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 트레이닝복이 '노는 언니' 기본 복장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니퍼 로페즈(53)가 'I'm Real' 뮤직비디오에서 이 옷을 입고 나온 다음이었습니다.
이 노래가 빌보드 핫100 1위 자리를 지키는 동안 디즈니는 '몬스터 주식회사'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시애틀은 그 뒤로 20년 동안 경험하지 못할 포스트시즌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습니다.
시애틀이 7635일 만에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릅니다.
시애틀은 30일 안방 경기에서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 칼 롤리(26)가 끝내기 홈런을 치면서 오클랜드를 2-1로 물리쳤습니다.
시애틀은 이날 승리로 86승 70패(승률 .551)를 기록하면서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석 장 중 한 장을 확보했습니다.
시애틀이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따낸 건 올해가 2001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입니다.
시애틀은 2001년 지금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다인 116승(46패)를 거두면서 A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AL 디비전시리즈(ALDS)에서 클리블랜드를 3승 2패로 꺾고 AL 챔피언결정전(ALCS)에 올랐지만 뉴욕 양키스에 1승 4패로 패하면서 끝내 월드시리즈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시애틀은 1977년부터 메이저리그에 합류했지만 아직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적이 없습니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에 월드시리즈 진출 경험이 없는 건 시애틀 한 팀뿐입니다.
20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건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북미 4대(농구 미시축구 아이스하키 야구)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서도 최장 기록이었습니다.
시애틀은 2002년에도 93승 69패(승률 .574)로 선전했습니다.
올해 현재 승률 .574는 AL 전체에서 세 번째로 높은 기록입니다.
그러나 2002년에는 AL 서부지구에서도 오클랜드(.636), 애너하임(.574)에 이어 3위밖에 하지 못하는 성적이었습니다.
2003년에도 똑같이 93승을 거두면서 지구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당시에는 와일드카드가 한 장밖에 없었습니다.
그 바람에 결국 보스턴(.586)에 와일드카드를 내줘야 했습니다.
이후 2004년 63승 99패(승률 .389)에 그친 뒤로 본격적인 '암흑기'가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2001년 AL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수상한 이치로!(49)를 비롯한 스타들도 팀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최종일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살아 있었지만 로스앤젤레스(LA) 에인절스에 3-7로 패하면서 90승 74패(.556)를 기록하고도 결국 와일드카드 4위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올해는 와일드카드가 석 장으로 늘어난 덕에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거두고도 6경기를 남겨 놓고 와일드카드 한 장을 확보했습니다.
탬파베이도 이날 승리로 86승 71패(승률 .548)을 기록하면서 와일드카드 한 자리를 확보했습니다.
이로써 토론토(.561)를 포함해 올해 AL 와일드카드 세 자리 모두 주인이 생겼지만 아직 누가 어떤 자리에 앉을지는 결정 전입니다.