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팀과 B 팀이 7전 4승제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벌인다고 가정해 봅시다.
시리즈 시작 전 두 팀이 이길 확률은 각 50%라고 하겠습니다.
이때 3차전까지 1승도 거두지 못한 팀이 결국 이 시리즈에서 승리할 확률은 얼마일까요?
이를 직접 계산해 보면 18.9%가 나옵니다.
혹시 '팀 분위기를 고려하지 않았으니 이렇게 높게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습니까?
지난해까지 일본시리즈에서 1~3차전에 승리를 거두지 못한 팀이 나온 건 총 20번이었습니다.
이 중 네 번(20%)는 이 팀이 결국 역전 우승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오릭스 퍼펄로스가 이런 기록을 남긴 역대 다섯 번째 팀이 됐습니다.
퍼시픽리그(PL) 챔피언 오릭스는 30일 메이지진구(明治神宮) 구장에서 열린 2022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센트럴리그(CL) 대표팀 야쿠르트의 추격을 5-3로 뿌리쳤습니다.
오릭스는 그러면서 시리즈 전적 4승 1무 2패로 니혼이치(日本一)에 성공했습니다.
오릭스가 일본시리즈 정상을 차지한 건 '블루웨이브'라는 이름을 썼던 1996년 이후 26년 만입니다.
당시 오릭스는 이치로!(50)가 몸담고 있던 팀입니다.
오릭스는 긴테쓰(近鐵) 퍼벌로스와도 역사를 공유합니다.
당시 긴테쓰는 현재 오릭스처럼 오사카(大阪)가 연고지인 반면 옛날 오릭스는 고베(神戶)가 연고지였던 팀입니다.
팬들은 옛날 오릭스보다 긴테쓰에 감정이입할 확률이 높은 것.
긴테쓰는 1979, 1980, 1989, 2001년 니혼이치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오릭스는 지난해에도 역시 야쿠르트와 일본시리즈에서 맞붙어 2승 4패로 패했습니다.
버펄로스라는 이름을 쓰는 팀으로서는 5전 6기끝에 우승에 성공한 겁니다.
'오릭스 + 킨데쓰' 역사를 합치면 두 팀이 일본시리즈 맞대결을 벌인 건 1978, 1995년과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이전 세 차례 맞대결에서는 오릭스가 모두 패했는데 이번에 3전 4기에 성공했습니다.
일본시리즈에서 2년 연속 맞대결을 벌인 건 이번이 11번째입니다.
이 중 '리턴 매치'에서 승리한 건 1993년 야쿠르트, 2007년 주니치(中日) 이후 올해 오릭스가 세 번째입니다.
그러니까 리턴 매치에서 PL 팀이 승리한 건 올해 오릭스가 처음입니다.
오릭스가 우승하면서 일본시리즈 역전 전적에서 PL이 36승 35패로 CL에 앞서게 됐습니다.
오릭스는 지난해 고류센(交流戰) 우승을 차지했지만 일본시리즈에서 야쿠르트에 패했습니다.
올해는 거꾸로 야쿠르트가 고류센에서 우승한 뒤 일본시리즈에서 패했습니다.
고류센 우승팀이 일본시리즈에서 패한 건 2007년 지바(千葉) 롯데가 처음이었고 지난해 야쿠르트가 두 번째, 올해 오릭스가 세 번째입니다.
고류센과 일본시리즈에서 동시에 우승한 건 △2005년 지바 롯데 △2011년 소프트뱅크 △2012년 요미우리(讀賣) △2015, 2017, 2019년 소프트뱅크 등 총 6번입니다.
날짜 | 구단 | 리그 | 경기 | 매직 넘버 |
2022. 07. 02. | 야쿠르트 | CL | 76 | 53 |
1965. 07. 06. | 난카이 | PL | 58 | 62 |
2003. 07. 08. | 한신 | CL | 76 | 49 |
1995. 07. 22. | 오릭스 | PL | 77 | 43 |
2008. 07. 22. | 한신 | CL | 87 | 46 |
야쿠르트는 올해 7월 2일 '매직넘버'를 덴토(点燈)시켰습니다.
일본 프로야구가 양대 리그 체제를 갖춘 1950년 이후 가장 빠른 기록입니다.
올해 야쿠르트를 포함해 전반기에 매직넘버를 켠 팀은 5개입니다.
그리고 역시 올해 야쿠르트를 포함해 이 5개 팀 모두 니혼이치에 실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