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가 결국, 기어이, 드디어, 마침내,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시즌 62번째 홈런 판결을 내렸습니다.
저지는 4일(이하 현지시간) 텍사스 방문 연속 경기(더블헤더) 2차전에 톱타자로 출전했습니다.
텍사스 선발 헤수스 티노코(27)가 던진 공 두 개를 먼저 지켜본 저지는 시속 142㎞로 들어온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휘둘렀습니다.
지면에서 35도 위쪽을 향해 시속 161km 출발한 이 타구는 결국 119m를 날아가 왼쪽 담장을 넘어갔습니다.
Remember where you were when #AaronJudge made history. 6️⃣2️⃣ #AllRise pic.twitter.com/w4kbDJf5ZC
— MLB (@MLB) October 5, 2022
저지는 이 홈런으로 1961년 팀 선배 로저 메리스(1934~1985)가 남긴 아메리칸리그(AL) 시즌 최다 홈런 기록(61개)을 새로 썼습니다.
저지는 지난달 28일 토론토 방문 경기에서 61호 홈런을 쏘아올린 뒤 19타석 만에 새 기록을 썼습니다.
무라카미 무네타카(村上宗隆·22·야쿠르트)가 타이 기록을 쓴 뒤 61타석 만에 신기록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빠른 기록.
그러나 59호 홈런부터 61호 홈런까지 14경기 사이에 홈런은 60호 딱 한 개밖에 없었습니다.
내셔널리그까지(NL)를 포함하면 시즌 62번째 홈런을 친 선수가 나온 건 2001년 10월 5일 새미 소사(54·시카고 컵스) 이후 20년 11개월 29일 만입니다.
소사가 시즌 62호 홈런을 날린 건 배리 본즈(58·샌프란시스코)가 같은 해 9월 9일 같은 기록을 남긴 다음이었습니다.
소사는 결국 64홈런으로 시즌을 마쳤고 본즈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는 73홈런을 쳤습니다.
그리고 소사는 마크 맥과이어(59·세인트루이스)와 함께 1998년과 1999년에도 홈런을 62개 넘게 날렸습니다.
순위 | 이름 | 연도 | 리그 | 팀 | 홈런 |
① | 배리 본즈 | 2001 | NL | 샌프란시스코 | 73 |
② | 마크 맥과이어 | 1998 | NL | 세인트루이스 | 70 |
③ | 새미 소사 | 1998 | NL | 시카고 컵스 | 66 |
④ | 마크 맥과이어 | 1999 | NL | 세인트루이스 | 65 |
⑤ | 새미 소사 | 2001 | NL | 시카고 컵스 | 64 |
⑥ | 새미 소사 | 1999 | NL | 시카고 컵스 | 63 |
⑦ | 에런 저지 | 2022 | AL | 뉴욕 양키스 | 62 |
⑧ | 로저 메리스 | 1961 | AL | 뉴욕 양키스 | 61 |
⑨ | 베이브 루스 | 1927 | AL | 뉴욕 양키스 | 60 |
⑩ | 베이브 루스 | 1921 | AL | 뉴욕 양키스 | 59 |
장칼로 스탠턴 | 2017 | NL | 마이애미 |
단, 맥과이어와 본즈 그리고 소사 이야기에는 경기력 향상 물질(PED) 사용자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닙니다.
그러니까 저지는 소위 '스테로이드 시대'가 끝난 뒤 메이저리그에 처음 등장한 '60홈런 클럽' 회원인 셈입니다.
메리스의 아들은 로저 메리스 주니어 씨 역시 이 점을 강조했습니다.
메리스 주니어 씨는 저지가 62호 홈런을 치자 트위터에 "이제 우리는 '클린 홈런왕'을 축하할 수 있다"고 남겼습니다.
Congratulations to Aaron Judge and his family on Aaron’s historic home run number 62! It has definitely been a baseball season to remember. You are all class and someone who should be revered. For the MAJORITY of the fans, we can now celebrate a new CLEAN HOME RUN KING!!
— Roger Maris Jr (@RogerMarisJr) October 5, 2022
맥과이어, 본즈, 소사를 제외하면 60홈런 클럽 멤버는 양키스 선후배인 조지 허먼 '베이브' 루스(1895~1948), 메리스 그리고 저지뿐입니다.
메리스가 61홈런을 기록한 1961년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162경기 체제였지만 메리스는 163번째 경기에서 61호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
그해 4월 22일 볼티모어 방문 경기가 5-5 무승부로 끝나면서 같은 대진을 한 번 더 편성했기 때문입니다.
루스가 60홈런을 남겼던 1927년에도 양키스는 4월 14일 경기 무승부로 원래 일정보다 한 경기 더 많은 155경기를 소화했습니다.
올해 양키스도 아직 한 경기를 더 남겨 놓고 있기 때문에 저지가 홈런을 추가할 가능성은 아직 살아 있습니다.
단, 트리플 크라운 달성은 물 건너 갔다고 보는 게 옳을 겁니다.
저지는 이날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기록한 뒤 경기에서 빠지면서 타율 .311(750타수 177안타)를 기록 중입니다.
저지가 현재 타율 1위(.316) 루이스 아라에스(25·미네소타)를 넘어서려면 최종전에서 5타수 6안타는 기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