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결국 아시아경기(아시안게임)까지 집어삼켰습니다.
항저우(杭州) 아시아경기 및 장애인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집행위원회를 열고 대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 전했습니다.
항저우 아시아경기는 원래 9월 10~25일 개최 예정이었으며 OCA는 새 일정을 확정해 조만간 발표할 계획입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1년 늦춰 내년에 대회를 여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아시아경기를 제날짜에 치르지 못하게 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뒤늦게 유행하면서 중국 정부는 3월 27일 상하이(上海)에 전면 봉쇄령을 내렸습니다.
항저우에서 상하이는 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습니다.
시진핑(習近平·69) 중국 국가주석은 5일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의 방역 지침은 과학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한(武漢) 보위전(保衛戰)에서 승리한 것처럼 상하이 보위전에서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하루 만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연기 소식이 들린 겁니다.
시 주석이 이렇게 제아무리 '제로 코로나' 정책을 자화자찬해도 인구가 2700만 명인 도시를 전면 봉쇄하면 불만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시 주석도 이를 모를 리 없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해야 하는 상황.
아시아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불씨가 번지면 인구 1220만 명인 항저우에도 봉쇄 조치를 내리는 결정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결정을 내린다면 3연임 가도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시 주석은 10월 예정인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시작으로 3연임 행보에 나섭니다.
아시아경기 연기에 따라 한국 각 종목 대표팀도 2020 도쿄(東京) 올림픽 때 했던 고민을 다시 하게 됐습니다.
어떤 식으로 대표 선수를 (다시) 선발하든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보수적인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도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등 전 세계 곳곳이 코로나19에서 벗어나는 분위기.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경기를 연기한다는 게 얼핏 이해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아, 아닙니다. 시 주석님은 항상 옳고 또 옳으십니다.
OCA는 항저우 아시아경기를 내년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치르기로 했다고 7월 19일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