실 역시 펜싱이 어느새 아시안게임 '메달 밭'이 됐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겨울 대회까지 합치면 이승훈(35·스피드스케이팅)이 금메달 7개를 딴 게 한국인 아시안게임 최다 기록입니다.
한국 펜싱 역사는 SK에서 대한펜싱협회 회장사를 맡기 시작한 2003년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전에도 한국 펜싱은 아시아에서는 넘버2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지만 세계 무대는 달랐습니다.
그러나 남현희가 2008년 베이징(北京) 대회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걸 시작으로 펜싱은 올림픽에서도 본격적으로 '효자 종목'으로 거듭났습니다.
물론 SK에서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김영호(53)가 남자 플뢰레 금메달, 이상기(57)가 남자 에페 은메달을 차지하는 걸 보면서 '예상 수익'을 점쳤을 겁니다.
그리고 이 투자 결정은 SK와 펜싱에 모두 '윈윈'이 됐습니다.
| 세부종목 | 성별 | 개인 | 단체 |
| 에페 | 남 | - | 동 |
| 여 | 금, 은 | 금 | |
| 플뢰레 | 남 | - | 금 |
| 여 | 동 | 은 | |
| 사브르 | 남 | 금, 은 | 금 |
| 여 | 금 | 동 |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펜싱 대표 24명 모두 메달을 최소 1개씩은 가지고 귀국길에 오릅니다.
모든 선수가 메달을 가지고 돌아온다고 한국 펜싱이 이번 대회에 아쉬움을 남기지 않은 건 아닙니다.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1998년 방콩 대회 때부터 2014년 인천 대회 때까지 단체전 5연패를 차지했지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동메달에 이어 이번에도 정상 복귀에 실패했습니다.
2006년 도하 대회 때부터 계속 우승하다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4연패에 실패했던 남자 에페 대표팀도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데 그쳤습니다.
여자 사브르에서는 윤지수(30·서울시청)가 개인전 금메달을 땄지만 단체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습니다.
이런 결과에 아쉬움이 남는 걸 보면 확실히 한국 펜싱이 대단하기는 대단한 모양입니다.
에페, 플뢰레, 사브르 차이가 궁금하신 분은 이 링크를 참조하셔도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