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개막되기 전인 3월말, 한 사이트(http://www.mlbbada.com)에 '틀리려고 해본 '06 개인상 전망'이라는 글을 남겼다. 말 그대로 '06 시즌엔 어떤 선수들이 주요 개인 타이틀을 차지해 볼 것인지를 '찍어 본' 것이었다. 그래서 틀려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운 좋게 1~2개쯤 맞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올스타전마저 끝난 오늘, 한번 찍기가 얼마나 성공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Most Valuable Player
사실 원래 선택은 Yankees의 A-Rod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선택을 잘못된 선택이었다. Yanks에서 MVP로 거론될 만한 선수가 있다면 A-Rod가 아닌 D. Jeter다. Jeter는 .345/.427/.462를 때리고 있다. 물론 수비는 여전히 평균 이하(FRAA -2)지만 그의 공격력을 따라올 유격수는 없다.
하지만 진짜 MVP 자격이 있는 선수는 T. Hafner다. 그는 .322/.461/.650을 때려내고 있다. 그것도 타자에게 불리한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말이다. 위의 타격 라인은 GPA로 환산했을 때 .388이나 되는 수치다. 2위인 J. Giambi의 기록이 .342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얼마나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는지 알 수 있다. 확실히 팬들은 이번 시즌 AL 최고의 타자를 올스타로 선정해 주지 않았다.
그는 부상으로 2주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런데도 홈런 1위(29개), 타점 2위(76타점)다. 타석에 313번밖에 안 들어섰다는 게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얘기다.
비율 스탯은 말할 것도 없다. GPA .375로 N. Garciaparra를 23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지켜냈다. 물론 이 정도로 잘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NL MVP로 푸홀스를 지명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아마 푸홀스가 이번 시즌 NL MVP라는 사실이 앞으로도 가장 변하기 힘든 예상이 될 것이라고 본다.
Cy Young Awards
시즌 초반의 불안한 모습은 이 예상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그저 슬로우 스타터였을 뿐이다. 전반기 최종 성적은 9승 5패, 방어율 2.95로 예년의 모양새를 되찾아 가고 있다. 후반기에 더욱 강한 특성상 아마 이 기록은 좀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 각종 세이버지표 역시 안정세를 향해 가고 있다.
물론 방어율이나 탈삼진 능력, 홈런 억제력까지 모두 팀 후배 F. Liriano가 다소 앞선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이제 불펜으로 뛴 이닝을 무시해도 좋을 만큼 많은 이닝을 소화해 내고 있다. 따라서 시즌이 끝나면 이 상의 주인공은 바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반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직 이 상은 산타나의 것이다.
이 예상 역시 틀렸다. 원래는 Padres의 J. Peavy를 골랐었다. 하지만 어제 지적한 것처럼 Peavy는 탈삼진과 볼넷 억제라는 측면에서 작년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피홈런이 늘어난 것과 수비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성적이 나쁜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후반기에도 4승 8패의 승률과 4점대의 방어율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Cy Young? 이건 변명할 여지가 없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사실 B. Webb의 등장은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예상할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너무 쉬운 선택을 하려고 마음먹었던 것이 문제였다. 엄청난 땅볼 유도 비율 이외에도 그의 피홈런 비율이 급속히 줄고 있었다. 여기에 볼넷 허용까지 줄면서 엘리트 투수의 위용을 갖춰가고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건 승-패 위주로 투수를 판단하려는 못난 마인드 때문이었다. 확실히 새로 장착한 컷 패스트볼은 그에게 커다란 보물이 됐다.
Rolaids Relief Awards
3월에는 솔직히 J. Papelbon에 대해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정말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하지만 혼자만 몰랐던 건 아닐 것이다. 그의 WXRL은 4.719나 된다. 그의 존재로 인해 보스턴은 약 추가적인 4승을 더 거둘 수 있었다는 뜻이다. 물론 빅 리그 전체에서 가장 높은 기록이다. 물론 그의 평균 LI는 1.79로 그리 급한 위기 상황에는 자주 등판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감독의 기용 문제이지 선수를 탓할 일은 아니다.
원래 후보로 꼽았던 Angels의 K-Rod 역시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성적이다. 하지만 확실히 눈에 띄는 활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차라리 Jays의 B.J. Ryan을 Papelbon의 경쟁자라고 일컫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B,J, Ryan은 지난 오프시즌에서 최고의 오버페이로 평가됐던 게 사실이지만, 현재는 그런 평가가 많이 들어간 것 같다. 4.074의 WXRL은 확실히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아마도 이 리스트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잘못 뽑았던 선수라면 바로 Astros의 B. Lidge일 것이다. 그는 리그는커녕 팀 내에서조차 최고 불펜 투수가 못 된다. 삼진은 줄고, 볼넷과 피홈런은 늘었다. 모든 투수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지만, 마무리 투수에게는 확실히 좋은 징조라고 보기 어려운 방향의 변화다. 전반기 4개의 블론 세이브도 모두 치명적인 순간에 나온 것이었다. 여기에 B. Lidge의 라이벌로 E. Gagne를 꼽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모습을 기대했건만 오히려 현재 상태는 시즌 아웃이다. 완벽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반면 경기 당일 하루에 샤워를 다섯 번 하는 것으로 유명한 T. Hoffman은 올해 역시 Hells Bells를 Petco Park에 울려퍼지게 하고 있다. 물론 현재 NL에서 세이브 1위는 J. Isringhausen(26세이브)이다. 맞다, 블론 세이브가 7개나 되는 그 투수 말이다. Hoffman은 딱 하나의 블론 세이브밖에 기록하지 않고 있다. 팀이 피타고라스 기대치(46)보다 뛰어난 승수(46)를 거두고 있는 데에는 그의 공이 주효했다. 빅 리그 전체서의 그(4.149)보다 높은 WXRL을 기록 중인 투수는 J. Papelbon뿐이다.
Rookie Of the Year
F. Liriano와 함께 후보로 언급했던 선수들의 기록을 알아보자. Orioles의 Chris Ray는 23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22 세이브를 성공 시키고 있다. 결코 떨어지는 기록이라 하기 어렵지만, J. Papelbon을 넘긴 무리다. Mariners의 城島 健司 역시 미국 무대에 훌륭하게 적응해 가고 있다. 포수로서, 그것도 Safeco Field에서 뛰면서 .287/.338/.460을 때리는 건 나쁘지 않다. 수비 역시 아주 뛰어나다고 보기는 그렇지만 팀에 문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신인왕의 기록이라기엔 부족해 보인다.
결국 J. Papelbon과 F. Liriano의 싸움이다. 결국 마무리와 선발 가운데 어느 보직이 더 어렵냐는 싸움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무리로 뛰면서도 J. Papelbon(K/9 9.20)은 F. Liriano(10.39)보다 적은 비율로 삼진을 잡아낸다. 마무리로서 46이닝을 던지면서 기록한 0.59의 방어율 역시 기가 막힐 수치지만, 88.3 이닝 동안 1.83은 격이 다른 느낌이다. 또 다른 라이벌로는 J. Verlander를 꼽을 수 있지만 이 둘에 비해서는 좀 아쉬운 느낌이다.
원래 선택은 P. Fielder였다. 맞다, 그는 .265/.320/.479 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확실히 기대치에 비해서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사실 D. Uggla의 부상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이었다. 아니, Marlins가 이렇게 일찍 치고 올라오리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누가 봐도 지난 오프 시즌의 엄청난 바겐세일로 인해 당분간은 어렵게 보였기 때문이다.
D. Uggla는 .307/.365/.510을 때렸다. 물론 Marlins의 홈 구장은 여전히 Pro Player Stadium이다. 투수에게 유리한 그 구장 말이다. 현재까지 D. Uggla가 기록한 61점의 RC는 리그 공동 13위 기록이다. 겨우 346 타석만에 말이다. 그리고 이 얘기도 했던가? 그가 리그 평균에 비해 16점을 더 막아내는 수비수라는 얘기 말이다. 굳이 리그에서 다른 후보를 꼽자면, Joshua Johnson이나 Hanley Ramirez 정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 모두가 Marlins 소속의 선수들이다.
Break-Out Batter ; Joe Mauer, Minnesota Twins
실수를 인정한다. Reds의 Edwin Encarnacion은 .268/.361/.474에 만족하고 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평균 이하(-3)다. 하지만 12% 정도 늘어난 GPA 차이는 살짝 언급하고 싶다. 그렇게 크게 틀렸다는 건 아니라고 우겨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 선택이 실수일 수밖에 없는 건 J. Mauer가 너무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통산 .297/.371/.440의 기록 역시 포수로서는 준수한 기록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현재까지의 기록은 무려 .374/.447/.535에 이른다. 타율은 물론 양 리그를 통틀어 가장 높은 기록이다. 게다가 수비에서도 106의 RATE2를 기록하며 최고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정도면 MVP로 언급되기에 충분한 기록이다. 확실히 전체 1픽의 위용을 만천하에 드러낸 반 시즌이었다.
Break-Out Pitcher ; Bronson Arroyo, Cincinatti Reds
물론 B. Webb 역시 후보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이미 Cy Young을 주었으니 그도 이해할 것이다. 사실 보스턴 팬으로서 개인적으로 Arroyo - Pena 딜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었다. 많은 타석(127)에 들어서지는 못했지만 .321/.370/.482는 그리 실망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B. Arroyo의 이번 시즌 활약에는 확실히 미치지 못한 정도다.
물론 Break-Out의 의미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B. Arroyo에게 해당이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Cy Young 후보로 언급되거나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은 건 확실히 처음이다. 이에 대해 이의가 있다면 이렇게 말해보자. 그가 홈런을 때린 건 확실히 처음이다. Great American "Batter's" Ballpark를 홈으로 쓰면서 기록하고 있는 3.12의 방어율은 확실히 그를 매혹적으로 만든다.
아, 원래 후보는 D. Cabrera였다. Leo Mazzone를 너무 신뢰한 게 잘못이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렇다.
하지만 그래도 절대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기록이 하나 있다. 바로 Nomah의 .358/.426/.578이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 정도 기록을 유지해 왜 Nomar을 Nomah로 썼는지 궁금해 하고 있는 이들의 궁금증을 해소했으면 좋겠다. 벌써 Nomah가 야구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